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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Jang Jun 02. 2023

디보션

인간적인 한국전 배경 전쟁영화

전쟁 영화는 보통 두 가지로 나뉜다.

영웅적인 전투를 다루거나 전쟁의 아픔을 드러내는 경우다.


넷플리스의 디보션은 후자의 영화다.     

미해군 최초의 흑인 조종사 제시 브라운과 그의 동료 톰 허드너의 이야기다.     


전쟁 영화의 화려함은 없다.


기껏 해야 한 두씬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인물의 내면에 집중하는 영화다.   

   

미국의 조종사들은 해군 항공을 더 쳐준다고 한다. 왜냐면 미군은 주로 해상 작전을 많이 하기도 하지만 항공모함에 이착륙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 해군과 공군은 서로 자신들이 더 뛰어난 조종사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그 덕분에 F-35가 나오기 전까지는 각자의 항공기를 선택해서 사용했다. 

     

그렇게 자부심이 가득한 미해군 전투기 조종사에 흑인으로서 도전한 제시의 모습은 당시 미국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또한 전투기 조종사들의 애환도 이 영화에서는 잘 묘사하고 있다. 위험한 작전을 수행해야 하고 항상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야 하는 조종사들의 활약은 지상에서 처절하게 전투하는 육군과는 사뭇 다른 긴장감을 준다.     


영화는 가족을 두고 전장에서 죽어간 제시나 동료애를 가지고 서로 신뢰하며 함께 하는 톰 허드너의 모습이 애잔하게 그린다. 전쟁이란 어찌 보면 개인으로서는 그저 하나의 역할을 수행할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며 그 속에서도 인간적 관계가 만들어지는 좀 특수한 상황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톰 허드너의 모습이다. 


조금의 이익을 위해 불리한 것을 버리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모습과는 달리 그는 목숨을 걸로 제시를 구하려고 했으며 제시를 데리고 오기 위해 수십 년이 지나도록 노력하였다. 영웅이란 이런 사람을 말하는 것 같다. 

인간 마음속 수많은 잡념(예를 들어 살고 싶다, 이익을 얻고 싶다, 편하고 싶다, 이 정도면 됐다 등등)이 있다. 영웅이란 이런 마음속 유혹을 이겨내는 사람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것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일 것이다. 

    

이 영화가 감동을 주는 부분은 이 지점이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 인간적인 유대감, 서로 위로하는 모습 말이다. 비극은 있지만 그 비극을 이겨내는 것은 사람들의 이런 모습인 것이다. 

     

조그마한 이익에 나 자신이 쉽게 흔들릴 때, 사람 사이의 믿음을 보여준 영화다. 제시의 아내 데이지와 이야기하기 전, 목에 걸려있던 훈장을 떼 버리는 모습에서 그의 인간적인 배려가 느껴진다.      


영웅이 등장하여 전세를 역전시키고 화려한 전쟁씬을 보여주며 대량 살상의 비극을 조명하는 전쟁 영화의 틈바구니에서 인간에게 집중하여 잔잔한 감동을 준 영화다. 



나이를 먹어서 나만 그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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