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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준영 Oct 21. 2020

나이 들면서 살쪄요 vs 비만이 노화를 촉진하나

고민>

50대 중반 분이 건강검진 후 오셨습니다. 전엔 안 그랬는데, 몇 년 전부터 체중이 10킬로그램 이상 늘었다는 것입니다. 입맛이 좋아져 식사량이 좀 늘긴 했지만, 특별히 과식한 것도 아니고, 버스-지하철로 출퇴근하고, 주말에는 등산도 하는 등 나름 운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과연 나이 들면 체중 느는 걸까요.

 

과학적 배경>

나이가 들면 체중을 증가시키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림 1은 체력, 식사량 그리고 체중과의 관련성을 추정한 그래프입니다. 식사량은 일정하고 나이 들어 체력은 감소합니다. 체력 감소는 칼로리 소모량 감소로 이어지고, 칼로리 소모량 감소는 체중 증가로 연결됩니다.


그림 2에서는 나이 들면서 체중이 늘어나는 생물학적인 과정을 표시하였습니다.

이 연구는 나이와 비만으로 진행하는 생물학적인 요인을 도식화한 것입니다. 대상이 남성이지만 여성에게도 공통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나이 들면 상자 표와 같이 다음과 같은 변화가 일어납니다. 좌측에서부터 근육감소(Sarcopenia, 지방 외 조직 fat free mass FFM 감소, 근육량 muscle mass MM감소, 횡문근 skeletal muscle mass SMM 감소), 비만(지방 fat mass FM 증가, 복부지방 intra-abdominal fat 증가, 근육 내 intra-muscular fat 지방 증가, 간내 intra-hepatic fat 지방 증가), 골량 감소, 에너지 섭취 감소(포만감 호르몬 증가, 식욕 증가 호르몬 감소), 에너지 소모량 감소(기초대사량 감소, 식후 체온 증가 감소, 신체활동량 감소), 성장호르몬, 성기능 호르몬, 갑상선 호르몬, 인슐린 감수성 감소 가 일어납니다. 마지막 단계에서, 대사증후군, 심혈관질환, 호흡기 질환, 수면무호흡증, 관절염, 요산 과다, 요로결석, 암 등이 발생합니다.


즉, 나이가 들어 칼로리 섭취와 활동량이 변하고 각종 호르몬 분비가 변하여 체중이 늘고 이후 여러 가지 치명적인 질병이 발생합니다.


그렇다면, 나이가 들면 체중이 늘어 비만이 되는 것은 당연한 순서로 보입니다. 그런데, 젊은 사람도 비만되면 대사증후군, 수면 무호흡증 등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비만이 되면 몸의 노화가 훨씬 빨리 일어나는 걸까요? 연구에 따르면 그렇다고 합니다.


가로는 나이입니다. 세로는 질병 발생 확률입니다.


가장 아래쪽 파란 선은 정상체중입니다. 정상체중이어도 고령에는 질병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보라 선은 과체중, 주홍색은 비만, 그리고 빨간색은 비만+운동부족, 흡연을 나타냅니다. 체중이 늘수록 질병 발생 확률이 점점 올라갑니다. 선이 가운데 검은 점선을 지나서 올라가면 질병 발생 확률이 증가하는 것입니다. 파란색보다 보라색 -> 주홍색 -> 빨간색으로 갈수록 검은색 점선을 통과하는 나이가 점점 젊어집니다. 물론, 이것으로 체중이 늘면 질병이 많아진다는 것이지, 비만이 노화를 촉진한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그림은 비만 시 질병을 유발하는 호르몬과 세포 분비 물질이 나이 들어 늘어나는 호르몬과 세포 분비 물질과 거의 유사하다는 연구입니다.



위쪽 화살표는 노화, 아래쪽은 비만입니다. 서로 똑같진 않지만, 노화와 비만은 같은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생각됩니다. 즉, 비만은 노화를 촉진합니다.


해설 및 대책>

나이 들면서 나름 운동하고 식사를 줄이는 시도는 매우 훌륭한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노력이 나이에 따라 체력이 감소하는 것은 막으려면 좀 더 과감한 투자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나의 노력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가름하는 것은 체중입니다. 체중이 점점 는다면, 운동이나 식사 감량이 체중이 느는 정도에 못 미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힘들거나 배고픈 정도를 기준으로 해서는 안됩니다. 힘들거나 배고픈 정도는 언제나 주관적인 것이며, 인체는 언제나 체중을 늘리는 쪽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입니다. 가끔 일하거나 급한 일 있을 때, 평소 먹던 식사를 한두 끼 안 먹어도 괜찮고, 평소 하던 활동량보다 훨씬 힘든 일도 척척할 때가 있지 않나요. 그건 몸이 그 정도는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단지, 자신이 힘들고 배고픔을 평소 느끼는 이유는 몸 스스로 자신의 체중을 보호하기 위한 자동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입니다. 나의 몸은 내가 평소 하지 않던 식사 감량을 하면, 배고픔을 더 느껴 식사량을 회복하려고 노력하고, 운동을 하려고 하면 힘들게 느껴서 에너지를 보존하려는 본능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몸은 우리가 힘들고 배고픔을 느끼는 그 이상을 할 수 있고, 그 이상을 할 때도 힘을 더내고 배고픔도 더 잘 견딜 수 있습니다.


참고 논문>

Michalakis K,  Goulis DG, Vazaiou A, Mintziori G, Polymeris A, Abrahamian-Michalakis A.  Obesity in the ageing man. Metabolism. 2013 Oct;62(10):1341-9. doi:  10.1016/j.metabol.2013.05.019. Epub 2013 Jul 5. PMID: 23831443.


Tam BT, Morais JA,  Santosa S. Obesity and ageing: Two sides of the same coin. Obes Rev.  2020 Apr;21(4):e12991. doi: 10.1111/obr.12991. Epub 2020 Feb 5. PMID:  3202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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