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가 끝물이다.
실내에서 키우니 제법 오래갔지만 이제는 한계 인듯하다.
햇빛 때문에 밖에 두자니 날이 이제 너무 춥다.
이제 코스모스와는 인사를 해야겠다.
가을을 만끽하게 해 준 녀석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시들어 없어지는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위안이 되는 점은 새로운 인연이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11월에 심은 상추와 예전에 심은 무다.
둘 다 실내라는 이점을 살렸다.
부족한 빛은 식물등으로 보충한다. 유튜브를 보니 빛 세기가 15,000 lux는 되어야 한다는 데 핸드폰 어플로 재보니 가장 밝은 곳이 10,000 조금 넘는다. 아쉬운 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상추는 흩뿌려서 솎아내는 작물이라서 아이들한테 자기가 맘에 드는 곳에 몇 개를 심으로 하니 제각각으로 심은 모양이다. 어떤 곳은 상추 밀도가 높고 희한하게 가운데는 약간 비어 있다. 가장자리에 심은 모양이다.
모두 싹이 나면 어떤 곳이 아이들이 선호하는 쪽인지 드러날 것이다.
무는 시기가 맞지 않아서 오랫동안 모종판에 놔두었더니 줄기가 긴 좀 이상한 모양이 되었다. 내가 아는 무는 무에서 바로 줄기와 잎이 뻗어 나오는 데 이건 긴 줄기처럼 뻗은 상태에서 익숙한 무 잎과 줄기가 나온다. 좀 다른 모양이지만 방학 때까지 놔둘 요량이다. 과연 무가 될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옮겨 심은지 후 며칠 동안 제법 많이 자랐다. 밖에 두면 날씨 때문에 자라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코스모스의 인연은 끝내고 무와 상추로 인연을 이어간다. 밝게 피어서 자태를 뽐내던 코스모스가 시들한 모습을 보니 꼭 사람의 인생 같기도 하다. 누구나 자신이 그런 모습일 때는 그게 찬란한 모습인 줄 모르고 지나고 나면 한탄한다. 그런데 지금 모습도 나중에는 아쉬워하는 모습일 텐데 그걸 지금도 순간순간 잊어버린다. 인간이란 뭐 그렇게 나약하고 잘 잊어먹고 앞뒤가 맞지 않는지 모르겠다. 원래 모든 인간이 그런지 나만 그렇지도 구분이 되지 않는다.
인연에 너무 얽매이면 괴로움이 생긴다. 그렇다고 인연을 너무 무시하면 의미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뭐든 적당히가 좋은데 그게 안된다. 그래서 난 성숙한 인간이 되지 못하나 싶다.
코스모스여 안녕이다.
내년에 다른 모습으로 보자.
자라느라 수고했다.
빛나는 모습은 나와 우리 반 아이들 기억 속에 있으니 아쉬움은 뒤로하고 새로운 인연을 반가이 맞이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