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기교(技巧)
재간 있게 부리는 기술이나 솜씨
“기교가 뛰어난 것은 좋은 것이지만 기교를 과시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기교를 과시하는 이유는 작게는 경박하기 때문이고, 크게는 마음 씀씀이가 바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기통제의 승부사 사마의 中에서>
기교(技 재주 기, 巧 공교할 교)
“재간 있게 부리는 기술이나 솜씨”를 이르는 말이다. 한자 사전이 풀이한 뜻을 보면 기교의 의미를 조금 더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다.
교(巧)
“공교하다”, “예쁘다”, “기교”, “꾸미다”, “아름다움”의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 앞에 기(技)는 “재주”, “재능”, “바르지 않다”, “헤아리다”, “구부러짐”을 뜻한다.
사마의 / 다음이미지사마중달이 경계한 것은 “기교”의 본질이 아니라 “기교”를 앞세우는 “과시욕”이었던 것 같다.
흔히 하는 말 중에 그 사람은 “손재주가 남다르다”, “어쩜 저렇게 말을 잘하지”……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이 담긴 표현을 접하는 경험에 익숙해지면 자신도 모르게 어깨가 들썩이고 무언가 대단한 것을 가진 것처럼 자기 능력을 과신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타인의 재주를 쉽게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타인의 제안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자신이 만든 작품이나 자신의 기획이 훨씬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교가 뛰어난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언어 전달력이 탁월하다. 자신의 생각에 갖가지 언어적 장식을 더하여 꾸며진 표현에 능숙하다.
말 그대로 있어 보임직한 아웃풋을 표현할 줄 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런 사람이 많다는 것으로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반면에 기교의 본질을 이해하고 행동하는 재주꾼은 주변인의 부러움도 받지만 주변인의 사랑을 더 많이 받는다. 왜냐하면 과시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재주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돕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주변 사람들에게 견제를 당하기 보다는 역으로 그들이 자문을 구하는 예가 더 많다.
과시의 용도로 기교를 사용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조금더 살펴보자. 무언가 한 방으로 상황을 자기중심으로 정리하려 든다. 각인 효과를 주기 위해 95%는 흘려버려도 마지막 5%는 있어보이는 임팩트 효과를 연출하려한다. 깊이 있는 고민보다는 순간의 촉에 기대는 경향이 있다. 조울증과 우울증의 폭이 너무 커서 종잡기 어려운 환자처럼 좋을때와 그렇지 못할 때 보여지는 행동의 기복이 심하다.
완벽 주의적 성향이 있어서 자신의 제안이나 작품에 토를 달거나 좋지 않은 피드백이 들어오면 인정하기보다는 자기 합리화의 모순에 빠지는 경향이 짙다.
그래서일까? 사마중달은 기(技)의 속뜻 중 하나인 “바르지 않다”는 뜻에 입각하여 재주를 과시하는 사람에 대해, 마음 씀씀이가 바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기교를 과시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한 조직의 리더라면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킨다.
통제가 강화되기 시작한다. 자신의 눈높이가 높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부하직원의 작품이나 기획에 만족하지 않는다. 매사에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말이 먼저 나가는 기분파의 전형을 보이기도 한다.
자기보다 뛰어난 부하직원을 키우려 하지 않는다.
기교는 정말 좋은 장점이다.
할 수만 있다면 돈을 주고 사고 싶은 만큼 특별한 무엇(?)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자기통제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발휘되는 기교는 일을 그르치는 실수를 범 할 수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일을 할 때 실수를 한다. 방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교(재주)가 많다고 인정 받는 사람은 자신이 잘하는 기교를 선 보일 때 특별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바로 그때 허가 찔려 위험에 빠질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