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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용 Mar 22. 2021

무진장 이해하기 어렵지만 잘나가는 무신사

2019년 재무제표 간단분석


기업분석을 해야하기에 무신사 사이트에 들어갔으나 어디를 클릭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던 마우스는 뒤로가기를 눌렀습니다. 

30대 아재에게는 참 어려운 곳이지만 재무제표 분석은 진행하겠습니다. 





1. 매출액 2,103억원 영업이익 44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00%, 66% 성장합니다. 

아름다운 숫자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매출이 2배가 되면 영업이익은 2배 넘게 성장하는 것이 보통인데, 오히려 영업이익률이 감소한 이유를 살펴봐야 합니다. 


2. 무신사도 쿠팡과 같이 입점업체 매출과 자사상품 매출이 있는데요, 

입점업체의 경우 총 결제금액이 아닌 무신사가 취득한 수수료만큼만 매출액으로 잡히고, 자사상품 매출은 총액이 잡힙니다. 

그래서 언론에 알려진 무신사의 총 결제금액은 9천억원이지만 회계상 매출액은 2,103억원이 됩니다. 


3. 주석 22를 자세히 봐야합니다. 

이익률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은 수수료매출인데요. 952억원으로 전년대비 62% 성장합니다. 참고로 2018년에는 이 비율이 71%였습니다. 기업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입점업체를 통한 성장률은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충분히 고속성장이죠.



4.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써 상품매출이 1,1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50%성장합니다.

 무탠다드(무신사 스탠다드) 라고 불리는 자사제작 상품으로 보입니다. 



5. 저는 개인적으로 패션업 경험이 많은데요, 무신사 상품매출원가율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70%를 넘습니다. 일반적으로 의류는 제조원가의 4~5배수로 가격이 책정됩니다. 제조원가가 200원이면 판매가격이 1,000원인 셈이죠. 그래서 패션업체는 매출원가율이 낮은 것이 특징입니다. 40~50%를 잘 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무신사는 ① 온라인 기반이며 ② 자사 제품을 직접 유통하므로 유통비용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책정이 가능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가성비를 바탕으로 크게 성장하겠다는 전략인 것 같습니다. 





6. 2019년말 재고자산 보유액은 약 824억원입니다. 

2019년 1년간 판매한 매출원가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무신사는 2019년에 차입과 증자를 포함하여 약 1,900억원을 조달했는데요, 본사와 물류창고로 추정되는 유형자산 구입에 920억원 정도를 사용했고, 그 외에는 재고자산 생산에 많은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7. 그럼 현재 보유한 재고자산이 Too Much냐? 

그 판단은 1년 정도 기다려 봐야 알 것 같습니다. 1년치 재고는 분명 많다고 할 수 있지만, 만일 상품 매출이 2배 성장하면 지금의 재고가 6개월치가되고, 3배 성장하면 4개월치가 됩니다. 무신사는 지금까지 그런 성장을 이루어왔기 때문에 비관적으로 볼 수만은 없습니다. 



8. 무신사는 과제가 많습니다. 

물류창고도 만들어야 하고, 해외시장 개척도 해야하고, 여성 고객비중도 높여야 하고, 오프라인 사업도 해야합니다. 모든 과제들은 각각 다른 노하우가 필요한 어려운 일들입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현재 가장 크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은 무탠다드의 성장인 것으로 보입니다. 


박리다매 전략은 경쟁사가 따라하기 힘들고 빠른 성장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좋은 전략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속도입니다. 

만일 보유한 재고를 빠르게 소진할 수 있으면 받고 더블로 갈 수 있지만, 털지 못하면 재무적으로 크게 위험해지는 전략이기도합니다. 

무신사의 2020년 재무제표는 재고자산 소진율과 매출원가율 두 가지 숫자만 보면 게임의 승패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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