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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용 Oct 04. 2019

마켓컬리는 계속 신선할 수 있을까?

재무제표로 보는 마켓컬리 이야기

마켓컬리는 힙한 브랜드입니다. 

보라색의 예쁜 로고, 최고의 모델 전지현, 그리고 음식을 좋아하는 여자 대표님까지..

개성 있고 신선한 모습들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 주목도 만큼 회사의 규모도 폭발성장하고 있는데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회사의 매출액은 약 174억 -> 466억 -> 1,571억원으로 증가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마켓컬리는 2019년 4~5월 중에 1,350억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합니다. 어마어마하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투자받은 이후 마켓컬리에게는 위기론이 대두되기 시작합니다. 


http://www.newswork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37788


위기론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은데요 하나같이 중요한 이슈들입니다. 


1. 적자폭이 너무 크다. 

2. 과다포장 논란 등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 

3. 쿠팡, 신세계 등 유통 공룡들이 새벽배송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분들이 이렇게 질문하고 있습니다. 

'마켓컬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까요? 아니 생존할까요?'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마켓컬리의 재무제표를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마켓컬리의 과거


마켓컬리의 과거를 보기 위해서는 최근 손익계산서를 보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 같습니다. 

아래는 2017년과 2018년의 손익계산서입니다. 

중요한 몇 가지 포인트는 제가 Highlight하였는데요.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매출액의 증가

매출액은 위에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연간 2~3배 정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8년은 2017년 대비 약 337% 증가하였습니다. 

매출액 성장이 중요한 가장 큰 이유는 '고정비 절감효과' 때문인데요, 고정비라 함은 인건비, 건물 및 차량감가상각비, 임차료 등 매출이 증가하더라도 비례하여 증가하지 않는 비용을 말합니다. 

컬리의 재무제표를 예를 들면 매출이 1년 사이 약 3배 이상이 되었는데, 급여의 경우 1.68배, 1.72배로 매출액 증가폭보다는 확실히 작게 성장합니다. 이에 따라 이익이 증가한다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것이죠. 


2. 포장비와 운반비의 증가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였지만.. 가장 중요한 영업손실도 엄청나게 커지게 됩니다(124억에서 337억으로 증가) 그 이유 중에 하나는 광고선전비가 전년대비 124억 원 정도 증가했기 때문인데요, 사실 광고비는 단발성 비용이고 전지현 등 탑모델로 인지도를 확 끌어올린 뒤부터는 점차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가장 큰 이유가 바로 포장비와 운반비인데요.  아무래도 신선식품을 주로 판매기 때문에 냉동, 냉장 포장 및 배송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지급수수료의 경우 이런저런 비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업종 특성상 외부업체 택배비가 대부분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운반비와 같은 성격)


포장비와 운반비는 당연히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비슷한 비율로 증가하는 것이 정상인 항목입니다. 이를 변동비라고 하는데요, 문제는 포장비가 매출 증가분보다도 훨씬 많이 증가한 것입니다. 아마 신선식품의 판매비중이 늘어서 그렇기도 할 것이고, 과거 경험상 커다란 포장이 없으면 제품 품질에 문제가 생겨서 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재무제표를 보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런 구조면 아무리 매출액이 늘어도 손해 보는 거 아냐?'



# 마켓컬리의 현재


재무상태표를 보면 기업의 현재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아래는 2018년말의 재무상태표를 요약한 표입니다. 



1. 현금 보유량(자금상황)

2018년 말 기준으로 보유 현금은 약 311억원 수준입니다. 얼핏 보면 많은 것 같지만 컬리의 연간 영업손실은 300억원이 넘습니다. 즉 300억원 정도의 자금으로는 1년도 생존하기 어려운 금액입니다. 다행히 2019년 중에 추가적으로 1,350억원의 투자유치를 성공함으로써, 약 2~3년 정도의 운영자금 및 물류시설 투자금 등을 확보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2. 상품재고량

연간 매출원가가 1,144억원 정도 되는 회사가 창고에 재고자산을 71억원(6%) 수준을 보유 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타이트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신선식품이다보니 시간이 어느정도 흐르면 유통기한 때문에 버려야 되는데, 이렇게 타이트하게 관리하게 되면 재고 폐기로 인한 손실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이로 인해 인기상품은 너무 빨리 매진된다는 소비자의 불만도 있습니다. 회사는 이를 일종의 수요예측관리 시스템을 이용하여 Cover하겠다는 내용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쨌든 재고를 파는 회사가 재고를 타이트하게 관리하며 매출을 늘린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3. 물류투자

