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용 Mar 22. 2021

2020 쿠팡 NYSE상장신청서 간단분석


1. 쿠팡은 최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신청서(S-1)를 발행했습니다. 

여러 매체에서 희망적인 번역기사를 제공하고 있는데, 원래 증권신고서는 기업에서 하고 싶은 좋은 이야기를 쓰는 것이죠. 다른면도 봐야됩니다

그래서 저는 재무제표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다만 자세한 숫자는 국내 공시자료가 나오는 4월에 확인가능하기 때문에 재무제표 본문만 간단히 봤습니다. 


2. 쿠팡은 철저하게 아마존의 성장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는 중입니다. 

그래서 아마존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해 보면 강점과 약점이 눈에 띕니다. 




3. 매출액은 전년대비 90.8%증가라는 경이로운 성장률을 보입니다. 

앞으로도 쿠팡은 계속 성장하겠지만, 2020년은 코로나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기 때문에, 미래의 성장률을 좀 땡겨 쓴 것 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4. 쿠팡의 Key는 자금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매출대금은 1주일내로 회수가능하고 매입대금은 2~3개월 후에 지급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매출이 성장하면 운전자금이 커져서, 적자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비즈니스가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매출 성장이 둔화되면? 몰려오는 자금압박이 상당할 것입니다. 2020년에는 보유현금, 매출채권, 재고자산을 다 팔아도 외상매입금을 다 못갚을 정도로 재무구조가 안좋아졌습니다. 

아마 이것이 지금 IPO를 해야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5. 상장기업이 되면 이제 펀더멘털을 두고 다른 기업과 경쟁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조금 불안한 지점이 있는데, 2020년에 이익율이 그렇게 많이 좋아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매출액대비 영업손익률은 -10.3% 에서 -4.4%로 개선되었지만 매출원가율은 83.5%에서 83.4%로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즉 판매비와관리비는 절감되고 있지만, 매출원가는 그대로인 것입니다. (2019년에는 두가지 비용 모두 전년도 대비 좋았습니다. )



6. 이익율을 높이는 법은 크게보면 두가지입니다. 

첫째, 매출액 대비 물류비 효율성을 높인다.(판관비 절감)  

둘째, 서드파티(입점업체) 매출액 비중을 높인다. (매출원가 절감)



7. 첫째 물류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1) 물류 거점을 늘리고 물류 시스템을 고도화 하여 직원들의 노동시간을 효율적으류 쓰게 하는 방법이 있고, 

(2) 저가보다 고가의 제품을 고객들이 더 많이 사게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하지만 (2)가 조금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네이버 때문입니다. 


저도 최근에 노트북을 구매했는데, 쿠팡과 네이버를 모두 비교했지만 포인트혜택에서 네이버가 압도적이라 네이버를 선택했습니다. 


로켓배송은 분명 엄청난 서비스이지만, 고가의 제품을 구매할 때에는 할인이나 포인트가 고객에게 중요하기 때문에, 있는 집(?)인 네이버와의 경쟁에서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8. 둘째 서드파티 매출액을 높이기 위해서는 플랫폼으로서의 지배력을 강화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풀필먼트서비스의 활성화와 로켓와우 회원 수의 증가가 필요합니다



9. 풀필먼트서비스란 입점 업체의 재고를 쿠팡이 관리하여 로켓배송이 가능하게 해주는 서비스인데, 

업체가 직접 물류를 처리하는 것보다 비쌉니다. 

(노동시간 등 이것저것 감안하면 실제로는 더 쌀 수도 있습니다)
또한 풀필먼트 업체는 물류 효율화로 인해 타사보다 물류를 더 효율적으로(저렴하게) 운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존은 여기서 이익을 남기게 됩니다. 쿠팡도 그걸 노릴껍니다.



10. 아마존처럼 멤버십회원이 무지막지하게 많으면 입점업체입장에서는 어쩔수 없이 풀필먼트서비스에 가입하게 됩니다. 

아마존 프라임 딱지가 붙은 것만 고객이 구매하니 말이죠. 



11. 쿠팡의 로켓와우 회원수는 470만명 정도라고 합니다. 

전체 활성회원수의  32%라고 합니다. 이게 한 1,000만명은 넘어야 쿠팡의 풀필먼트서비스도 좀더 탄력받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12. 쿠팡은 쿠팡플레이라는 OTT서비스를 출시했는데 왜 수익도 없이 비용만 까먹는 서비스를 이렇게 급하게 출시했을까라고 처음에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상장신청서를 보니, 쿠팡 입장에서는 로켓와우 회원수 증가가 나름 간절했었겠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13. 운전자금 때문에라도 쿠팡은 당분간 망하지 않을 뿐더러 상장에 성공할 가능성도 높아보입니다. 

하지만 그 이후는? 결국 이 수익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보여줘야 됩니다. 


다른 기업처럼 매출이 늘어나면 수익성이 자연적으로 해결되는 그런 사업은 절대 아닙니다. 



14. 개인적으로 IPO하는 기업을 바라보며 투자자가 해야할 질문은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장해서 받은 돈으로 이 회사가 하고 싶은것이 뭐지? 그게 정말 가치가 있나?'

저는 그 질문에 쿠팡이 명확하게 답변하기에는 아직 좀 이른시기인 것 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인테리어 대장 오늘의집(버킷플레이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