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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Dec 13. 2016

#7. 충신과  간신

~을 하게하는 리더, ~을 하고 싶게 하는 리더

“국정농단”  

언제 어디서 건 뉴스만 틀면 들리는 말이다.

국정(國政)이란 나라의 정치를 말하고 농단(壟斷)은 이익이나 권리를 독점하는 것으로‘권리를 독점하여 나라의 정치를 좌지우지한다는 뜻’을 가진 말이다. 작금에 사태가 바로 국정농단이라는 말이 가장 쉽게 이해되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국정농단의 이면을 이해하려면 먼저 리더와 관리자의 의미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리더는 ‘올바른 일을 처리하는 사람으로 이 시점에서 무엇을 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것인지 판단해야 하는 사람’을 말한다. 반면에 관리자는 ‘주어진 일을 정해진 약속나 규칙에 맞게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다. 국정농단 사태가 초래되는 가장 큰 이유는 리더로서 올바르게 일 처리를 하지 못한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설령 그렇다고 할지라도 각 주무부서의 장들이 법이 정한 규칙에 맞게 업무를 수행했다면 국정 농단이라는 말은 남의 나라 말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절대 권력이 잘못된 지시를 내리면 이를 시행하는 관료들이 원칙에 어긋남을 고하고 목을걸고 막아설 수 있는 나라가 건강한 나라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최 측근에서 보필하는 사람들 모두가 문제의 사안이 가져올 파급 위험을 몰랐을까? 알면서도 서로 묵인했기 때문에 그들은 공범 소릴 들어야 하는 것이다.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되었다면 어떻게든 멈춰서게 해야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럴 마음이 없었나보다. 오히려 주어진 힘을 이용해 자신의 이득챙기는데 주력했다. 최고 권력자는 물론이고 그를 도와 국가를 반석 위에 올려 놓는데 일신해야 하는 사람들이 주워진 권력을 잘못된 방식으로 남용하면서 이 이 난 것이다.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하지않는가?

....

오늘의 대한민국 정치인들이 밤을 새워 곱씹어 보아야 할 귀한 가르침이 있어 몇 자 적어보려 한다.


당나라 창업기의 충신 중 하나인 <위징>은 태종이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도록 간언 했던 사람으로 신하 구분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정리하여 상소를 올렸는데 6정(六正) 6사(六邪)가 그것이다.

6정(六正) 으로는 <성신>이 있다. “아직 사물의 싹이 트지 않고 형체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홀로 국가 존망의 위기를 밝히고자 득실의 요점을 통찰하는 신하”다. 다음은 <양신>이다. 이는 “마음을 비우고 뜻을 다하여 날마다 노력하여 도리에 통달하고 군주를 예의로써 힘쓰게 하며 좋은 계책으로 깨우치게 하는 신하”다. “새벽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 잠자리에 들고 현자의 출사에 적극적이 기회가 닿을때마다 옛 성현의 행적을 칭송 함으로써 군주의 마음을 독려하는 신하”를 <충신>이라 한다. <지신>은 “밝게 성패를 살피고 조속히 대책을 찾아 구제하며 틈새를 막고 화근을 끊어 전화위복이 되도록 하는 신하다. 다음은 <정신>으로 “법률을 지키고 받들고 관직에 임해서는 업무에 충실 물을 받지 않으며 높은 봉록과 하사품을 사양하는 신하”다. 마지막으로 <직신>은 “국정이 혼란할 때 아첨하지 않으며 감히 군주의 근엄한 표정에 맞서 면전에서 군주의 과실을 직간하는 신하”를 말한다.

금같은 혼란의 시기에 왜 그런 신하기 보이지 않는 것인지 속상할 따름이다.


