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읽고 나서

숲 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비윤 나티코 린데블라드 씀

by Dr Jang

불교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관점이다. 예를 들어 ‘모든 것은 마음의 허상에 불과하다.’, ‘연기설’, ‘윤회’ 등의 말을 들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서양 사람들에게는 그런 접근이 낯선 것 같았다. 그래서 자칫 우리는 우리가 가진 이런 것들을 예로 들며 우리의 정신문명의 수준이 서양보다 높다는 착각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지금의 동양도 서양 못지않게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운 면이 있고 불교의 교리는 깊은 산속의 절간에나 쓰인 글귀가 되었다.

스웨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북유럽의 복지 선진국이라고 생각하는 곳에서 잘 나가던, 아주 능력이 출중한 인물이 어느 날 갑자기 출가를 했다. 뭔가 아주 색다르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알고 보니 그런 사람들의 영적 수련을 위해 세워진 사원이 태국에 있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그렇게 수행을 하다 또 홀연히 스웨덴으로 돌아왔고 결국에는 루게릭 병에 걸려 죽게 된다.

여기까지는 아주 극적이다. 신기한 일이기도 하고 공수래공수거, 이런 글귀도 떠올리는 내용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의 진짜 매력은 그의 내면을 세밀하게 기록한 점이다. 우리가 흔히, 스님 혹은 수행자라고 하면 수행을 열심히 하여 뭔가 비밀스러운 내용을 깨닫고 세상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내면의 혼란, 불안을 말하고 있었다. 수행이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되었지만 그렇다고 모든 괴로움, 불안, 고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수행자도 결국 사람이기에 마음이 흔들리고 잘 살기 위해 노력하는 부처님을 의지하는 하나의 인간이었다. 이런 모습과 함께 수행하는 과정을 담담히, 그러나 세세하게 묘사한 것을 보면서 수행이라는 삶에서 느낄 수 있는 생각과 감정을 같이 느낄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삶의 태도이며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인간, 그리고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주변 사람들이었다.

덧붙이자면 저자가 언급한 깨달음이 가슴에 와닿았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와 같은 마법(?) 주문, 과거와 미래를 너무 생각하다 보면 막상 현재를 잘 살 수 없다는 가르침, 모든 일에 기적이 일어날 여지를 두라는 내용 등 저자가 깨달은 내용이 읽은 나에게도 잔잔한 가르침으로 다가왔다.


뭐, 근사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하면 초점이 맞지 않다. 그저 수행을 열심히 한 사람이 깨달아 가는 과정이 나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낄 뿐이다. 삶은 누구에게나 고민거리와 걱정과 문제를 안겨주며 ‘나’는 그것을 어떻게 해서든 헤치고 살아야 한다. 다만, 그런 과정에서 몇몇 핵심적인 가르침은 참 도움이 된다. 내가 느낀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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