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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Jang May 30. 2024

믹스 커피 생존기

믹스 커피는 어느 순간인가부터 건강에 해롭고 아재들이나 먹는 기호 식품으로 인식되었다. 

설탕과 식물성 기름이 주는 향긋함과 달콤함이 건강에 대한 관심과 다양한 커피 제품으로 인해 위상이 추락한 것이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웬만한 사무실 혹은 탕비실에 가보면 커피 믹스는 한편에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다.

더구나 믹스 커피 고유의 풍미와 간편함에 어느 곳이던 늘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아침에 자전거로 출근을 하다 보니 뭔가 달콤하고 향긋하며 기운이 나는 것이 생각났다.

그것이 무엇일까 잠시 생각해 봤다.

정답은 시원한 아이스 카페 라떼였다.

그런데 출근 시간에 쫓기다 보니 여러 커피집을 지나쳐 갔다.


기회는 없을까?

아니, 있다.


바로 커피 믹스다.

직장에 도착하여 바로 컵에 커피 믹스를 부었다. 

동시에 커피포트에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누군가 먼저 물을 끓였는지 금방 끓는다.

물을 조금만 부어 커피 믹스를 녹인다.

충분히 녹았으면 얼음을 적당량 넣는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물양이다. 너무 적으면 더 부으면 되지만 너무 많으면 밍밍한 맛이 난다. 

얼음을 빙빙 돌려 저어 녹인다.


한 모금 맛을 본다.

그래~ 이 맛이야.


차와 다양한 커피가 쌓여있는 테이블 한편에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커피 믹스가 흐뭇한 웃음을 짓는 것 같다. 세월이 지나도, 수많은 커피류가 나와도, 커피 믹스가 당당해질 수 있는 이유를 알게 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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