유형자산과 보증금은 아마 물류센터 확장에 따른 투자금으로써 2018년 중 100억 가까이 증가합니다. 2018년말까지 투자자로부터 거의 1천억에 가까운 돈을 투자받았는데, 그중 물류센터 설비와 자동차 금액 등으로 약 100억원 정도를 쓴 셈이지요, 회사의 핵심역량 중에 하나가 물류인데, 그렇게 보면 대단한 투자금액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아마 2019년 중에 펀딩 받은 금액으로 대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마켓컬리의 미래


재무제표에서 본 상황과 몇가지 외부 뉴스 등을 조합하면 회사의 미래에 대해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1. 수익성 개선이 가능한가?

이 시점에서 마켓컬리에 대해 모두가 알고 싶은 부분일 것입니다. 현재의 손익구조에서 마켓컬리의 수익이 갑자기 개선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이유는 세 가지인데요 

1) 경쟁심화로 인해 매출단가 인상 어려움

2) 자체 제조설비는 없고, 상품은 모두 외부조달(정말 대규모로 매입하지 않는 이상, 상품매입원가를 낮추기 어려움)

3) 신선식품+새벽배송이기 때문에 포장 및 운반비가 기본적으로 높음


이런 상황을 마켓컬리에서는 아래와 같은 전략을 사용할 것 같습니다. 

- 마진율이 높은 상품(자체PB)의 매출 비중 증가

- 기술개발 등을 통해 운송비나 포장비의 절감


최근 마켓컬리가 모든 포장지를 종이로 바꾸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데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 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포장비를 절약하기 위한 노력으로 생각이 됩니다. (종이로 포장한 아이스크림이 안 녹을 수 있을까요? 품질이슈가 발생한다면 더 큰 위기가 생길지도)



2. 지속적으로 성장이 가능한가? (경쟁우위 전략)


마켓컬리는 설립 후 지금까지 연 2~3배의 고속성장을 하였습니다. 새벽배송이라는 시장을 처음 열었던 선구자이기도 했기 때문인데요, 먹거리 시장이야 엄청 큰 시장이기 때문에 새벽배송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는 충분히 가능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린 거대 경쟁자와의 대결에서 자신의 경쟁우위를 계속해서 가져갈 수 있을까? 도 기업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입니다. 


제 생각에 마켓컬리가 핵심기능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 바로 소싱(상품 조달)과 물류라고 생각됩니다.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마켓컬리에 가면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없는 맛있는 음식(식재료)을 신선하고 빠르고 안전하게 받아볼 수 있어'

라는 인식을 지속적으로 심어 줄 수 있다면 시장이 커지고 경쟁이 심화되는 속에서도 자신만의 파이를 가져가며 지속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마켓컬리는 다른데 비해 상품 구성도 많지 않고 가격도 비싼데, 배송사고도 많고 믿을 수가 없어'

라는 인식이 심어지는 순간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타게 되겠지요



# 결론 및 요약


마켓컬리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편리하게 바꿔주는 좋은 기업입니다. 그러나 지금 처한 상황은 심각한 위기이기도 하고 엄청난 기회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컬리는 새벽배송시장의 퍼스트 무버로써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급격하게 성장해 왔습니다. 

2. 투자자들은 이러한 과거의 성공과 회사의 계획을 지지해 주었고, 이로 인해 회사는 사업을 위한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3. 과다한 변동비(포장 및 운반비) 이슈와 신규 경쟁자들로 인하여 미래의 성장에 물음표가 존재합니다. 

4. 결국 지금처럼 기업이 성장하면서 비용 구조까지 효율화를 달성해야 생존이 가능하다는 뜻인데.. 거의 양쪽 눈으로 좌우를 동시에 보라고 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5. 이러한 위기를 잘 극복해내면 또 하나의 유니콘으로써 승승장구할 것이며, 만일 1~2년 내에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회사의 가치가 생각보다 빠르게 무너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작성 : 파인드어스 이재용 교육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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