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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천교육교사모임 Dec 31. 2021

발달심리학자가 알려주는
10살의 심리학

차승민 씀

와타나베 야요이 지음 · 임정희 번역 / 이아소 출판사 / 2014


10살 때까지 학습하지 않으면 때를 놓친다

  저자인 와타나베 야오이는 이 말을 첫 여는 글에 넣어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책을 계속해서 읽다 보면 이 말은 반은 맞는 것 같고 반은 틀린 것 같다. 학습은 학습자 심리에 더 우선한다는 전제에 비춰 저자는 10세 전후로 일어나는 아이의 심리 변화에 더 큰 관심을 두고 나타내고 있다. 저자는 발달심리에 기초하여 객관화된 실험과 데이터를 수록하고 있다. 이런 데이터들은 저자의 주장을 객관적으로 실증시켜주는 자료가 되기도 하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본질을 보는데 방해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즉, 유심히 읽지 않으면 전체를 놓쳐버리기 쉽다는 뜻이다. 경험적으로 10살의 나이는 의미 있게 다가왔다. 책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을 지칭하고 있는데 분명한 것은 초등학교 4학년을 지나 6학년으로 올라오면 전혀 다른 아이가 되어 나타난다는 사실에 난 평소부터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무슨 이유로 아이가 이렇게 변했단 말인가?

아이는 과연 10살 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그런 의문을 풀기 위해 [10살의 심리학]의 목차를 살펴보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여는 글. 초등 4학년이 중요한 진짜 이유

1장 10살에 대한 오해와 진실
2장 10살에 나타나는 몸과 마음의 변화
3장 ‘나’는 누구인가? - 자의식의 변화
4장 생각하는 힘의 급성장 - 인지 능력 변화
5장 복잡한 마음 이해하기 - 감정의 변화 
6장 부모보다 우정 - 친구관계의 변화
7장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다 - 도덕성의 변화
8장 10살의 특징과 부모의 역할
9장 10살의 사회성을 길러주는 방법
10장 10살의 도덕성을 길러주는 방법

도덕성을 길러주는 프로그램
맺는 글. 10살, 격변의 시기를 살아내다


  1장과 2장에서는 10살에 대한 오해와 진실 그리고 몸과 마음의 변화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3장에서 7장까지는 실제 10살의 심리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구체적 사례와 실험 그리고 데이터를 제시하는데 할애한다. 주요 수록 내용으로는 자의식과 인지능력의 변화, 감정의 변화와 친구관계 그리고 도덕성을 말한다. 8장에서는 부모의 역할을 9장에서는 사회성을 길러주는 방법을 그리고 10장에서는 도덕성을 길러주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10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크게 보면 3개 단락으로 나눠볼 수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책의 구석구석에 나오는 의미 있는 단락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이 정리는 현직에서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면서 내가 느낀 감정과 유사한 것만 추출해낸 것임을 밝힌다. 


1장 25쪽. 조기교육을 부추기는 뇌지식 : 실제 가장 효과 있었던 실험군은 치매환자들이었다. 

2장 44쪽-45쪽. 친구관계가 달라진다. 자존감이 낮아진다. 아이들이 자존감이 낮아진다는 것은 나도 인정한다. 자존감이 낮아지는 원인은 나오지 않는다. 나의 견해는 이 시기의 아이들은 이미 서로를 비교하고 견주면서 자신이 남보다 잘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과정으로 인해 낮아진다는 생각이다. 그러므로 친구관계도 달라지는데 그 이유는 남의 눈에 내가 어떻게 비치는지 신경을 쓰기 시작한다.

3장 57쪽. 섣부른 평가나 불필요한 칭찬은 해가 된다. 나와 저자의 견해가 일치한다. 특히 59쪽에 나오는 [연령에 따른 자존감 변화]의 그래프는 10세경부터 급격히 자존감이 낮아지다 사춘기를 통과하고 17~18세경부터 차츰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에게 칭찬을 했을 때 온전히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아이가 있다면 교사는 유심히 관찰해야 할 단서를 포착한 것이다. 

69쪽. 스스로 결정권을 갖고 싶어 하는 나이. 부모나 교사는 아이에게 보호보다는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는 근거를 찾았다. 

4장 85쪽. 어른의 권위에 맞서고 싶은 마음이 부글부글. 10세경 자의식의 발달은 아이에게는 어른의 권위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시기다. 이런 경향은 일시적으로 자기 중심성이 강해지고 상상력이 과감해지면서 더 두드러지게 나오기도 한다. 대신 현실과 공상을 구분할 수 있고,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시기이며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자신과의 대화도 하는 등 인식능력의 발달로 인해 균형을 이루기도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다면 교사나 부모는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가? 바로 이 과정을 통과하는 아이가 한쪽으로 쏠리거나 멈추는 것에 유의하며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5장 124쪽. 화를 잘 내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감정 표현에 미숙하다. 아이의 복잡한 마음을 읽기 위해서는 부모를 관찰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아이들의 감정을 읽는 것은 쉽지 않다. 그것은 아이가 가진 감정 자체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기쁘다. 슬프다, 화가 난다. 무섭다. 사랑받고 싶다. 부끄럽다. 질린다. 걱정스럽다


  아이가 느끼는 이런 감정들은 하나로 나오기도 하고 여러 가지가 섞여서 복합적으로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런 감정이 깔려 있다고 해서 그 행동이 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른은 이것을 알아채기 힘들다. 아이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감정이 어떤 것인지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것은 훈련과 연습이 필요하다.


