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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용 Mar 22. 2021

컨텐츠를 머금은 여행플랫폼 트리플

2020년 재무제표 간단분석



1. 코로나 상황 때문에 안타깝게도.. 리뷰할 것이 없습니다. 

2020년 매출액 4억 영업손실 155억입니다. 


2. 많은 분들께 큰 기대를 받은 해외여행 플랫폼이 트리플입니다. 

깔끔한 앱UI와 풍푸한 콘텐츠(특히 후기정보)는 잘나가는 플랫폼의 공식과도 같습니다. 

그래서 2016년에 설립한 회사가 2019년까지 약 420억원을 투자받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사업을 합니다. 

2019년의 매출액이 7억원임에도 불구하고 영업비용이 약 206억원인 것은, 

유저 데이터를 모으고 컨텐츠를 확보하는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3. 그리고 영업이 본격화 되어야 하는 2020년에 하필 코로나가 터집니다. 

정말 운이 없었죠. 날벼락입니다.  그리고 2020년에 국내 여행으로 방향을 급선회하여 컨텐츠를 모으고 잃어버린 트래픽을 추스립니다. 


4. 2020년 1월 1일의 현금 및 단기금융자산의 잔고가 약 230억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연말이 되자 부도에 가까운 유동성 위기를 겪습니다. 

그래서 2020년 12월에 야놀자로부터 100억원, 다음달에 기존투자자로부터 100억원을 수혈받습니다. 


5. 여기서 드는 의문은 '꼭 그렇게 현금을 불태웠어야 했나?' 입니다.  

회사는 2020년에 영업비용으로 158억원을 씁니다. 전년도 대비 47억원(23%) 감소한건데요, 광고선전비 감소분과 거의 같습니다. 즉 회사는 2020년에 광고비 빼고 나머지에서는 줄인 비용이 없습니다.  

(참고로 상장기업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2020년에 전년도대비 영업비용을 60%, 74% 절감합니다.  생존을 위해서 말입니다. )


6. 기업은 성장도 중요하지만 위기관리도 중요합니다.  

현재의 현금잔고와 현금소진속도를 비교해보면 우리 회사가 몇 개월을 더 생존할 수 있을 지 알 수 있는데요.  특정 외부 요인으로 인해 현금수입이 줄었다면, 가능한한 지출도 줄여야 이 장마가 끝날 때 새로운 기회를 엿볼 수 있습니다. 


7. 최근 200억원 투자유치로 트리플은 1년을 벌었습니다. 

2021년 정도는 생존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2021년의 우리는 아직 코로나에 묶여 있습니다.  현금잔고가 바닥을 드러내는 2022년 초에는 또다른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기존 투자자들이 워낙 많고 매력적인 기업이었기 때문에 갑자기 폐업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트리플이 이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기를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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