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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평 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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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천교육교사모임 Dec 09. 2020

아주 오래된 유죄를 읽고

천경호 씀

1. 기억에 남는 문장들


-가해자(남성)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비는 사람은 꼭 그들의 어머니이거나 누이였다.


-2018년 여성가족부 조사 결과 한 부모의 73.1%가 양육비를 받지 못했고, 82.3%가 양육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양육비 이행관리원을 통한 양육비 이행률도 32.3%에 불과하다.


-이혼 후 민혼부의 3.4%만이 양육비를 지급


-국가의 사정, 아들을 낳아야 하는 집안의 사정 등 저마다의 사정을 들이대며 낙태를 종용하고 허용했다. 오직 금하는 것은 여성의 결정에 의한 낙태뿐이다.


-2018년 한부모 가정의 아동 양육비는 최대 18만원이었으나, 아이를 입양 보내기 위해 보호시설에 맡기면 시설에 의료비 등 각종 수당으로 아이 한 명당 128만 원이 지원되었다. 여전히 미혼모의 모성을 존중하고 양육을 지원하기보다는 입양을 강제하는 사회인 것이다. 


-인권운동가로, 활동가로, 증언자로 살아오신 할머니들이 순식간에 그저 돈벌이로 농락당한 불쌍한 할머니인 것처럼 전락당하는 것은 참기 힘들다. 


2. 떠오르는 생각들


-아이가 잘못하면 학교에 와서 용서를 비는 어머니들 생각이 난다. 아빠들은...글쎄다. 한 부모 가정이 아니고서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가사 양육의 책임은 여전히 여성의 몫이니까. 한편으로 아이 스스로 뉘우치기도 전에 야단치거나 섣불리 개입하여 마음이 아니라 말로만 사과를 강요하는 장면이 생각난다. 잘못을 뉘우치고 마음으로부터 사과할 줄 아는 아이로 기르는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모른다.


-얼마 전 민주당의 낙태 관련 글들을 스치듯 읽었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민주당의 여성인권에 대한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다. 아마 다음 총선에는 지금 수준의 민주당이 지지받기 어렵겠구나 싶었다. 어쩌면 다음 대선부터 일지도 모르겠다. 어느 정당이 이를 잘 받아 안을지 모르겠지만.


-엄마 혼자 아이를 키우는 가정의 아이들은 대부분 곤궁하되 비뚤어지지는 않았다. 워낙 이혼 가정이 늘어나고 양육의 책임을 여성이 지는 경우가 많다보니 학급의 1/3 이상이 한 부모 가정인 경우도 많았다. 책에서 소개된 국가가 선지급하고 아빠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이 법제화 된다면 아이들이 훨씬 잘 자랄 수 있겠다 싶었다.


-상처입은 사람으로서 상처받은 사람들을 지키고, 응원하고, 격려하는 삶을 살아오신 분의 빛나는 인생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는 이유가 여전히 전통적인 여성에 대한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해서가 아닌가 싶다. 남편에 대한 아내의 순종, 부모에 대한 자녀의 순종을 강요하는 구태가 생각난다. 한 인간으로서 자신이 가진 모든 잠재력을 최대로 발휘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뛰어넘어야할 장애물이 아닌가 생각한다.


3. 누가 읽어야 할까?


-1순위는 남성들이다. 그들이 읽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가장 궁금하다. 


-2순위는 중고등학생들이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고 어떤 사회를 꿈꾸게 될지 궁금하다.


-3순위는 정치인들이다. 책을 읽고 어떤 법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할지, 어떤 법안을 만들려고 할지가 궁금하다.


-4순위는 할아버지들이다. 자신의 어머니, 아내, 자녀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


-5순위는 여성이다. 책에서 소개된 여성의 삶을 읽고 모두가 같은 마음일지 궁금하다.  


할머니와 어머니. 아내와 딸. 그리고 모든 여성이 한 인간으로서 누려야할 마땅한 권리를 마음껏 누리며 한 사람으로서 최대로 빛나는 삶을 만들어 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 길에 이 책이 단단한 받침이 되어줄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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