  자기의 감정을 느끼고 아는 것 그리고 어떨 때 그런 감정이 느껴지는지 의식하는 것을 자기의 감정 깨닫기라고 한다. [자기 지각] 이런 자기 지각을 통해 타인도 나와 같은 과정을 겪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이런 과정도 역시 훈련과 연습을 거쳐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이 자신의 감정을 타인에게 표현하는 것이다. 이것을 [타인 지각]이라 한다. [자기 지각][타인 지각]의 과정 속에 비로소 [감정 조절]이라는 자신의 노하우를 배워나간다. [감정 조절]은 쉽지 않다. 분노, 두려움, 걱정, 고독에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 머리로는 알 수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도 행동에 의한 경험 즉 실패로부터 배워야 한다. 특히 거부, 죄책감, 질투 등 타인과 관계있는 감정 조절은 여기서 조절해야 한다. [감정 조절]을 잘 겪어야 비로소 타인과의 [관계 만들기]를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잘 못한다. 그래서 어른 흉내를 내어 보는 것이다. 그러다가 순서를 바꾸거나 교대하는 간단한 기술을 익히기도 한다.


  정리하면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을 개발되기까지는

감정 자체가 복잡하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자신의 감정을 깨닫는다 [자기 지각]
타인의 감정을 깨닫는다 [타인 지각]
자신의 감정을 조절한다
관계를 만들어 간다

  복잡하고 어려워 보인다. 당연하다. 감정은 머리로 생각하고 글로 적으면 복잡해진다. 실패하려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다. 반드시 실패해야 감정의 조절 기회를 가진다. 그럼 어디서 해야 할까? 바로 학교다. 초등학교 시절은 이것을 연습할 가장 좋은 시절이다.


7장 타인의 관점을 이해한다. 154쪽. 실수와 다툼은 배움의 기회다. 저자는 피아제의 실험과 연구를 통해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경험으로 실수와 실패는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회라고 본다. 그리고 부모는 이것을 가장 두려워할지도 모른다. 아이가 타인의 관점을 이해한다는 것은 하기 싫은 일이다. 그러므로 그냥 자연스럽게 익혀지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그 대가를 지불해야만 얻을 수 있다. 물론 쉽게 얻은 아이도 있고 어렵게 얻는 아이도 있는 반면 고민만 하고 얻지 못하는 아이도 분명 존재한다. 조력은 여기에 필요하다. 도전하라고 떠 미미는 것은 실패에 대한 책임을 아이에게 묻지 않는다는 것도 함께 주어야 한다. 다툼의 결과를 가지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통해 배우도록 유도하는 것이 교사와 부모의 할 일인 것이다. 

158쪽. 도덕성을 길러주려면 도덕적 갈등을 겪게 하라. 나와 저자의 생각이 일치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도덕적 갈등을 겪게 할 것인가? 고민할 필요 없다. 수업하는 교사는 하루를 돌아보라. 얼마나 많은 아이들의 소소한 다툼이 벌어지는가? 그것을 덮어두거나 넘기지 않고 그때그때 활용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도덕적 갈등을 도덕성으로 바꾸는 작업이며 수업의 연속이다.


  9장 10살의 사회성을 길러주는 방법. 201쪽. 사회성과 도덕성은 저절로 길러지지 않는다. 백번 맞는 말이다. 특히 사회성은 대인관계의 갈등 속에서 길러진다. 다투고 괴로워하며 배우는 것이다. 아름답게 배우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가르치는 교사도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다. 피하지 마라. 교사의 지도력은 교수-학습 방법과 기술의 유연성이 아니라 이런 아름답지 못한 갈등과 다툼의 중심에 서서 균형감각을 발휘하며 이성을 잃지 않는 능력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 책에서 내가 가장 눈여겨본 것은 162쪽부터 166쪽 사이에 나와 있다. 어른이 공정하게 대하는 것이 아이의 입장에서는 권위로 보인다는 것이다. 사춘기나 그 이전의 변화하는 아이들을 대하는 교사가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공정하게 대하기 위해서는 감정에 치우치지 않아야 하며 순간적으로 아이들을 파악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말은 쉽다. 그러나 절대 행동으로 나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이것을 어떻게 교사의 교수활동으로 연결해야 하나? 그것은 기다리는 것이다. 경청은 이럴 때 쓰라는 것이다. 그럼 교실 현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경청만 하고 있기엔 다른 아이들은 어쩌란 말인가? 교사가 경청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유의미한 활동이다. 그러므로 교사의 경청 과정을 다른 아이들도 함께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래야 방관자가 안 생기고 이런 과정을 통해 다툼의 현장은 학습의 현장으로 변화 가능하다. 이래야만 혼란한 마음이 진정되고 잘못을 인정할 수 있으며 그런 마음이 생길 때 행동으로 사과와 용서를 할 수 있다. 그런 연후에 아이들은 배려라고 하는 덕목에도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교사는 언제 경청을 통한 학습의 장으로 연결을 결정해야 할까? 아이의 다툼이 크거나, 자주 되거나 따로 불러서 타이르거나 질책을 해도 해결되지 않는 상황이 닥치면 공개하고 수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10살의 심리학]은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러나 일본 특유의 교육 환경이 예시되어 있는 부분이 나오고 실험이나 데이터가 많이 나와 전체를 해석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3~4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교사는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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