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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Jul 13. 2017

#6. 그 소중한 것들을 이제 발견하네요

그때는 왜 몰랐을까요?

<배지>, <명함>. <사원증>

어딘가 소속을 나타내는 3종 세트다.

이 세 가지 사물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취업하면 당연히 얻어지는 거 아닌가?"

그렇다. 보편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당연히 얻어지는 건 아니다.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3가지 모두 소속감을 나타내는 징표지만

그 용도는 사뭇 다르다.

왼쪽 양복 가슴에 다는 배지는 "나는 어느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입니다"라고 하는 대외 홍보적 성격이 포함되어 있다.


또 하나의 징표는 사원증이다.

이 징표의 용도는 지극히 제한적이지만 때론 강력한 힘을 갖는다. 자신이 다니고 있는 회사를 출입할 때 경비원의 제지를 당하지 않아도 되는 특별한 특권( 그 집단에서)이 부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이 다니고 있는 회사라고 해도 사원증을 갖고 있지 못하면 로비에서 방문객 사원증을 받아야 출입할 수 있다. 즉 이방인 취급을 받는 것이다.

마지막 한 가지는 명함이다.

이는 업무적 관점에서 타인에게 현재의 나를 공식적으로 알릴 수 있는 수단의 징표 물이다.

그 안에는 소속된 회사에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힌트가 들어있기도 하다.


이상 거론한 3가지 용도의 징표들은, 이 사회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필수 지참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있을 때는 없을 때의 마음을 모르지만

없을 때는 있을 때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마치 너무 흔해서 소중함을 모르는 공기처럼 말이다.


이런 질문을 하고 싶다

"3가지의 징표가 반납되고 나면 , 나를 누구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예전에 그 회사에 다녔던 나!
그곳에서 어떤 일을 했고, 어떤 위치에 있었던 나!

흘러간 과거의 흔적은 오늘의 나를 대변하지 못한다. 과거는 그냥 과거일 뿐이다.


오늘도 나를 대변하는 3종 세트를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사용하고 있다면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때가 되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세상을 대하는 자신감의 크기와 비례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있을 때(배지, 명함, 사원증), 없을 때를 살아가는 훈련이 필요할 게다.

철을 잃어버린 철쭉 꽃 한송이(2017.7.12 촬영)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고은 <그 꽃 >-
비가 그친 직후의 능소화

왜 그런지 요즘엔 평소에 잘 보지 못했던 것들이

하나씩, 둘씩 보인다. 그것도 아주 또렷하게 말이다.

고은 선생이 발견했던 그 꽃 같은 느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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