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발전과 지속가능발전교육

메이커 페어를 참관하고 나서

by Dr Jang

바야흐로 메이커 교육의 시대다. 기술의 발전이 다품종 소량 생산의 시대에 접어들게 했다. 대량 생산의 시대가 아직 유효하지만 기술의 생태계는 이미 개별성을 지향하고 있다. 이제는 아주 익숙한 유튜브 크리에이터나 구글 스토어 등은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 전반을 파고들며 이러한 경향을 대변하고 있다. 기존 생산방식에 의존하여 정해진 대로 사용하는 물건 소비 방식에서 벗어나 스스로 필요한 것을 만드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런 변화의 시대에 환경교육과 지속가능발전교육은 이러한 기술발전과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기술은 인간이 다른 생물들과 특별히 구분되는 문화현상이다. 다른 생물들도 자신의 생존을 위해 다양하고 정교한 기술들을 사용한다. 하지만 그것은 수없이 많은 시간 동안 그들의 유전자 속에 쌓인 노하우가 발현된 것이다. 영장류의 경우 문화 수준의 기술을 발견하고 사용하긴 하지만 인간처럼 추상적인 개념을 기술로 만들지는 않는다.

추상적인 인간의 기술은 시시각각 변화한다. 생존을 위해 만들어지기보다는 인간의 문화처럼 유행을 가지고 변화한다. 놀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한다. 생물이라면 당연히 받아들일 죽음도 인간은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만약, 인간의 생존을 위한 구체적인 기술을 들라면 그것은 의식주에 관련된 최소한의 기술 즉, 농업, 섬유업, 건설기술 정도면 충분하다. 하지만 인간은 그 보다 훨씬 넓은 범위와 수준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는 기술변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인간의 생산 본능과 문제 해결 능력을 자극하는 기술의 생태계가 열린 것이다. 능동성을 가진 소비자들은 기존 기업들이 제시한 소비 방법을 거부하며 자신만의 소비 세계를 구축해 나간다. 그들은 소비하면서도 생산하며 공유하고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공장 시대의 소비 위주의 수동 상태에서 벗어나 제품 생산의 능동자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변화가 앞으로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짐작도 하기 어렵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기술을 통해 해결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환경 및 지속가능발전교육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지금까지의 환경 및 지속가능발전의 문제는 대량생산 시대에 따른 부작용이라 볼 수 있다. 아마도 인간의 생산능력이 지금에 훨씬 미치지 못했을 시대에는 인간은 자신이 상상하던 모든 것을 구현하기는 힘들었다. 농사일을 하지 않고 편하게 먹고 살기를 상상했지만 기술이 거기에 미치지 못했고 그러기에 지구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지극히 미미했다. 인구도 적었으며 생존하기에 급급한 종이 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제는 소비자였던 인간이 생산자의 역할을 하게 되고 이는 기술이 이제 뒷받침하게 된다. 어찌 보면 대량생산+개별생산 시대인 것이다. 그렇다면 가뜩이나 지구환경에 부담을 지우는 대량생산에 개별 생산으로 인한 소비도 발생한다면 환경질 저하는 불 보듯 뻔하다. 기술 발전은 인간 삶에 영향을 주게 되고 대량생산에 의한 소비와 더불어 개별 생산에 의한 소비도 새로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물론 개별 생산이 대량생산을 대체하는 것도 있겠지만 소비가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는 점이 문제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대량 생산의 시대에는 정부나 공공기관이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재원과 노력을 투입하지 않으면 누구도 신경 쓰기가 힘들었다. 시민들이 노력할 수 있지만 예산의 권한이 정부에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 기술 변화의 방향성을 정부와 기업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개인이 적응하여 살아가야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의 분권화가 이뤄진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문제의식은 바로 기술의 개발과 문제 해결로 이어진다. 기술의 다양성이 확보되기 때문에 개별성이 생기고 이는 바로 환경 및 지속가능발전의 문제 해결이 풀뿌리부터 기술적 문제 제기와 해결 방법 제시의 새로운 경로가 생성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경향은 환경 및 지속가능 발전의 쟁점이 지역마다 차이가 존재하듯 메이커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기술의 적용 양상도 지역마다 특징이 존재함을 이번 메이커 교육 관람에서 보여주었다. 특히, 일본의 경우 탄탄한 소재 및 기초과학, 전통적으로 풍부하게 전개되어 온 학습자 대상 교육을 바탕으로 메이커 교육을 진행한 것이 보였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학습자 대상 교육에서는 우리가 흔히 진부하다고 느끼는 종이를 이용한 다양한 공작물을 어린 학생들이 체험해 볼 수 있었던 게 눈에 띄었다. 종이로 만든 탱크 궤도를 직접 사람이 들어가서 움직여 본다든지 다양한 종이 공작물에 네트워크 혹은 코딩 기술을 접목한 것이 이채로웠다. 우리는 흔히 첨단 기술이라고 하면 기존에 있던 것을 모조리 폐기하고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다는 느낌이 있다면 일본의 경우는 자신들이 늘 해왔던 것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여 덧붙였다고 볼 수 있었다. 농업에 네트워크 기술을 도입한 부스는 농업의 생산성 향상과 함께 농업에 투입되는 각종 자원을 효율화하여 기존 농업의 한계를 극복하려 하였다.


둘째로는 일본 기초 기술의 탄탄함을 느낄 수 있었다. 유수의 기업이 참여하여 각종 제품을 선보였으며 스스로 제작하는 메이커 교육의 흐름에 그들은 자신들의 기술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었다. 특히 소니와 같은 기업은 자신들의 센서 기술을 메이커 교육에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이는 기술의 개별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지역마다 차이나는 환경 및 지속가능발전의 쟁점이 그 지역에서 관심을 가지는 기술을 적용하여 해결하려고 노력할 수 있음을 볼 수 있었다. 기술이 인간의 방향성을 끌어가는 지금 시대에 환경 및 지속가능발전의 문제 해결 방법에 관한 기술 접근에 개별성이 조금이나마 부여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 대량 생산한 문명의 이기를 이용해 기술의 개별성을 구현하는 메이커 교육은 아이러니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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