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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다 Kdiversity Jun 07. 2024

2024년 5월 DEI 영감 모음집


5월 한 달 간 일상 속 DEI 화두, DEI와 관련된 새로 보고 듣고 배운 내용들을 공유 드립니다.


5월이 '가정의 달'이라 그랬을까요? 유달리 DEI 행사가 많았던 달이었던 것 같은데요. 덕분에 귀한 배움을 많이 얻었습니다.


<목차>


1️⃣ 한국 직장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 문제 Top 3

2️⃣ 그리고 그 다양성 문제를 심화시킬 '전국 시도별 장래인구추계'

3️⃣ 결국 우문현답: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4️⃣ 우리나라 잡플래닛에는 없고, 미국 글래스도어에는 있는 것





1️⃣ K-Diversity의 정수: 한국 직장이 가지고 있는 DEI 과제

(5/21) 원티드랩X여성가족부X양성평등진흥원 주관 'HR핵심역량, DEI로 디자인하다' 교육


뷰가 아주 멋진 롯데월드타워에서 진행되었습니다.



Level 0. 인식·이해 > Level 1. 제도 준수 > Level 2,3 실행전략 3단계로 나누어 네 분의 연사께서 강의를 전해주셨는데요. 그 중 Level 0 'ESG&DEI in HR'이라는 제목으로 전해주신 이중학 교수님의 강의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단일민족 단일종교인 대한민국에서, 이 갈라파고스 같은 나라 한국에서 대체 DEI라고 하면 뭘 말하는 거냐?는 질문을 가장 오랫동안 가장 다각적으로 고민하신 교수님의 통찰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인종차별 금지 말고, LGBTQ+ 말고, 비건/할랄 말고, 뭐지? 했을 때 아주 명쾌하게 알려주셨어요.


한국 직장이 갖고 있는 다양성 문제 중 가장 큰 것은 현장 직군 차별, 부서별 차이, 신분(고용형태)에 따른 차이였습니다.  HR이 앞으로 풀어야 할 한국 DEI의 숙제인 것이죠.


또한 곧 출간될 책 내용의 일부로, '고정성x가시성 DEI Matix'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흔히들 여기서 고정적이고(fixed) 눈에 보이는(visible) 요소(예: 인종, 성별, 장애)만이 DEI 실천요소라고 생각하는데요. 그 외의 다른 변화가능하거나(changeble) 눈에 보이지 않는(invisible) 항목들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 각 항목들이 분류되는 범주에 따라 접근방법을 달리하면 좋겠습니다.


제가 늘 고민하던 '한국형 DEI'의 진수를 만날 수 있어서 영광이고 진심으로 감사했던 자리였습니다.




2️⃣ 높아지는 중위연령, 줄어드는 생산연령인구. 이 모든 것이 가속화되는 지방.

 (5/28) 통계청 발간 '2022~2052년 장래인구추계 시도편' 발표


앞서 한국 직장의 다양성 문제 Top으로 꼽혔던 '현장 직군 차별, 신분(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이 앞으로 더욱 심화될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바로 향후 30년 후 전국 지역별 인구 연령 및 구성비 입니다.


한국 직장의 현장 직군은 대부분 본사와 상이한 지역의 공장에 존재하고, 공장은 촉탁계약직, 협력사/하도급업체 등 고용형태가 본사보다 조금 더 다양하고, 복잡한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양성 이슈가 더 불거질 것 같은 예감이 들지 않으시나요?


그리고 비단 현장 직군이나 신분 이슈 뿐만 아니라, 세대 이슈는 전체 조직에 직격타일 것입니다. 찬찬히 조금 더 알아보며, 드는 생각들을 적어보았습니다.


우리나라 통계청에서 2~3년 주기로 '장래인구추계'를 발표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장래인구추계는 인구총조사 결과와 인구변동요인(출생/사망/국제이동) 추세를 반영해 향후 50년 간의 장래인구를 전망한 결과입니다.


기존에는 5년 주기로 작성하였으나, 급변하는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시의성 있는 정책 수립 지원을 위해 작성 주기를 2~3년 주기로 단축 변경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끝자리 0,2,5,7자 연도 기준) 다음 추계는 2025년 기준으로 작성되어 2026년에 발표됩니다.


통상적으로 12월에 전국 추계 발표 후, 익년도 5~6월 경에는 '시도별' 상세 추계를 발표합니다. 최근에 관련 뉴스를 들으셨다면, '장래인구추계 시도편' 배포에 따른 뉴스일 겁니다.



보통 '인구통계'라고 하면 주로 0.7명대이니, 0.6명대이니 하는 '합계출산율'에만 이목이 쏠리는 것 같은데요.  이번 인구통계와 관련하여 언론에서 가장 주목한 부분이자 저 또한 눈길이 간 부분은 바로 '중위연령'입니다.


