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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천교육교사모임 Mar 29. 2021

지혜로운 교사는 어떻게 학부모 상담을 하는가?

“40명 가르칠 때 보다 지금 20명 가르치기가 더 어렵다” -차승민 씀

“초임 때 40명 가르칠 때 보다 지금 20명 가르치기가 더 어렵다”


얼마 전 동기들과 식사를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다들 교육경력이 20년도 훌쩍 넘어가는 베테랑 교사들인 동기들은 지금의 학급운영이 예전보다 더 어렵고 힘들어졌다는데 한 목소리를 냅니다.


어려운 이유야 많지만 이 정도 경력교사가 어려움을 겪는다면 그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아이들과 관계 형성이고, 


두 번째는 학부모와 관계 형성입니다.


초등에서 이 둘의 땔 수 없는 관계입니다. 


먼저 아이는 예전보다 더 손이 많이 갑니다.


손이 많이 간다는 건 학습의 상황보다 학습 상황으로 가기 위한 태도와 적응의 상황이 더 어렵다는 뜻입니다. 이건 다시 가정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모를 만나면 더 큰 벽에 부딪치는 일이 허다합니다.


문제는 이것이 간단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수학 문제 풀 듯이, 과학 현상 설명하듯 딱 떨어지지 않기에 어지간한 능력이 아니고서는 교사가 혼자 풀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풀지 못한 채 그냥 내버려 두면 더 큰 문제 상황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니 교사들은 진퇴양난에 빠집니다.


이런 요즘의 학교 현실에 이상우 선생님이 학부모 상담에 관한 새책을 냈습니다.


이상우 선생님은 상담과 학폭이라는 문제 상황의 극단에 있는 갈등 상황을 몸을 던져가며 풀어내는 인파이터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감정이란 원래 흐트러지기 전에 가다듬는 것보다 흐트러진 후에 수습하고 정리하며 회복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거기다 아이와 아이, 부모와 교사가 결부되면 더 어렵습니다. 


이전에도 학부모 상담에 대한 책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현장의 전문가 혹은 교사가 아닌 저자들의 책을 볼 때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이 방법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을 텐데’


딱 떨어지는 방법과 절차의 해결 솔루션을 보다 보면 읽을수록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일까요?


사실 감정의 갈등은 그 자체로 내러티브, 즉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이야기가 충돌하여 갈등이 벌어지니 두 개 이상의 이야기를 한 바구니 안에서 풀어야 하는 딜레마가 생깁니다. 즉 이야기가 꼬인다는 뜻이죠.


꼬인 이야기를 풀려면 꼬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야 하고, 그러다 보면 교사가 중심을 잃을 가능성은 더 큽니다. 


지혜로운 교사는 어떻게 학부모를 상담하는가는 꼬인 문제의 해결책을 척척 내어놓는 책이 아닙니다. 이건 이상우 선생님이 그간 상담과 문제 해결을 통해 얻은 통찰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같은 현업에 종사하며 그의 상담과정을 글로 읽으면서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총 4개의 파트로 되어 있는 이 책은


1장에서 학부모 상담의 현실을 밝힙니다.


2장에서는 학부모 상담을 위한 준비를 알려줍니다.


3장에서는 함께 나누고 싶은 상담사례를 알려주며


4장에서는 학부모 상담의 일문 일답을 알려줍니다.


이 책은 학부모 상담에 관한 구체적인 솔루션을 조목조목 적지 않았기에 이 한 권으로 학부모 상담의 모든 것을 알 수없습니다.


‘책을 읽어도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없다고?’


다 읽고 나도 이런 느낌을 얻는다면 책을 읽을 필요가 없지 않느냐? 반문하실지 모릅니다.


그러나 완벽하지 않기에 이 책은 더 큰 가치를 가집니다.


단언컨대 학부모 상담에 관한 책은 한 권의 책으로 솔루션 전체를 파악할 수 없습니다. 만약 그런 책이라면 가볍게 패스하세요.


대신 대마왕의 졸작, [초등 부모교실]과 김태승, 김연민 선생님의 책 [초등 학부모 상담]을 함께 읽으시길 권합니다.


제가 쓰고 읽어보았기에 자신 있게 권합니다.


학부모와 학생을 가장 밀착해서 그 내면의 아픔과 회복과정을 기록해둔 [지혜로운 교사는 어떻게 학부모 상담을 하는가?]는 많은 초등교사와 부모님께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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