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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Nov 17. 2016

#03.  No人과 노인

언제부턴가 노인은 존경의 대상이기 보다 불편한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NO는 ‘아니다’, 人은 ‘사람’이다.

직역하면 '노인(No人)은 사람이 아'는 뜻이다.

물론 사전에는 없는 용어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에 비추어보면 딱히 부정 할 수도 없는 표현이란 생각이 든다.


이 사회는 노인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이런 질문을 자주 던진다.

‘노인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구글 이미지]

답변은 천편일률적으로 비슷하다.

‘지팡이’,‘주름’,‘냄새’,‘백발’,‘고집’,'굽은 허리','검 버섯', 라운 것은 한결같이 부정적인 모습으로 투영된 이미지를 말한다. 경험풍부한,‘인하고 따듯한’등과 같은 긍정 이미지로 말하자면 어디 끝이 있겠는가?

하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다수의 사람들은 긍정보다는 부정, 좋은 이미지 보다는 그 반대의 이미지로 투영된 노인을 인식하고 있는 것같다.


청소년에게 물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가족인가?(2005, 여가부 가족실태조사), 응답 청소년의 67%가 가족이라고 답했다. 문제는 2010년이다. 동일한 설문으로 작성된 청소년의 의식은 과히 충격이라 할만했다. 응답자의 23%만이 가족이라고 답한 것이다. 그럼 나머지 77%의 청소년들은 그냥 아는 사람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말인가? 

더 충격적인 것은 반려동물이 가족인가(2010, 한국 청소년 정책 문화연구원)를 묻는 설문에서 그렇다는 답변이 무려 57%에 이른다.

이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짧은 소견으로는 청소년들에게서 할아버지 할머니는 반려동물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다는 의미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물론 통계를 액면 그대로 믿는 것은 아니다. 다수의 청소년이 공통적으로 인식하는 의식이라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대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핏줄 인식이 진해지기 보다 묽어지고 있는것은 아닌지 1인,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가족간의 친밀감이 옅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노인은 가정은 물론 나라의 어른이기도 하다.

그들은 이 땅에서 지긋지긋한 가난을 몰아내고자 열사의 땅 중동에서, 독일의 탄광과 병원에서, 월남 전쟁에는 목숨을 담보로 외화를 벌어드린 장본인이다. 당의 고통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못 먹고 못 입어도 자공부시킨 이 시대의 위대한 어머니와 아버지가 바로 그들이다.

덕택에 이 나라는 세계적인 경제 강국이 되었고 후손들은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그들에 대한 고마움과 배려는 간대 없고 선거 판에서 표를 얻기 위한 1회용 공약 광고의 주인공으로 4년에 한번씩만 존재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반성 할 일이다.


언제부턴가 노인은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불편한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사회는 그들을 파고다 공원으로 내 몰았고, 박카스 아줌마와 연관 지어진 퇴폐적 이미지도 만들었다. 하다못해 경비에게 월급을 준다는 이유로 몰상식한 갑질을 해대는 일부 아파트 입주민의 막말과 횡포에도 대응하지 못하는 나약한 사람으로 자리 매김 되고 있는것은 아닌지,.


어른 대접은 커녕 편히 쉴 수도 없는 노년이다.


이 시대의 어머니된 할머니(할마족)는 어떤가?  

결혼한 자식들 김치 만들어 바치랴, 손 자녀들 돌보랴.. 어머니의 사랑을 갚으려면 두 드럼 분량의 핏 값이 필요하다.  

한 드럼은 하얀 피(젖)이고 또 한 드럼은 붉은 피(혈액)다.

이 피는 어머니 생명과도 같은 소중한 것이다.

그렇게 귀한 생명을 주신분이 우리의 어머니.


젊어서는 국가에 충성하고, 늙어서는 자의 자식까지 보살펴야 하는 이 시대의 영웅들에게 이 나라는 어떤 보상을 하고 있는지,그들의 피와 땀, 헌신으로 키워진 자식들은 무엇으로 생명값을 갚을수 을지 부끄러울 뿐이다.


<장수 입장권/김송기 지>65세가 되면 주어지는 '5가지 노인 자격증' 이야기가 나온다                                                 

 '경로 우대증, 경로당 입장권, 경로 우대석 탑승권, 지하철 공짜 탑승권,마지막으로 기초노령연금 수령권'이다.

고작 이런 대접이나 받자고 지난날의 수고를 다한 것은 아닐텐데 참으로 부끄럽고 송구하기 짝이 없는 현실을 예리하게 질타한 표현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 평균 수명은 증가하고 최빈사망 연령은 길어지는데 노인 빈곤률은 최악인 나라, 노인 자살률도 둘가라면 러워 울고 갈 나라가 내 나라 대한민국이다. 국가도 자식들도 거둘 수없는 노인이라면 그들은 도대어디에 기대어 남아 있는 삶을 이어가야 하는가?


이 땅의 노인은 방치되고있다.

그들은 NO人으로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은퇴 후 소득 단절은 NO人의 삶을 가속화 시킬것이다. 그래서일까, 평생현역은 이제 기본의 문제로 받아드려야 할것같다.

그럴수 없다면 알량한 재산이지만 남은 인생의 비용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강구함이 온당하지 않겠는가?

생각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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