중위연령은 전체 인구를 나이순으로 줄 세웠을 때 한가운데 있는 사람의 나이를 뜻하는데요. 2022년 기준 44.9세인 중위연령은 2030년 약 50세, 2050년 기준 약 60세가 됩니다. 언론보도 말마따나 '반백살이 우리 사회의 허리', 우리 사회의 '젊은이'가 되는 겁니다.



저는 이 높아지는 중위연령이 사실 굉장히 아찔합니다. 기업에 꽤나 큰 파장을 가져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대기업에 있을 때, 이 높아지는 중위연령을 실감한 적이 있습니다.


해외주재원을 나갔다 오신 차장님들께서 한국에 돌아오자, 대리급이랑 똑같이 실무를 하시는 겁니다. 제가 입사하기 전에는 해외주재원을 다녀오면 으레 팀장을 다셨다고 하는데요. 이젠 그 차장급이 너무 많아서 다 팀장을 달 수가 없고, 그 밑에 파트장 자리도 많이 없으니, 실무자가 되어 채용 품의도 쓰시고 본부별 신규입사자 발령도 내셨어요.


그 중에는 주재원 나간 4년 새 바뀌어버린 IT 시스템, 일하는 방식 등에 버벅이며 주니어들에게 물어물어 일하시던 분도 계신 반면, 기존의 일하는 방식을 고집하시며 공유폴더를 잘 활용하지 않아 주니어가 아무 말 못하고 뒤치다꺼리를 해드려야만 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앞으로 조직에 더 더 많아질 고연령/고근속자들을 조직은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본인이 입사하고 나서 주니어 때 하던 업무를 시니어 때도 계속 해야 하는 상황에서 동기부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력 육성/지도를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도 계속해서 배우고 실무를 해야 하는 상황일텐데 업무몰입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신규 역할(role) 부여/전환이 없는 상황인데 보상수준만 계속해서 올라가면 인건비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같은 일을 하는 다른 주니어 구성원들의 공정감 인식은 어떻게 케어해야 할까요? 주니어와 시니어가 어떻게 함께 어울려 일할 수 있을까요?


 

중위연령과 함께 또 눈길이 간 부분은 '시도별 생산연령인구(15~64세)'입니다.


저는 제조업 회사를 두 곳 다녔었는데요, 제조업은 특성상 지방 여러 곳에 생산공장이 있습니다. 그리고 HR을 하다보면 늘 본사 - 지방공장 간 마찰을 겪게 됩니다. 단순히 그 마찰이 지역/위치라는 특성에서만 기인한 것은 아니고, 생산현장이라는 점, 근무형태/고용형태/연령/성별 등 인력구성 차이 등에서 초래됩니다만... 어쨌든 여러 거점을 아우르는 인력운영/인사관리를 해야하는 것은 HR의 숙명이긴 합니다.


본사(서울) - 공장(서울) 간 가장 큰 차이는 세대 구성입니다. 우리나라의 출생율 저하와 노령화 추이가 이 차이를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추측은 얼핏 하고 있었지만, 눈으로 보니 새삼스러웠습니다. 


현재 서울/경기의 생산연령인구는 약 75% 이상, 그 외 지역은 65~70%대이지만, 2035년 서울/경기 외 모든 지방은 55~65%대가 되고, 2052년에는 50% 미만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일할 수 있는 인력이 2명 중 1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거죠. 단일 자동차 공장 기준, 세계 최대 생산규모/공장면적을 자랑하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있는 울산의 생산연령인구는 전국에서 가장 큰 폭(비율)으로 감소합니다.



이 과정에서 또 많은 변화가 예견되는 것 같습니다. 정년연장 요구, 대규모 정년퇴직으로 인한 업무공백 방지, 생산연령인구 공백을 채우기 위한 정년퇴직자 재고용, 협력사 직고용, 기간제 근로자 확대, 외국인 채용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임금 책정/조정 이슈... 한국 직장의 DEI 과제로 꼽히는 것들이 모두 들어가 있습니다. 현장 직군, 신분 차이, 부서 차이, 세대 차이. 



나와는 상관없는 먼 일 같지만서도, 우리 조직의 '일의 미래'를 고민하며, 지금 현재 우리 조직의 demographic을 꼼꼼히 숙지/분석하고 앞으로를 상상하며 차근차근 준비해보면 어떨까요?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자료 원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kostat.go.kr/board.es?mid=a10301020600&bid=207&act=view&list_no=431113





3️⃣ 결국은, 우문현답: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5/31) 컬처엔진 주관 'OB맥주 조직 내 DEIB 확산 사례' 특강


이렇게 고민이 깊어지던 와중, 진짜 현장에서 문제를 풀어본 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2021년부터 오비맥주에서 'DEI'라는 열쇠로 상호존중하고 성장하는 일터를 만든 조직문화 담당자 Bella님이었습니다.



