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종범 Jan 06. 2017

#8. 은밀한 거래자들

감춤의 본질이 불순한 경우엔 은밀한 거래를 일상화시킨다

비밀 애써 알리고 싶지 않은 것과, 절대 알려지면 안 되는 것들로 구분할 수 있다.

전자의 경우엔 감추고 싶었지만 설령 알려진다고 해서 개인이나 조직의 위험을 부를 만큼 파괴력을 가진 은 아니라고 볼수있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는 다르다.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감추어야 하는 비밀일 공산이 크다.

감추면 보고 싶고,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인간의 속성상 비밀은 누군가에 의해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렇다 보니 케내려는사람과 감추려는 사람들 간의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옳다, 그르다, 진실이다, 음해다. 서로의 칼을 상대방에게 들이대고 휘두르며 진실 공방을 이어간다. 와중에 상처를 입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 기야는 서로에 대한 불신의 벽은 높아지기 시작한다. 수습하려는 자들의 시도가 있긴 하지만 수습이 되어도 서로에겐 커다란 상처가 남는다. 그리고 때를 기다리면서 수면 아래 잠복하기 시작한다. 또 칼을 빼들어야 하는 그날까지


진실 공방이 이어지다 보면 조금씩 치부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방어를 위한 변명이 많아지고 문제를 유발한 비밀의 본질을 흐리려는 목적의 잡다한 수가 난무하기 시작한다. 빼도 박도 못하는 비밀의 실체들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그렇게 지루한 공방이 계속된다.


감춘다는 것은 그만큼 구린 것이 많다는 방증이다. 문제 될 게 없다면 굳이 감추면서까지 상대방의 추궁을 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참견하느냐고 되 받아칠 수도 있는 것이다. 자신들이 만든 비밀이해 당사자들에게 피해가 지 않는 문제라면 떳떳이 밝히면 그만이다. 오히려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더 이상하다. 감춤의 본질이 불순한 경우엔 은밀한 거래를 일상화시킨다. 끼리끼리를 만들고 내편과 네 편을 가르는 일이 벌어진다. 소위 말하는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고 그 안에서 사익을 추구한다.


사회적으로 문제의 파장을 일으킨 사람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다른 무엇보다 입을 가린다.

마스크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마스크가 없으면 손을 사용하여 가린다.


하지만 이방면의 고수(?)들은 다르다.

얼굴을 숙이지도 마스크를 쓰지도 않는다.

스스로 비굴한 모습을 보이려 하지 않는다.

갈 때까지 가보자는 자세를 견지한다.

나는 문제가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당당하다는 몸짓을 보이려 한다.


입으로는 얼마든지 거짓말을 할 수 있지만 몸짓은 거짓말을 못한다. 어딘가 부 자연스러운 몸짓을 나타내기 마련이다.


눈빛이 흔들리거나 평소에 하지 않았던 행동이나 제스처를 과하다 싶을 만큼 사용한다.

측은지심을 자극하는 행위도 버젓이 일삼는다.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나이를 탓하거나 건강 이상을 애써 알린다.

최대한 목소리에 힘을 빼려 한다.

휠체어를 타고 등장하는 쇼도 서슴지 않는다.


비밀이 많은 조직도 마찬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끼리끼리 속닥거리는 현상을 자주 볼 수 있다.

특정인들만의 회의가 빈번하고 은밀하게 이루어진다

피드백은 없고 통보만 있다.

조직의 소통은 출장 중이고 불통만 근무 중이다(끼리는 소통하지만)

문제가 터지면 몸통은 사라지고 꼬리만 잘려나간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결론은 하나다.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

기득권의 크기가 클수록 모른다에 의존하는 집착도 강하게 표출된다.


어떤 사람들이 모른다는 말을 많이 하는가?

어떤 사람들의 행동이 부자연스러운가?

어떤 사람들이 자신보다 남의 탓으로 돌리려고 애를 쓰는가?

어떤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 기억들만 말하는가?

어떤 사람들이 상식적인 행동보다 비 상식적인 행동을 많이 하고 있는가?


감추고 싶은 비밀이 드러나면

예사롭지 않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너무도 정확하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밀에도 날개가 달리는 순간이 올것이다.

그들의 통제범위 밖으로 날아오르는 날이 올것이다.

그날이 오기전에 스스로 비밀의 문을 여는 용기있는 내부자가 나와 주길 기대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7. 충신과 간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