지금 순간을 소중히 하라

현재가 쌓여 미래가 되잖아

by 송재영

카르페 디엠, 지금 살고 있는 이 순간이 가장 확실하고 중요한 순간임을 일깨워주는 말이다. 미래를 위해 현재는 희생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어떤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위해 정진하는 과정은 중요하고 존중받아 마땅하다. 과거에는 어느 정도 통하는 말이기도 하고 부모세대에는 당연한 이치로 여기며 자신을 희생하는 삶을 살았다.


아버지를 일찍 떠나보내고 어머니에게 매일 전화를 하는 습관이 생겼다. 처음에는 할 말이 없으나 시간이 가면서 할 말이 쌓이고 대화거리도 많아진다. 어머니도 전화를 기다리며 아들과의 이야기를 준비하시는 듯했다. 어머니와 통화를 하며 매일매일의 날씨도 듣게 되고 계절의 변화도 알게 되고 세상의 이치를 배우며 둘만의 사랑을 만들고 있다.


어머니의 생일날은 잔치를 하는 듯 부산하다. 아내는 생일 며칠 전부터 생일상 목록을 적고 미리 재료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어머니가 70세가 되었을 때부터 해오는 연례행사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많은 아쉬움이 남았었다. 직장 새내기이기도 하고 아이들도 어린 탓에 아버님 모시기를 소홀히 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잘해드려야지 하는 자기 합리화로 차일피일 시간만 흘러갔다. 부모님은 기다리지 않는다는 말이 딱 나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갑자기 아버지를 여의고 많은 후회를 했다. 후회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어머니 생일상을 잘 챙겨드리기로 공언했다. 아내도 전적으로 공감하며 생일날이 되면 손수 장만을 하여 누나와 동생 가족을 모두 초청하여 축하의 자리를 마련해 드리고 있다. 돌아가신 후에 울고불고 후회하거나, 제사 음식을 잘 차려드리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냐 싶어 내린 결정이다. 가신 후에 제사상을 잘 챙기는 거나 묘소에 자주 찾아가는 것은 결국 내 마음 편하자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지인을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하면 언제 밥 한번 먹자는 말을 즐겨하곤 한다. 바로 약속을 잡지 않으면 식사를 같이 하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그래서 나부터 변하려고 노력했다. 상대방이 “언제 밥 한번 먹자”라고 하면, 즉시 “언제 먹을까? 날짜 잡아보게”라며 그 자리에서 약속을 정하려고 한다. 그게 쌓이다 보니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도 줄어들고 사람과의 관계도 좋아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부모님에게 효도를 해야 한다거나 가족에게 사랑을 많이 베풀며 살아야 한다거나 지인들과의 인간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다. 그럼에도 단지 시간이 없어서, 급한 일이 아닌 것 같아서, 앞으로 잘 살기 위해 등등의 이유로 지금의 소중한 순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조금 후에 해도, 나중에 처리하여도 이해해 줄 테니까 괜찮다고 생각하며 소중한 가족이나 지인, 친구들에게 소홀히 하곤 한다.


요즘 MZ 세대는 다르다. 미래를 위해 지금의 나를 희생하기보다는 현재의 행복과 즐거움을 위해 미래는 잠시 접어두거나 나중에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기성세대가 보기엔 약간 대책 없는 행동으로 보여 왜 그럴까 하는 우려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청년들은 해야 할 일은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매달리고, 휴식을 취할 때는 모든 걸 내려놓고 즐기는 것 같아 부럽기도 하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 우리 세대도 즐기는 법을 배우면 좋겠다. 나중이 아닌 지금 행복하고 재밌어야 한다. 현재는 과거가 쌓여 이루어진 것이고, 미래는 현재가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소홀히 하거나 낭비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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