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을 애쓰고 올라가는 이유?

by Dr Jang

출퇴근길에 큰 언덕이 있다.

출근은 약 1km에 걸친 언덕이 있다. 길이 계절에 따라 아름답기는 하지만 꽤 길게 오르는 코스라서 아무 생각 없이 페달을 밟다 보면 정상에 다다르는 길이다. 퇴근길은 딱 절반정도가 언덕길인데 이게 무지막지한 급경사다. 앞 기어를 저속에 최대한 저속에 놓고 뒷기어도 최대한 저속으로 변속해도 힘들다. 대략 높이가 20m 이상 고도가 상승한다. 직선거리가 200m 남짓인데 말이다. 정말 힘들다. 이곳만 올라가면 그다음은 신나는 내리막 길이다.


퇴근길, 몸과 맘이 지쳐 집으로 갈 때 늘 지나가야 하는 언덕은 심리적으로 정말 부담스럽다. 진짜, 학교 교문 입구에서부터 곧바로 언덕이 시작되어서 끝까지 올라가야 한다. 예전에 둘러서도 가봤지만 너무 둘러서 두 번은 가지 않았다.


근데 난 왜 기를 쓰고 언덕을 올라가고 있을까?

이 글을 쓰면서도 다시 생각해 본다.

예를 들어, 뭔가 일이 있어 차를 가져오는 날에는 퇴근길이 편안하다. 별부담이 없다. 근데 집에 도착하고 나면 남는 게 없다. 반대로 언덕만 넘어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면 뿌듯하다. 뭔가 해 냈다는 느낌이 든다.


무엇인가 하면서 뿌듯함을 느끼는 일은 마력이 있는 모양이다. 난 그렇다.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다 보면 언덕을 오르는 많은 자전거족이 있다. 물론 여기에서 전기자전거는 제외다.

그들을 보면 늘 언덕을 도전하면서 지나친다. 각자의 속도로 말이다. 늘 마주치는 한 아주머니는 정말 긴 언덕을 늘 같은 모습으로 오른다. 난 내리막 방향이라 쌩~하니 마주쳐 지나가지만 그녀의 꾸준함에 늘 감탄을 한다. 아마 그녀도 뭔가 이유가 있으리라. 그러고 보니 다들 숨을 헐떡이며 언덕을 힘겹게 오르는 이유가 있겠다.


언젠가 언덕을 지나가는 모든 자전거를 세워서 물어보고 싶다.

"도대체 이 힘든 언덕을 넘어가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궁금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여기는 용기있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