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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Oct 24. 2017

#22. 인생은 개척이다(2)

요즘은 어떤 것을 고민하고 있나요?

무언가 해야 한다고 마음먹었을 때 하지 못하면 그 기회는 이내 사라져 버린다. 무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은 당장 시작하라는 명령어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런저런 이유를 달아 다음으로 미룬다면 자기 합리화는 가능할지 몰라도 애초에 마음먹었던 그것을 성취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진다.


"요즘은 어떤 것을 고민하고 있나요?"

동료들 모두 <연구>, <개발>, <강의>라고 하는 공통의 키워드를 갖고 있다 보니 업무적 관점에서 이런 류의 질문을 하는 일이 잦다.

물론 동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동료들과 고민을 나누다 보면 혹시라도 내가 고민하는 것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치가 있기 때문이다.


소설을 쓰고 있는 동료 연구원이 있다.

그를 볼 때마다 참 대단한 친구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왜냐하면 직장생활을 하면서 저녁 시간을 할애해서 대학원 석사를 거쳐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것도 대단하지만, 무엇보다 동료들에게 더 나은 배움을 위한 도전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친구에게서 또 다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일이 벌어졌다.

난데없이 SF 판타지 소설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엔 그냥 그러다 말겠지 하는 생각에 귀담아듣지 않았는데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다시 만나서 물었더니 1권은 이미 완성해서 탈고 중이고 2권도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것이다.

순간 그냥 해보는 작업이 아닌 것을 알게 되었다. 금융권에 종사하면서 금융 관련 책을 집필 중이라고 했다면 의심하지 않고 믿었을 것이다. 그런데 난데없이 SF 판타지 장르의 소설을 쓴다고 하니 싶게 믿어지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런 그가 자신이 쓴 책 내용을 이야기할 때면 얼굴에서 화색이 돌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 그는 “재미있다” 말을 힘주어 강조한다.


“소설을 쓰고 싶다”

이것은 그가 갖고 있는 내면의 욕구를 세상에 드러낸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누구나 소설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 소설을 썼다고 해서 모두가 책으로 출간되는 것도 아니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남아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소설을 완성해 가는 그 행위가 중요하다. 완성도 중요하지만 완성해 가고 있는 증거들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원인 없는 결과가 없듯 과정이 없는 결과도 없지 않은가?

그는 자신의 인생에서 또 하나의 인생길을 개척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이 단순한 습작으로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는 모르는 일이다. 한국의 해리포터가 나타나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은가?

그를 아는 동료들이 보기에 뻘 짓 같은 시도일 몰라도 나에게는 신선한 자극이다. 주제 넘지만 詩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Brunch magazine에 詩를 발행하기만하면 되는데 써 놓은 글을 아직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것도 詩라고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아직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쓰지우고 쓰고를 반복한다. 매거진에 발행할 날을 기다리면서 또 한편의 詩를 지으면서 말이다.

詩人이라는 또 하나의 생애 이름표를 소유하는 날까지 이미 시작된 인생 개척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요즘은 어떤 것을 고민하고 있나요?”

약 2년 전 동료 연구원이 입사했을 때도 동일한 질문을 했다. 그랬더니 심리에 기반한 상담기법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면서 방법을 고민한다고 .

“심리에 기반한 상담기법”

많은 동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다. 기대해 보겠다는 취지의 말을 끝으로 약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우연한 기회에 그와 대화할 수 있는 일이 벌어졌다.

“동료들이 000 연구원의 이름을 들으면 어떤 콘텐츠가 떠오를까요?”

“---“  

(이하 생략)


동료들의 기억 속에 각인된 자신의 이미지는 매우 중요하다.

A 콘텐츠는 김 00, B 콘텐츠는 이 00, 등과 같이 도식처럼 떠오르는 이미지를 소유하는 것은 연구원이자 강사의 길을 걷는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한 조직에서 “이것만큼은 그 연구원이 최고다”라는 찬사는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잘한다는 이미지와 관심을 갖고 그 주제를 다룬다는 이미지는 다르다. 관심을 갖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잘한다는 평가는 철저하게 타인의 몫이기 때문이다.


2017년 11월 6일.

2017 현대해상 판매 스킬 콘퍼런스가 열린다

“行하는 판매 스킬, 通하는 콘퍼런스”라는 주제를 가지고 1박 2일 동안 곤지암에 있는 하이비젼 센터에서 하이 플래너 수백 명을 초청해서 교육적 목마름을 해소하기 위한 장 서는 것이다.

콘퍼런스는 많은 부분에서 긍정적 에너지를 자극한다.

참여하는 세션 강사에겐 자신이 평소 민하콘텐츠를 선보이는 자리도 되지만 세션 교육에 참여하는 플래너에겐 자신들의 영업적 양식을 얻기 위한 배움의 장이기 때문이다.

강사와 플래너 간 서로의 욕구가 맞물리면서 오늘보다는 더 나은 내일의 희망을 발견하는 시너지를 기대하지만, 모든 세션이 그렇게 긍정으로만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실망감을 줄 수도 있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더 많은 긍정적 효가가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세션에 참여한 플래너의 몫이다.


이 또한 개척의 이미지가 강하다.

"무언가 새로운 접근방법은 없을까?"에 대한 공통의 욕구(세션 강사와 플래너)를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겹치기 때문이다. 어떤 강사는 세션 강의를 통해 콘텐츠에 대한 또 하나의 자신감을 갖게 될 수도 있지만, 어떤 강사는 실망감을 접할 수도 있다.

"강사의 인생 관점"에서 길게 보면 오늘 접하는 경험 값은 더 훌륭한 콘텐츠를 갖기 위한 고민의 흔적으로 남을 것이다.


 개척이란 “어떤 분야를 처음으로 시작하여 새로이 닦다” 라는 의미도 있지만 그이면에는 “새로운 흔을 남긴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그 흔적들이 쌓이고 쌓이면 거대한 족적이 되고 이는 개인의 인생은 물론 강사의 인생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되는 증거로 남을 수 있기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개인이든 강사든 주어진 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은 기본이다. 누구도 살아본 경험이 없는 내일은, 오늘처럼 똑같은 기회가 주어 질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기회는 특정인의 전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미리 계획한 사람이 맞이하는 내일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분명 다르게 행동한다.

인생이라는 시간표를 쓰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개척은 쉽지 않다.

그것이 어떤 류의 개척이든 좌충우돌이 심하다.

하지만 철저한 계획하에 이루어지는 개척은 실패 확률이 줄어든다.

인생 개척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그것이 더 나은 내일의 삶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숙명은 아닐지 결론지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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