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로봇의 우정

아이언 자이언트

by Dr Jang

이 영화는 1957년 소푸트니크 쇼크를 받은 미국을 배경으로 외계에서 온 아이언 자이언트와 소년과의 우정과 모험을 다룬 영화이다. 미국 애니메이션의 선 굵은 영상과 아이처럼 순수하지만 엄청난 힘을 가진 아이언 자이언트가 벌이는 이야기는 일본 애니메이션과는 또 다른 느낌을 가져다준다.

얼핏 미국이라는 나라가 가졌던 소련에 대한 두려움과 멸망에 대한 공포가 잘 드러나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특히, 아이언 자이언트를 조사하러 온 공무원의 망상에 가까운 책임감은 영화의 이야기를 극적으로 만드는 데 기여한다.

소년과 로봇은 언제나 잘 어울린다.


● 소년의 우정

아버지가 없는 호갈드(주인공)은 그 시대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TV를 보며 총싸움을 하고, 모험을 꿈꾸며 사는 어찌 보면 약간은 말썽꾸러기에 가까운 소년이다. 그런 소년이 외계에서 온 거대한 로봇과 교감을 나눈다.

아마도 그것은 소년이 순수하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어른이(이 영화의 시작에서 어른이 제일 먼저 아이언 자이언트를 보기는 하지만) 봤다면 필시, 괴물이라고 생각했고 위험하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것은 그 당시 어른들 머릿속에 들어 있던 공포와 아마도 비슷했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호갈드는 생긴 모양에 상관없이 아이언 자이언트의 순수함을 보게 된다. 순수함이 순수함을 알아보는 것과 같은 원리일 것이다. 자신의 순수함을 같이 나눈 상대는 친밀함이 더 할 것이다. 우리가 흔히 초등학교 친구들을 더 가깝게 여기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우정이란 서로의 차이와 특징을 이해하는 것이다. 친구란 그냥 노는 상대가 아니라 그 사람의 정체성을 설명해 주는 존재다. 따라서 진정한 친구 사귐이 뭔지 이 영화를 보면서 한 번 고민해 보는 것이 좋겠다. 또한 아이들 노는 친구까지 계획하고 설계하는 이 시대의 어른들도 같이 고민해 보면 더욱 좋을 것 같다.


● 공부 VS. 능력

호갈드는 어찌 보면 문제아 기질이 있다.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그렇다. 어른들 말을 잘 듣지 않는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능력이 아주 뛰어난 아이다. 스스로 문제에 대해 인식하고 나름 해결 방법을 찾고 해결하기 위해 어른들을 설득한다. 또한 실천력과 판단력이 아주 우수하고 자신을 희생할 줄도 안다.

결국, 어른들에게 고분고분한 아이가 아니라서 미사일이 마을에 떨어지는 위험한 상황을 해결한다. 만약, 어른들 말을 잘 들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시험공부를 잘하고 말을 잘 듣기를 원한다. 그런데 인생은 시험공부 밖의 일이 훨씬 많다. 능력이 좋아야 한다는 뜻이다. 공부는 능력의 아주 일부분이다. 따라서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런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비판과 대안제시, 실행력 등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시험공부를 강조한다. 이미, 시험공부만 잘해 성공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고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데도 말이다.


주인공 호갈드를 가만히 보자.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리더로서의 능력과 인성을 가진 어린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미래에 필요한 진정한 능력이 무엇인지, 재미있게 영화를 보고 있는 자녀들을 바라보며 부모로서 좀 더 고민을 해 보야하지 않을까?


● 미국인들의 삶

미국인들이 1950년대의 삶은 현재 우리나라의 삶의 수준과 비슷한 것 같다. 그런 미국인들이 가지는 공포심과 자부심은 이런 영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다. 공동체가 아직 살아 있고 순수함을 가지고 살아가는 미국인들이지만 그들 한 편에 놓인 소련이라는 공포를 그들에게 강력하게 영향을 끼친다.

아이들에게 미국의 60년 전 모습을 간접적으로 이야기해 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한 소푸트니크에 대해 한 번 이야기해 주는 것도 좋을 듯하다. 역사 공부 삼아서 말이다.

무기로 만들어진 로봇이 소년과 만나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며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이 참 인상적인 영화다. 거기에 로봇이 가지는 희생정신도 마지막에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그렇지만 또한 해피앤딩을 기대할 수 있어서 슬프지 않아 좋은 영화이다. 1957년 미국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아이들과 재미난 로봇영화 한 뚝배기 어떠실지. 아, 그리고 후반부터 나오는 장군도 인상적이다. 저 정도의 지휘관만 있어도 군생활 괜찮을 듯하다. 능력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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