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꽃이 피니 아이들의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색깔별로 피어나는 꽃을 보며 부러워하기도 하고 자랑하기도 하면서 아침이면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눈다.
스스로 물을 주라고 하니 매일 줘야 한다고 여긴다.
식물을 대할 때 늘 나오는 질문이다.
다들 자기 코스모스를 이야기할 때 꽃을 피우지 못하는 코스모드도 있다.
그중 한 아이의 코스모스, 이름은 '바보 뀨'인 녀석이다. 새싹일 때도 비실비실 했는데 자라는 속도도 다른 녀석들 보다 느리다. 그러다 주말이 지나고 보니 말라죽었다. 혹시나 해서 물을 줘 봤지만 역시나다.
아차! 하는 생각이 든다. 물을 준다고 줬는데 빠뜨린 모양이다. 이건 순전히 실수다. 하지만 날 때부터 약한 녀석이다 보니 물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했던 모양이다. 스스로 물을 주라고 한 말도 이 녀석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이야기했다.
또 한 녀석은 이름이 '크리미'인 코스모스다. 이 녀석은 비교적 튼튼히 잘 자랐다. 햇빛양이 부족해서 바깥 정원에 주말 동안 두었다. 월요일 아침에 정원에 가보니 화분하나가 엎어져 있었다. 주말에 옥상 정원은 아무도 올 수 없으니 고양이 같은 동물이 지나가다 건드린 모양이다. 급히 바로 했지만 가지가 부러지고 해서 모양이 엉망이다. 맘 상해할 아이를 달래며 물을 주며 보니 새로운 가지가 뻗어 나왔다. 근데 이번 주말 동안 말라죽었다. 뀨와 마찬가지로 물스트레스를 못 견딘 모양이다.
그리고 마지막 한 녀석(이름은 딱딱이)은 병충해가 왔다. 줄기 색깔이 좀 연해지면서 시들하다. 유심히 관찰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 방금도 보고 왔는데 시들하다.
이렇게 코스모스를 키우다 보니 건강한 생명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녀석들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태어나면서부터 약한 녀석이나 사고, 병으로 꽃을 제대로 피우지 못하는 녀석들도 있다. 이렇게 적다 보니 사람 인생하고 같다는 생각도 든다. 건강한 생명은 쉽지 않다. 건강한 오늘을 감사해야 할 것 같다. 건강하게 꽃을 피우는 코스모스 친구를 가진 아이들은 그게 당연하다고 느낄 것이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뿌듯함도 있다. 아마도 건강한 코스모스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건 아이들 탓이 아니다. 어른들도 그렇다. 아니, 건강한 사람은 모두 그렇다.
자신이 가진 건강이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닌 어찌 보면 행운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남은 하루의 시간을 열심히 살아야겠다.
근데, 실망하는 애들에게 어떤 식으로 설명을 해야 할까? 고민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