이제부터 논하게 될 6사(六邪)의 신하는 차고 넘쳐서 굳이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간신>이다 “겉과 속이 달라서 겉으로는 성인군자 인척 하면서 실제는 사악한 마음을 품은 신하”를 말한다. “공무에 충실하지 않으며 향락을 탐하고 상황에 따라 얼굴을 바꾸는 변신의 귀재”는 <구신>이다. 다음은 <유신>으로 “군주의 비위를 맞추는 데만 골몰하는 전형적인 아부꾼"이다.
<참신>은 “교묘한 언행으로 군신 관계를 이간시키고 국가를 혼란에 빠지게 하는 신하”다. 다음은<적신>이다, 이들은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권력을 남용하고 당파를 만들어 국력을 쇠퇴하게 하는 주범”이다. 마지막으로 <멸신>은 “군주의 판단을 흐리게 하여 충신들을 배척하게 만들고 학정을 저지르도록 유도”하는 신하다

어떤가, 떠 오르는 사람들이 있는가? 

6정(六正)은 보이지 않고 온통 6사(六邪)들만 보이니 내눈이 이상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과거처럼 왕권이 절대적인 때에는 직간을 하는 것은 자신의 목숨을 내놓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수 나라를 무너트리고 아버지 이연(태조)을 도와 당나라를 창업한 일등 공신이 태종 이세민이다. 그는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군 중의 하나로 추앙받는 인물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을 보필하는 신하들의 말을 귀 기울인 군주이기도 했다. 권력도 지혜도 출중했던 이세민이지만 그에게 직간을 서슴지 않았던 신하 <위징>을 곁에 두고 자신의 치세가 잘 못되지 않도록 늘 경계하였다. 어느 날 위징은 태종앞에서 충신과 양신을 언급하면서 이런 말을 한다.  “아무쪼록 폐하께서는 저를 양신으로 만들어 주시기를 바랄 뿐, 충신으로 만들려 하지 마시바랍니다

그는 태종에게 왜 이런 말을 한것일까?

양신으로 남으면 후세에 추앙을 받을수 있고 군주에게는 성군이라는 칭호를 받도록 하며,

자손 대대로 그 가계가 이어져 복을 누릴 수 있. 

반면에 충신으로 남으려면 올바를 정사를 끊임없이 고하게 될텐데 그 와중에 자칫 왕의 역린을 건드리거나 군주의 마음에 반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자신은 물론 일가족이 멸문지화를 당할 수도 있음을 경계했기 때문에 충신이기보다는 양신으로 남고 싶었던 것이다.


범위를 좁혀보자.

부하직원들의 제안을 귀 담아 듣는 리더가 될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고 밀어붙이는 리더가 될 것인가?

리더는 크게 <~을 하게 하는 리더” >와
<"~을 하고 싶게 하는 리더”>로 구분할 수 있다.

당신이 속한 조직의 리더는 어떤 리더인가?  

전자의 리더는 미는(push) 힘을 선호하기 때문에 그를 따르는 부하 직원들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거나 쉬쉬하면서 감히 아니라고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기 십상이다. 그렇다 보니 리더가 시키는 일만 잘하면 된다는 인식이 퍼지는 조직이 될 수 있다.


반면에 후자의 리더는 끄는(attract) 힘을 사용하는 것으로 부하직원들의 제안을 귀담아 듣고 하는 업무에 반영하는 것을 미루지 않는다. 리더와 부하직원들 간의 장벽이 높지 않아서 서로의 입장을 피력할 때 기본적인 예의를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자유롭게 의사를 개진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부하 직원들은 자신들의 의견이 받드려지기 때문에 말문을 닫기보다는 더 발전적인 제안을 하고 싶어 하는 건전한 충동을 느끼게 된다.


소통이 되지 않으니 불통이라고 하고, 충신이 없으니 간신이 판을 치는 세상 면 기업도 국가도 망조가 깃들수 있다. 모범이 망가지면 모범을 보이려 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리더가 솔선수범하지 않으면서 조직 구성원의 솔선수범을 요구한다면 길 가던 강아지가 웃을 일이다.

통즉불통(通卽不通) 불통즉통(不通卽通)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통증을 유발한다 (커뮤니데아/유영만)

가장 아픈 사람이 국민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진짜 지도자의 출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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