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아메리카노 먹는데 블루베리스무디 시키면 안 되나요?

by 케이다 Kdiversity

1. HR 자격증 공부를 할 때였습니다. DEI 챕터에 '직장 내 DEI 확산/안착의 장벽'이라는 파트가 있었는데, 거기서 '커버링(Covering)'이라는 개념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2. 커버링이란, 조직이 다양한 사람을 채용하고 받아주긴 하는데 그 모습 그대로 포용하지는 않고, 조직에 동화되게 하는 행동입니다. 이러 커버링은 크게 4가지 차원에서 나타납니다.

외모(Apperance): 기존 사람들과 섞이기 위해 본인의 옷차림, 목소리, 매너 등을 조정한다.

소속(Affiliation): 자신의 정체성 그룹(문화, 소수 민족, 성적 지향)과 관련된 행동을 피한다.

옹호(Advocacy): 자신의 정체성 그룹을 옹호하는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

유대(Association): 자신의 정체성 그룹과의 교류를 피한다.



3. 결국 종합하면, 자기 자신으로 살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나를 보고 전형적으로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어떤 특성들로 인해 주의를 끌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피하고, 행동을 조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많은 낙인이 있고, 누군가는 그로 인해 눈총을 받지 않고자 일상에서의 긴장도가 높아집니다. 2022년 UNGC 한국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성소수자들은 '화장실을 사용하는 위치, 시간, 빈도를 조정'하기까지 했습니다.



4. 성소수자까지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신입사원 시절, 당시 저는 지방 공장에 배치를 받았는데, 선배님들께서 저와 제 동기들을 데리고 카페로 갔을 때입니다. 거기서 남자 동기가 '블루베리 스무디'를 시키자 온갖 말들이 쏟아졌습니다. "거 참 주문 번거롭게 하네, 통일 안 하네" 비아냥부터 시작해서 "커피 안 먹나? 술은 먹나? 그래서 회사 생활 어떻게 하겠나?" 정신교육이 이어졌더랬죠.



5. 한동안 화제가 되었던 넷플릭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보면, 공황장애로 인해 커피가 아닌 차를 시키는 신입이 나오는데요, 그 역시 속모르는 다른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견뎌야만 했습니다. 제 동기가 공황장애가 있던 건 아니었지만, 그냥 사람들 각자의 취향이나 개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존중해 줄 순 없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조직 내에서 소수자/약자로 분류되는 신입사원들에 대해서 조금 더 너그러울 순 없는걸까요? 너무 많은 것을 과하게 강요하지 않고 말입니다.



6. 다양성이 '누구를 파티에 초대할까?'라면, 포용은 '파티에 초대된 사람들이 어떻게 신나게 춤추게 할까?'라고 합니다. Diversity에 대한 논의가 D&I, DEI로 확산되어 온 이유가 있습니다. 단순히 물리적이고 인구통계적인(나이, 성별, 인종 등)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며, 그것이 끝도 아닙니다. 우리가 초대한 그들이 메이저이든 마이너이든 진정 그들 자신으로 살 수 있게 포용하는 문화를 가꾸어 나가는 것까지가 우리의 진짜 과제일 것입니다.



7. 그리고 조금만 생각해 보면, 누구나 마이너였다가 메이저가 되고, 메이저였다가 마이너가 됩니다. 지금 목소리가 큰 사람들도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마이너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또는 저 사람이 여기서는 마이너일지언정, 각자의 삶에서는 본인이 메이저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1710492767712?e=1714608000&v=beta&t=bZY5bIKo8MEzNZX1tIo2fE7pg13nx-kHw5P4WKhQmxc (이미지는 Canva 의 Magic Media(AI드로잉) 기술을 활용하였고, 포스팅의 제목을 넣었더니 이와 같이 만들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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