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너무 쉽게 뒷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도전 책략2

by 이종범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결정은 추진하던 것을 "포기하고 없었던 것으로 돌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럴 수 밖에 없는 합리적 이유를 만들고 제시하는 일이다.

하지만 누가 보아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많은 감동을 선사한다.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중하나인 K-Pop star 1회 대회에 나왔던 이정미 양을 기억하는가?

그날은 YG, JYP, SM 등 기획 3사가 참여한 K-POP STAR 파이널 최종 라운드 18명을 뽑는 자리였는데 합격자는 15명으로 3명이 미달된 상태가 발생한 것이다.

기획 3 사는 어쩔 수 없이 방송 관계자와 협의한 후에 탈락자 중 3명을 구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 결과 YG는 2장의 카드를 사용하여 박정은, 이건우에게 더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하지만 마지막 한 장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SM의 보아 심사위원은 달랐다.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탈락한 사람들 중에서 이 한 장의 카드를 사용할 만한 대상이 없다는 선포를 한 것이다.

이제 상황은 끝이 났다.

더 이상의 방송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탈락자들은 각자의 갈 길로 돌아가면 되는 것이다.

바로 그때 반전이 일어났다.

탈락자들이 서 있는 맨 뒷줄에서 손을 드는 한 사람이 있었다. 이정미(18세)였다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은 이정미의 오른 손 / daum 이미지

심사위원은 왜 손을 드는지 궁금했고 그 이유를 물었다.

그때 이정미는 너무 아쉬울 것 같다는 말과 함께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노래를 부르면 안 되겠냐고 청하는 것이 아닌가?

심사위원도, 출연자도 모두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주는 판에 마지막으로 노래 한 번 더 부르겠다는데 마다 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탈락자들의 틈을 비집고 단상 앞으로 나온 이정미는 후회가 남지 않을 마지막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물론 반주도 없다. MR도 없다.

말 그대로 무반주로 하는 노래다.

사전 각본이 없는 터라 어쩔 수 없었다.

그는 그렇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노래를 혼신의 힘을 다해 불렀다.

TV를 통해 비추어진 그의 노래하는 모습에서 절절함이 묻어 나오는 것을 느낀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그렇게 이정미의 마지막 노래는 끝이 났다.

예정에 없던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노래를 들었으니 심사위원들의 마지막 한 마디가 필요한 시점이다.

심사위원 보아의 얼굴이 화면에 잡혔다.

고심 끝에 마이크를 잡아든 보아는 첫마디부터 찬바람이 일었다.


‘사실 노래적으로나 뭐로나 쟁쟁한 친구들이 많은 건 알죠?

(뜸을 드린 후에) 모두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손을 들고 나와서 노래를 했다는 게..

그런 정신이 필요한 거예요.

서바이벌 이잖아요(강조해서).

손을 들고 나온 이 순간을 잊지 마세요.

그런 의미로 SM은 마지막 카드를 이정미 양에게 드리겠습니다


이정미의 눈물 / daum 이미지

오래전 일이긴 하지만 TV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감동의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새롭다.

죽었던 카드를 되살린 원동력은 노래하고 싶은 이정미 양의 간절함에 있었다.

탈락했으니 포기하고 돌아가면 되지만 절실함이 살아 있는 사람들에겐 그렇게 쉽게 포기되지 않는다

그것이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가진 특별한 장점이다.


“너무 안타까웠던 건 재능은 있는데 절실함이 없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저는 지금 개인적으로 마지막으로 한 노래는, 절실한 건 최고였지만 노래 부른 건 최악이었거든요.

그 흔한 공기는 하나도 없고 소리는 다 밀어내고,.

하지만, 절실함 하나만큼은!..

그리고 모든 걸 내려놓으며 마음이 편했던 사람들,

정미양이 손들고 이 카드를 쟁취해가는 걸 꼭 기억했으면 좋겠어요.”라고 일갈한 박진영 심사위원의 말이 아마도 탈락자들의 귓전을 세차게 때리고도 남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럴 줄 알았으면 나도 손을 들어야 했는데……

차 떠난 다음엔 아무리 손을 들어도 버스는 서지 않는다.


자신이 처한 현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더 나갈 것인가?

여기서 이만 멈출 것인가?

역시 선택의 문제다.


"나는 할 만큼 했는데 제대로 평가를 하지 않으니 돌아설 수밖에, 하지만 후회는 없어 나는 최선을 다 했거든"

정말 아무런 미련 없이 돌아설 수 있을까?

최선을 다했다는 것은 그만큼 몸도 마음도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난관을 헤치면서 달렸다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아무렇지 않게 돌아설 수 있다면 당신은 욕심이 부족한 사람이거나 테레사 수녀와 같은 성녀의 칭호가 아깝지 않은 사람일 수 있다.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사람들은 그렇게 쿨하게 행동하지 못한다(겉모습은 쿨할지 몰라도 마음까지 쿨하긴 쉽지 않다). 목표에 대한 집착이 과하다 싶을 만큼 집중력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너무 과해서 사회적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없지는 않지만 이 역시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간절함에 발로 한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물론 선의에 기초한 목표에 대한 집중력일 때)


세일즈의 세계는 확실히 고객이 이기는 게임의 룰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거절이라는 히든카드를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거절 전문대학원이 있다면 수석으로 졸업하고도 남음이 있는 사람은 단연코 고객일 것이다.

거절의 고수들을 상대로 세일즈를 성공시키려면 반드시 고객의 거절을 극복해야 한다.

그런데 거절의 힘이 강하다는 이유를 들어 너무 쉽게 자신의 뒷 모습을 고객에게 보여준다면 세일즈세계에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말한다.

다른 고객을 찾으면 되지 않느냐고?

정말 그럴까? 아니다.

다른 고객보다 지금 마주하고 있는 고객이 더 중요하다.

퇴로를 열어놓고 하는 싸움은 절대 이길 수 없다.

심리적 퇴로는 그 사람의 행동에서도 퇴로를 만든다.


고객의 거절은 오늘만 거절이라고 인식해야 한다.

고객의 거절을 내일도 모래도 계속되는 거절로 인식하면 세일즈의 세계에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


당신이 당하고 있는 오늘의 거절은 당신의 등을 보여달라는 고객의 요구가 아니라, 당신의 끈기를 보여 달라는 고객의 구애라고 생각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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