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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Nov 11. 2016

#02. 조직에서 죽어야 하는 그날을 준비하자

사회적 분리수거

가정 폐기물은

재활용이 가능한것과 그렇지 못한것으로 구분여 버린다.

재활용의 기준은 '쓸모'의 유무다

크게 보면 우리의 인생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은퇴하고 나면 경제활동을 이어 가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구분될 것이다.'

이때 쓸모를 인정받지 못하면 '재활용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버려지는 생활 폐기물처럼 사회적으로 버려지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조금은 과한 해석을 해본다.


사회적 분리수거 위험 지대!

대략 60세~70세 정도에 해당하는 구간이 이와 유사해 보인다.


'대책 없이 떠밀려져 영구 은퇴를 맞이 할지도 모르는 생애 위험 지대','생애 2막 열차로 갈아 타야 하는 시기'.'가진 능력에 대한 재 평가를 받아야 하는 생애 구간'

사회적 분리수거 지대이다.

제1함 기간 동안 누렸던 직업적 특권(?)

이 구간에서는 더 이상 존속되지 않는다.

그나마 아무 문제없이 2의 명함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직업수명이 이어진다면 행복이다.

1이 가고, 2년이 지나도 하릴없는 시간만 계속된다면 이는 사회로부터 분리수거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10년 정도 사용한 장롱이 있었

새 집을 짓고 이사하는 과정에서 아내와 난 장롱 교체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

내 눈에는 장롱 상태가 좋아 보였다.

교체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아내의 생각은 많이 달랐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제격이듯 새 집엔 새 가구가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내심 붙박이 장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이다

할 수 없이 가정의 평화를 외치며(?) 아내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이제 지난 10여 년 동안 안방을 지켜온 장롱을 폐기하는 일만 남. 우리집 남자들 몫이다.

아들과 함께 폐기물 딱지를 사서 붙인 다음, 수거하기 쉬운 곳으로 옮기고 있는데 마침 장모님이 셨다.

대뜸 버릴 건지 물으신다.그렇다고 말씀을 더니 당신이 사용다는게 아닌가. 버리기엔 너무 아깝다 싶었는데 잘됐다 싶어서 그렇게 하기로 결정을 하고 장모님 집으로 방향을 돌렸다.문제는 한 방에 두 개의 장롱을 넣을 수는 없는 일, 굴러 온 돌이 박힌 돌을 뺀다는 말처럼 장모님 안방을 지켜오던 장롱이 우리 집 장롱을 대신해서 유탄을 맞았다. 자기 자리를 다른 장롱에게 내 준것도 모자라 소각장으로 보내질 대상으로 전락하고 만것이다


가수 서유석이 노래했던 것처럼 ‘가는 세월’은 막을 수 없다

신체적으로 충분히 건강한 나이임에도 사규가 정한 규칙을 뛰어 넘기란 쉽지 않다.

다수의 은퇴자는 그렇게 생애 2막의 공간으로 떠 밀려지듯 나온다.


법륜 스님이 희망 세상 만들기 즉문즉설에서 말 내용이 이 글과 어울릴 듯싶어 인용해 본다

‘죽을 때 웃으면서 죽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라는 청중의 질문에 대한 답이다.

‘늙을 때 잘 늙으면 됩니다,

낙엽이 떨어질 때 두 종류가 있어요. 잘 늙어서 예쁜 단풍이 되기도 하고, 쭈그러져서 가랑잎이 되기도 하거든요.

잎이 아름답게 물들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봄 꽃은 예쁘지만 떨어지면 지저분해요.

그래서 주워가는 사람이 없어요. 빗자루로 쓸어 버리죠.

그런데 잘 물든 단풍은 떨어져도 주워가죠. 때로는 책갈피에 껴서 오래 간직하기도 하죠

그러니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예뻐요. 잘 늙으면 청춘보다 더 낫다 이런 예기예요

그런데 잘 늙는 게 어떤 것이냐, 이게 문제입니다’


법륜스님이 말 ‘잘 늙음’의 의미를 제2의 명함과 연결 지으면 어색할까? 독자의 판단에 맡기련다.

잘 물든 단풍은 떨어져도 누군가의 눈에 띄어 책갈피에서 간직되듯 개인의 능력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의 눈에 띄면 또 다른 업(業)을 경험하면서 제2의 명함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시니어 파트너스 김형래 상무는 그의 저서 <나는 치사하게 은퇴하고 싶다>에서 무서운(?) 질문이 담긴 선배의 메일을 공개했다


‘당신도 조직에서 죽어야 할 때가 반드시 온다는 것을 잊지 말고 준비하고 사시오’


당신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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