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종범 Nov 06. 2018

#49. 老 선배에겐 아직 할 일이 남아있다

그들의 자산은 역사와 전통을 이어주는 특별한 경험 값이다.

아프리카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노인의 죽음은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들은 과거와 현재, 역사와 전통을 이어주는 특별한 경험 값을 지니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존경받아 마땅하지만, 급속한 산업화가 이루어지면서 노인이 되기까지 경험했던 다양한 경험과, 그 안에서 터득한 인적자산들이 평가받지 못하는 시대로 변해버렸다. 지혜와 경륜보다는 좀 더 자극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느려 터지고 자기 고집이 강한 노인들은, 시대에 뒤떨어지고 고리타분한 할배, 할망구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기계가 낳은 산업주의는 느리고 정적이며, 전통적인 모든 것을 폄하한다. 민첩하고 재빠른 사고에 밀려난 과거의 관습과 풍습을 거부한다. 따라서 젊은것을 추켜세우고 젊음이 지닌  능력과 에너지, 성적 매력과 아름다움을 기준으로 삼는다. 그리고 이 기준에 맞추어 다른 모든 것을 평가한다
<John Lane / 화가, 작가, 교육자, 비포드센터 설립자>

봄의 솟아남과 여름의 푸르름처럼, 역동적 창의성도 중요하지만, 가을의 성숙함과, 매서운 겨울 따듯한 엄마의 품처럼 다음 세대 인자를 품었다가 내어주는 희생의 시간을 값없다 할 순 없다.
생애 시대별 역할이 다를 뿐, 인간의 존엄적 가치는 나이가 들었다고 평가절하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 세상 만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지만 인간 사회는 그렇지 못하다. 특별한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나이 듦의 가치는 하락하고 만다. 시대가 변했다고 해서 老 선배들의 경험 값이 무시되는 사회는 바람직하지 않다. 역사와 전통을 이어주는 마지막 소임은, 젊은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오로지 시대를 앞서 경험했던 老 선배들 외엔 누구도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시대는 젊은이들이 적응하기 좋은 구조로 변해가고 있다.

4차 산업의 미래도, 젊은이들에게 친화적이다. 그들은 환경변화에 편승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속도의 시대에서는 젊은이들이 주인공일 수밖에 없다. 톡톡 튀는 창의적 DNA가 그들의 자산이기도 하지만 그 어떤 세대보다 실험 정신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너무 안타까운 것은 대한민국 사회는 그들의 독특함을 충분히 수용할 만큼 성숙되지 못했다. 때문에 시대를 이끌어가는 선배들의 못다 한 책임이 남아있는 것이다. 그들의 창의적 DNA가 맘껏 발현될 수 있는 환경과 제도를 구축할 책임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48. 희망의 불꽃은 열정으로 타오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