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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Jang Oct 15. 2019

NO. 11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열한 번째 영화는 지브리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전형적인 세계관을 드러내는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퉁명스러운 소녀의 성장이 가장 중심이 되는 성장 영화다. 

누구나 성장을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다. 그것은 아이들이 더 할 것이다. 생전 처음 겪어보는 일들은 아이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아픔을 느끼지만 그것은 또한 나중에 좀 더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는 밑거름이다. 그렇다고 어른이 되는 것이 삶의 완성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필자를 살펴보더라도 말이다.

아마, 미야자키도, 그가 가지는 감독 특유의 은유적인 세계관을 통해 센을 어려움에 빠뜨리고 성장해 가는 모습을 상상하며 작품을 만들었을 것이다. 작품 곳곳에 숨어 있는 그의 작품 세계관은 볼수록 큰 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을 이야기할까?     


● 소녀의 성장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는 치히로 즉, 센이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모험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다. 낯선 곳에서 부모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큰 공포일 것이다. 울면서 찾아봐도 엄마와 아빠는 보이지 않는다. 울면 안 된다. 이를 꼭 깨물고 이겨내야 하는 주인공에게 아이들은 큰 공감을 가진다. 

센과 치히로를 보면서 여러 가지 분석을 한 자료들이 많지만 결국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어려움을 딛고 좀 더 의젓하게 변하는 센을 통해 자신을 대리 만족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성장 욕구는 왕성하다. 

성장 욕구가 왕성한 아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해 주면 어떨까?

"힘들고 어렵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노력한다면 멋진 어른이 될 수 있다."라고 말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성장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기도 하지만 뿌듯해한다. 어려움이 있지만 여물어 가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 성장에 대해 격려 해 주자. 

    

● 영웅 이야기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영웅은 다름 아닌 무엇인가 문제를 해결해 내는 자기 또래 아이들의 이야기다. 주변을 살펴보라, 수많은 어린이 영웅이 존재하지 않는가? 우리는 이것을 자기 효능감으로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간접적이긴 하지만 말이다.

앞에서 이야기하였지만 영웅은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적어도 어려움 앞에서 지레 겁을 먹지는 말아야 한다. 아이들 누구나 미래의 영웅이다. 어려움을 격려해 주고 인정해 주라. 비록 그것이 서툴고 어리석지만 아이들이 가지는 유연성과 적응성을 어른들은 감히 따라가지 못한다. 이것은 어른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누구나 하나밖에 없는 세상의 영웅이다. 다만 큰 어른 영웅과 작은 아이들 영웅이 있다. 영웅끼리는 서로 알아보는 법이다. 서로 존중하자.   

  

● 어른의 세계    

 

치히로가 일하는 온천장은 어른들의 세계다. 그곳은 판타지가 있기보다는 노동과 그에 대한 대가가 있을 뿐이다. 현실 세계와 매우 유사하다. 어느 동화 작가에게 필자가 물은 적이 있다. 과연 어린이 동화는 항상 아름다워야 하느냐고,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름다워야 하지만 그것은 철저히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어야 한다고. 그런 맥락에서 어른의 세계는 냉혹한 현실 세계다. 그런 어른의 세계를 두려워하고 무서워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잊지 않고(즉,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자신답게) 살아간다면 그런 현실에 적어도 맥없이 자신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어른들 세계가 무섭다고 겁줄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환상을 싶어 줄 필요도 없다. 현실 세계에 발을 딛고 열심히 살아가지만 꿈을 꾸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어린이들은 너무 현실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꿈과 희망이 옅다. 스스로의 한계는 스스로 잘 안다. 하지만 그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약간은 허황한 꿈과 희망이다. 꿈과 희망이 없는 인간은 그냥 단백질로 이뤄진 똑똑한 유기체다. 자신만의 적절한 현실 왜곡은 삶에 희망을 준다. 어린이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 치히로의 이름   

  

주인공 이름 치히로란 1000개의 다른 방법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다양성을 가진다. 그것을 어른들이 재단을 해 버린다. 누구나 내면에는 1000개의 다른 가능성이 있다. 아이들이 가진 특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그들이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무조건적인 칭찬도 아니고 엄격한 훈육도 아닌 것이다. 그 중간 어디쯤에 있다. 1000가지의 다른 방법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때 나올 수 있는 묘수다. 우리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한 번쯤 객관적으로 파악해 보자. 그러면 그 아이의 1000가지의 색다른 모습이 나올 수 있다. 이것은 아이들이 영화를 재미있게 볼 때 부모가 영화를 보면서 생각해 볼 생각거리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명작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여러 가지 복잡한 해석이 있지만 결국 아이들이 좋아한다. 그러면서 어른들이 아이들과 공감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있다. 삶의 여러 오묘한 장면을 비유적으로 재미나게 만든 감독의 역량에 감사하며 주말 저녁 미야자키 하야오의 명성을 믿고 한 번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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