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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용 Mar 22. 2021

배틀그라운드 신드롬. 크래프톤

2019년 연결재무제표 간단분석



1. '테라'의 개발사 크래프톤과 '배틀그라운드'의 개발사 펍지가 그룹의 main이며, 

산하에 여러 모바일 게임개발사 등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비상장사이지만 회사의 주주가 500명이 넘어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사업보고서가 나옵니다. 해당 보고서의 Ⅱ. 사업의 내용을 보시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2. 2018년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의 대박으로 매출액 1.12조와 영업이익 3천억원을 기록합니다. 

2019년에는 배그의 힘이 약해지며 매출이 1.09조로 다소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약 3,600억원으로 더 좋아집니다. 


3. 게임산업에 대한 배경지식이 조금 있어야 재무제표를 읽을 수 있습니다. 

배그의 경우 PC패키지 게임입니다. 한번만 구매하면 계속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게임회사는 2탄을 출시하거나 DLC(판매용 추가컨텐츠)를 내놓지 않는 이상 수익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급격하게 줄어듭니다.


4. 모바일 게임의 경우, 개발기간이 짧고 아이템 판매를 통해 수익을 지속적으로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펍지는 배그에 이어 배그 모바일을 바로 개발하였으며, 이 역시 대박이 났습니다. 


5. 위와같은 이유로 2018년의 PC매출 비중은 82.4%였으나, 2019년에는 PC매출이 반토막이 되었고, 모바일이 급성장하며 수익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PC나 모바일이나 중국매출이 가장 컸는데요, 특히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중국 의존도는 매우 높아집니다. (전체 수익의 74%)

 

6. 재무상태표를 보고 놀란 것은 현금이 생각보다 많이 없다는 점입니다. 

2년동안 당기순이익 5천억원을 넘게 벌었는데, 현금이 왜 2,900억 수준이지?(유동자산 1번+2번) 살펴보니 매출채권이 전기대비 약 2,800억원증가합니다.(즉, 아직 매출대금을 덜 받음) 중국 매출의 특징은 현금이 늦게 들어오거나, 못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인데요, 퍼블리셔가 텐센트이니 떼어먹히진 않겠죠? 




7. 어쨌든 차입금도 다 갚은데다 현금도 많고, 매출 1조에 영업이익률이 30%가 넘습니다. 

재무제표만 보면 이보다 더 예쁘기 어렵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상장을 앞두고 있고 시가총액은 5조원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8.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무제표가 불안해 보이는 것은 회계사가 아닌 게이머로서의 본능 때문입니다. 

게임에서 IP하나를 대박터뜨리면 오래오래 잘먹고 잘 살 수 있다는 것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보여주었지만 배그는 장르 특성상 리니지 같은 게임보다 수명이 짧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추가적인 게임을 개발하여 다시 대박을 보여줘야 성장할 수 있습니다. 


배그가 성공한 이유는 (게임의 완성도도 있지만)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first-mover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블루오션을 찾을 수만은 없고, 레드오션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경쟁력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느낌 있는 신작의 소식은 (현재까지는) 별로 들리지 않습니다. 



9. 배그가 크래프톤에게 벌어다주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 것입니다. 

그 시간동안 서서히 가라앉는 배가 될지, 새로운 게임으로 우뚝 선 거인이 될지는 오랜시간 지켜봐야 알 것 같습니다. 물론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후자가 되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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