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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Nov 10. 2016

#01. 인생과 명함

제1 명함, 제2 명함, 제3 명함. 지금 사용중인 명함은 어떤 것인가?

명함은 나를 대신하는 또 하나의 얼굴이다.

관계를 맺고 지속하는데 필요한 도구가 되기도 한다.

명함을 건넨다는 것은 책임지고 해내야 하는 일이 있다는 뜻이다. 이런 질문에 대한 당신의 대답이 궁금해진다.

‘현재 사용중인 명함은 언제까지  수 있을가?’


https://youtu.be/R1Qzw5flaUo



‘어르신 아직도 일하시나요?’

과거의 이 말은 욕의 의미가 강했다.

도대체 어떤 자녀들을 두었길래 고령의 나이까지 일하게 하는가에 대한 주변인의 곱지 않은 시선이 녹아 있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도 그럴까?

오히려 일 할 수 있는 능력을 칭찬하는 의미가 깃들여말이 되어버렸다.

물론 손 벌리기 싫어서 일 한다는 어르신 적지 않지만 그래도 자신의 능력을 담보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노년기에 자녀들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이룬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나이 들면 몸도 마음도 약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일이 있다는 것은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보약을 매일같이 먹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그것도 돈 주고 사 먹는 보약이 아받으면서 먹는 이니 보약 중에 보약, 묘약이라 하는 것이 더 어울리지 않겠는가?


당신이 지금 4050세대 라면 이런 질문에 답해보라

만약 제1 명함(*법정 퇴직일까지 사용한 명함) 사용 연한이 오늘까지 라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 것인지 생각해 보았는가 ?

현대해상 금산연수원 측면 전경


가와기타 요시노리는 <중년 수업>에서  

인적 네트워크80% 사라진다’

’빼곡히 들어찼던 수첩의 스케줄이 어느 날 텅 비어 버리는 것’이 은퇴라고 표현했다.


몸 담았던 조직이나 단체에서 물러난다는 것은

그 조직에 대한 영향력의 상실을 뜻한다

명함은 당신의 소득을 만들어 주었던 직장의 소간판이다. 그 공간에 능력을 묻고 급여를 받았다.

업무에 따른 성과는 승진이라는 보상으로 돌아왔다.

존재가치를 맘껏 뽐낼 수 있는 소중한 곳의 상징 요소들을 명함에 담고 살아왔다.

그런 제1 명함을 오늘부터는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사원 증은 그곳에 근무했다는 과거의 추억으로 남겨진다


‘은퇴 후의 나에겐 어떤 명함이 어울릴까? ‘

나이 듦이 느껴지는 중년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주제일 수 있다


‘제2의 명함’ 

법정 퇴직 년이 끝난 이후에도 능력을 담보 삼아 경제 활동을 이어 갈 수 있는 명함이다.

제2의 명함은 또 다른 도전을 의미한다.

도전은 살아있는 자의 숙명이고 존재의 이유라는 말도 있다

문제는 언제 그 도전을  위한 준비를 시작할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때 가면 어떻게 되겠지 벌써부터 사서 고생할 필요가 있을까?. 당장 해야 할 일도 산더미 같은데..

안타깝지만 닥쳐서 준비하는 제2의 명함은 충분한 내공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없다.

명함의 실질 가치를 상승시키는 해법은 경험이라는 내공숙련된 실행력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제 1 명함이 사용되는 안정된 공간에서 미래에 사용될 제2의 명함을 준비해야 한다

이것은 위험은 피하면서 체득할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을 벌기 위함이다.

시간을 쪼개고 또 쪼개서라도 은퇴 후를 대비한 배움에 뛰어 들것을 제안한다.

현대해상 금산연수원 10월 진입로 산책길

2011년의 어느 날,

이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한 배움 여행을 시작했다

회사의 제안으로 알게 된 ‘퓨처 모자이크/한주형 소장’를 통해 RFG(금융 노년전문가) 교육과정 2기로 참가하는 행운을 얻었다.

보험회사에서 근무한 이력을 바탕으로 금융 노년학이라는 학문을 얹어놓으면 뭔가 되지 않을까 싶은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된 교육 첫날,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금융권의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어, 이게 뭐지. RFG 교육이 이런 정도의 인사들을 흡수할 만한 영향력을 가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면서 교육은 시작되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동안 배우고 익혔던 금융지식을 보란 듯이 비웃는 또 다른 세계와의 만남을 통해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예상대로 교육은 매우 유익하고 제2의 명함으로의 가치가 충분하게 공감되는 알찬 교육이었다.

특히 더 클래식 500과 같은 고급 시니어 타운과 요양 병원, 요양 시설들을 견학하고, 성남에 있는 고령친화 체육관에서 노년의 삶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 종로 거리를 활보하면서 노인들이 숨 쉬는 일상의 공간을 엿보는 체험 학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특별한 경험은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그 이상의 특별한 가치로 남았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새롭게 사용하는 제2의 명함도 때가 되면 사용하지 못하고 반납해야 하는 시간이 올것이다.


대한민국의 경우 은퇴 후 약 10년 정도 더 일하는 것으로 나와있다. 이는 제2의 명함을 사용하는 기간의 끝점,소득 정년( 평균 71.1세)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일하고 싶어도 일 할 수 없는 시간이 다가오는 것이다.

그렇게 인생의 후반기는 우리의 바램과 상관없이 정해진 시간대로 흘러 갈 것이다.


제2의 명함이 반납되고 나면 이제 마지막 남아 있는 명함은 단 하나, ‘인생 명함(제3명 함)’을 반납해야 하는 시간을 맞이하게 되는데 최빈사망 연령 시점(가장 많은 사람이 사망하는 나이)바로 그때다.

이때가 되면 영영 사용할 수 없는 생애 마지막 명함을 반납하는 것으로 한 생애를 마감하게 된다.


필자는 고맙게도 아직은 제1의 명함을 사용 중이다.

남은 시간은 길어야 5년, 제2의 명함을 사용해야 할 날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지금 근무하고 있는 이곳에서 제2의 명함을 맘껏 실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 너무도 감사하다.

물론 모두에게 이런 경험의 시간이 주어질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라 하지 않았던가,

되지 않는 이유보다 되는 이유를 찾기 시간이다. 안 되는 이유를 만들기 위해 시간이 낭비되지 않기 바란다. 지금 당장 제 1명 함의 사용 연한을 체크해보라.  그리고 제2의 명함을 갖기 위한 준비에 착수하라.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의 문제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안타깝지만 제1명 함에서 제2명 함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영원히 중단되는 날이 올 수 있음을 인정하고 겸허하게 받아드리자.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미리 준비껄..

훗날 껄, 껄, 껄의 주인공이 되지 않길 바란다


절대 잊지 마라

‘제 1사용 연한이 끝나는 그날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다가온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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