원티드랩 강의의 목차와 마찬가지로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접근하셨는데요. Level 1 기본 이해 > Level 2 인식 개선 > Level 3 이해/적용의 순으로 진행해 오셨고, 앞으로도 Level 4 통합 > Level 5 지속 가능 단계를 설계하고 계셨습니다.


Level 1,2에서 DEI를 열심히 알렸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거리감이나 냉소에 대응하기 위해 Level 3에서는 직접 현장으로 달려가셨더라고요. '영업지점/생산공장을 알고 하는 소리냐?',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 '우리는 뭘 어떡하라는거냐?' 등의 볼멘소리에 출동!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더 유의미한 오비맥주만의 DEI 결과물, 조직문화를 만들어내셨던 것 같습니다.


B2C 사업 특성상 정말 다양한 고객과 다양한 상황을 마주하는 영업지점은 '소통, 갈등/문제해결'이 중요한만큼 각 지역권역에서 생각하는 '소통의 정의', '소통이 어려웠던 상황', '되고 싶은 리더'모습을 나누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지셨다고 합니다. 


오비맥주 생산 공장은 그 어느 곳보다도 연령층 분포가 다양한데 (20~50대), 이과 엔지니어 특성상 '내가 옳다, 내가 전문가다'라는 자부심과 약간의 아집이 있어서 '우리는 어벤져스다, 서로를 인정하자'에 초점을 맞추셨다고 해요.


이렇게 각 직무/부서/현장, 그러니까 '우리 상황'에 집중한 것이 핵심이더라고요. 그 긴 여정을 고군분투하신 담당자 분에 대한 경외감이 들면서, 저도 현장에서 문제를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우리나라 잡플래닛에는 없고, 미국 글래스도어에는 있는 것: DEI

(5/20) 책「DEI 시작하기 」북토크



마지막으로 책 「DEI 시작하기」 북콘서트 다녀온 내용을 짤막하게 공유할까 합니다. 

흥미로웠던 점이 2가지 있었습니다.


1. 우리나라 잡플래닛에는 없고, 미국 글래스도어에는 있는 것: DEI

 

우리나라 잡플래닛은 미국의 Glassdoor를 그대로 따왔는데요, 회사 평가 기준 6개 중 1개는 제외되었습니다. 그 1개가 바로 D&I(다양성 및 포용)입니다.


Compensation and Benefits → 복지 및 급여

Work/Life Balance → 업무와 삶의 균형

Culture & Vision → 사내문화

Career Opportunities → 승진 기회 및 가능성

Senior Management → 경영진

Diversity & Inclusions → X


잡플래닛 서비스가 처음 오픈되던 2010년대 중반에는 우리나라에 DEI가 낯선 개념이었을테니 빠지는게 이해됩니다. 그렇지만 미국에서 회사를 평가하는 주요 기준에 조직문화, 급여/보상, 워라밸과 함께 'DEI'가 들어간다는 것 자체는 굉장히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사람들이 회사를 선택할 때 DEI를 다른 요소들과 유사한 수준의 가중치를 부여한다는 거죠.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이렇게 되지 않을까요?



2.DEI가 조직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메커니즘은 어떻게 되는가?


Q&A 때 나왔던 질문입니다. 이에 공저자께서는 "DEI가 생산성에 직결된다기 보다는, DEI는 혁신성/창의성에 직결되고 혁신성/창의성은 생산성에 직결된다는 연구를 알고 있다."고 말씀 주셨습니다.


평소 궁금했던 지점인데, 이 답변에 호기심이 샘솟아서 직접 관련 논문을 직접 찾아보며 공부해 보려고 합니다. 6월에도 공부할게 참 많겠어요! 신이 납니다 ^0^



(참고) [저자 최효석님의 책 소개]

글로벌 기업에서는 CSV와 ESG이후에 새로운 사회문화적 가치로서 의무적으로 전 직원 대상 교육을 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기업교육회사를 운영하면서 이를 공부할 자료가 국내에 거의 없다는 것에 문제의식을 갖고 지난 한 해 공저자분들과 스터디를 하면서 이 책을 함께 쓰게 되었습니다.


DEI에 대한 현장의 오해와 저항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쿼터제를 하자는 거냐", "명분보다 성과가 더 중요한 것이 아니냐" 등의 의견입니다. 이 책은 현장의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리기를 기대하며, 수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증명된 DEI friendly한 조직이 그렇지 않은 조직에 비해 왜 더 높은 성과를 내는지에 대한 가이드를 드리고자 합니다.


이 책을 만들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DEI의 이론, 사례, 적용, 심지어 컨설팅 프로세스까지 필요한 내용을 밀도있게 담으면서도 읽으시는 분들이 부담되지 않도록 최대한 쉽고 가볍게 쓰자였습니다. 그결과 210페이지의 컴팩트한 분향에도 DEI의 개념, 이론, 국내외 사례를 비롯해서 조직문화에의 적용, 컨설팅 프로세스와 주요 관리 지표, 결과보고서 샘플까지 담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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