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슬픈 음악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작은 괴로움들과의 무수한 전투이다.
우리는 온갖 괴로움들 앞에서 때로 비겁하고, 때론 피하려들고 때로 눈 감으려 들기도 하지만, 궁극에는 정면으로 응시하고, 깊은 원인을 찾아보고 정면 승부할 수 있어야 한다. 그 힘을 기르는 것은 결국 스스로 해야 할 일이다. 지위로 인한 불안은 비통한 마음을 잉태하고, 사회에서 제시한 기준에 부합하지 못해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 이성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나의 행동들, 수 만 가지의 불안들이 내 주위를 애워싸고 있다.
1. 비탈리 <샤콘>
"빛바랜 풍경 하나가 이 곡에 있다. 봄이었고, 창밖으로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모든 대화나 시나 철학을 넘어, 다른 그 무엇을 통해 울어 버리고 싶었다. 언어 외의 것으로 말이다. 우리는 말없이 담배를 한대씩 붙여 물었다. 그때 오르간의 저음이 흘러나 우리는 술 한잔 걸치지 않은 맨 정신으로 말 한마디 없이 울 수 있었고, 그럼으로써 이곡이 '세상에서 제일 슬픈 곡`이라는 점을 긍정한 셈이 되었다. - 조희창 <샤콘> 음반 해설.
2. Albinoni's Adagio
사랑을 잃어버렸습니까?
오르간이 나지막이 울려퍼지면 잠시 명상에 잠겨 봅니다. 바이올린이 잃어버린 사랑을 애도하는것 같습니다. 오른간이 탄식하고, 솔로 바이올린이 고요히 내면을 응시합니다.
내가 상처받았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상대방에 걸었던 높은 기대치가 한몫했을겁니다.'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이성에게나,그런 기대치가 채워지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정답입니다. 물론 그 어떤 누군가가 날 조금만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면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있을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그렇게 해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내가 원하는 순간에 내가 원하는 만큼 딱~~~내 욕구를 헤아리고 내 기대치를 채워지는 사람은 없다’ 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연륜이 필요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떠났지만 그와 함께한 따뜻한 기억은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웁니다. 슬픔은 슬픔 그대로, 내 삶의 한 조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지요.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일상은 비루할지 모르지만 삶은 아름답고 위대합니다. 많은 눈물을 흘리고 나면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는 것은 우리의 인격에 대해 그다지 많은 것을 말해주지 않습니다.
3. 헨델, 오페라 <리날도> 중 '울게 두소서'
울게 두소서 잔인한 내 운명!
내가 오직 자유만을 갈망한다는 것.
내 마음속 아픔을 잊게 하소서.
고통의 굴레를 벗게 하소서!
긴 말이 필요 없는 제라르 코르비오 감독의 영화 '파리넬리'에서 파리넬리가 부르는 노래 <울게 두소서(Lascia ch io pianga>) 에서 스테파노 디오니시(파리넬리 역) 가 이 노래를 부릅니다.
4. 코렐리 <라 폴리아> 변주곡
인간의 형벌 중에 가장 가혹한 형벌은 바로 '그리움'이라고 합니다. 아득한 그리움....첫 사랑의 추억이 아련히 떠오르기도 합니다. 만약, 누군가 내게 돌아가고 싶은 시간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나는 <라 폴리아>를 들으면서 어느 지점으로 내 삶의 방향을 돌이키게 될까를 고민해 봅니다. 나 또한 사랑했던 사람과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게 될것 같습니다.
5. 비발디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고통에서 자유로운 평화.
순결하고 진실된 평화는
달콤하 예수, 그대 안에 있을 뿐.
번민과 고뇌 속에 살아가는 영혼이여,
순결한 사랑의 희망으로 만족하라.
굳이 종교적이라고 이야기할 것도 없이 영혼을 위로하는 음악이라고 여겨집니다.
마냥 슬퍼할 수 만은 없습니다.
비탈리의 샤콘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음악' 이라면 바흐의 샤콘은 '영원을 향한 인간 정신의 끝없는 비상 입니다.'자유로움과 엄격함 즉흥성과 형식미가 완벽하게 결합된 위대한 작품입니다. 무반주 바이올린 음악의 최고봉인 바흐의 '샤콘' 은 바이올린뿐만 아니라 다른 악기로도 널리 연주되고 있으니 다른 연주음악도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J.S Bach 의 천재성을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이 영상 한 편이면 충분합니다.역행 카논 (RetrogradeCanon)
'인간은 베토벤을 통해 신에게 말하지만, 신은 모차르트를 통해 인간에게 대답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베토벤은 인간의 자유와 형제애를 외친 반면, 모차르트는 섭리와 지혜를 음악으로 담담하게 노래했습니다
베토벤은 완벽한 자유 음악가로서 신분의 벽을 뛰어넘고 '고뇌를 넘어 환희로' 나아갔습니다. 베토벤의 음악은 언제나 우리에게 감동과 용기를 선사합니다.
베토벤 9번 합창
참고자료 : 클래식 400년의 산책 - 이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