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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균 Nov 21. 2018

2018년을 미련없이 보낸다.

한 해를 정리 하는 시간.

2018년을 보내며.


삶에서 잠시 물러나 조용한 곳에서 자기를 추스르며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롭게 시작할 어떤 계기를 찾게 될 때가 있다. 12월이면 늘 갖는 생각이다. 혼자 있는 시간. 생각의 여유와 깨우침을 맞이하려 휴식의 시간을 마주해 보면. 고요함과 치유가 시작된다. 


언제나 성실하게 일을 처리하였는지,솔직하게 현실과 만나며 지인들을 성심으로 대하였는지 다시 되돌아본다. 그것은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잃지 않고 살려는 안간힘의 증거이기도 하다. 할 수 있는 일은 품위를 유지하면서 ‘좋은 시절은 향유하고 나쁜 시절은 인내하라’. 는 말을 결코 잊어선 안된다. 깊은 의미의 행복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외로운 결정과 선택 그리고 최선을 다한 생활 후에야 찾아드는 것이다. 공들여 스스로 만들어 가는 삶만이 각자의 생애를 ‘살 만한 것’ 으로 만든다.




올해 크게 깨달은 것이 네 가지가 있다. 책을 읽으며 정리하고, 잊지 않으려고 가슴에 새긴다.


순리대로 살자. (마흔의 단어들 /동녁/심의용)

나 혼자만 좋은 사람이 되도록 행위 하지 말고 다른 사람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행위할 것이며,  공로를 이루었다고 해서 그 공로를 자신의 것으로 자랑하지 말자.오직 자랑하기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 공로를 잊지 않는 것이다. <도덕경> 에 나온 말이지만 잊지 않을려고 늘 자주 보며 마음에 새기려고 노력한다. 


결국 이러한 마음들이 나의 평정심을 이끈다.마음의 평정을 사기 위해 반드시 치러할 값이 있다. 값을 치르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얻을수 없다는 단순하지만 뼈를 때리는 팩트라는 사실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우리는 마음의 평정을 위해서 매일 운동선수처름 자기 내면을 굳은살이 박힌 근육으로 바꾸는 훈련을 한다. 마음의 평정이란,오랜기간 훈련을 쌓아 능숙해진 노련함이며 어떤 치열한 외로움이 쌓여서 익숙해진 담담함이지만, 이 담담함 때문에 자유로워 짐을 잊어선 안된다.



밥벌이의 지겨움(라면을 끓이며/문학동네/김훈) 

김훈의 문장은 가슴을 후벼판다.외우려고 노력한다.


밥의 질감은 운명과도 같은 정서를 형성한다.전기밥솥 속에서 밥이 익어가는 그 평화롭고 비린 향기에 나는 한평생 목이 메였다. 이 비애가 가족들을 한울타리 안으로 불러 모으고 사람들을 거리로 내몰아 밥을 벌게 한다. 밥에는 대책이 없다. 한두 끼를 먹어서 되는 일이 아니라,죽는 날까지 때가 되면 반드시 먹여야 한다. 이것이 진저리 나는 밥이라는 것이다.


밥벌이에는 아무 대책이 없다.그러나 우리들의 목표는 끝끝내 밥벌이가 아니다. 이걸 잊지 말고 또다시 각자 핸드폰을 차고 거리로 나가서 꾸역꾸역 밥을 벌자. 무슨 도리가 있겠는가. 아무 도리 없다.


사내의 삶이란 어처구니없게도 간단한 것이다.

사내의 한 생애가 무엇이냐?

돈을 벌어오는 것이다.

이 말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냐. 그렇지 않다.

돈은 인의예지의 기초다.

물적 토대가 무너지면 그 위에 세워놓은 것들이 대부분 무너진다



음악의 깊은 위로.(가장의 근심/에피파니/문광훈)

아무리 문학이 위대하다 해도 음악의 위대함에 비할 바는 아니다. 왜냐하면 음악은 말없는 가운데 인간의 감정과 삶. 그리고 그 너머의 세계까지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알수없는 외로움과 밥벌이의 비루함, 깊은 고독감 같은 것들앞에서  우리는 할 말을 잃지 않는가?



함께 해준 음악앞에 머리는 감동하고 입은 침묵하고 만다. 음악의 위로는 그것이 말로 쓰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니 말을 넘어선다는 점에서, 참으로 ‘깊다’.


음악의 선율은 결코 지시하거나 명령하지 않는다. 또 가르치려 하거나 지도하려 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선율의 흐름 속에서 오직 그 흐름이 만드는 장면의 묘사를 통해서 우리의 숨은 감정과 드러나지 않은 정서에 깊게 호소한다. 그리하여 좋은 음악은 우리의 감정에 깊이 호소한다. 그래서 영혼의 심연을 말없는 선율 속에서 뒤흔든다.


뛰어난 연주자들이 연주한 곡들을 들을때 마다 그들의 연주는 신이 입김에 흙을 불어넣듯 죽은 악보에 혼을 불어넣어 주는 것과 같이 내 귀에 붙어서 위로한다.



주말이면 나는 습관처름 피아노 협주곡을 듣는다.모짜르트든 베토벤이든 라흐마니노프든 바흐의 건반이든 음악이든 다 좋아한다. 그러나 가장 즐겨듣는 「피아노 협주곡」은 베토벤의 다섯곡 가운데 5번, 피아노 소나타 8번, 브람스의 1,2번 그리고 쇼팽의 1,2번 이다. 어떻게 그리 엄격하면서도 풍성하고, 정교하면서도 동시에 과감할 수 있으며,유연하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고 있는지,이 모든 것은 계속되는 선율속에서 한 고리를 이루며 다음 선율로 나아간다.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도 그렇다. 이들에게 서정성과 깊이, 절제와 자유는 별개가 아니라 선율의 화음 속에 통합되어 있다. 음악의 매순간은 드러나거나 숨은 리듬을 탄다.음악가는 이 세상에서의 경험치를 선율로만 표현하는 사람들이다. 소리의 장단과 강약과 높낮이와 속도로 온 세상을 파악할 수 있다니.음악가만큼 현실을 섬세하게 느끼고 세계와 깊게 화응하는 이는 없는듯 하다. 그들은 최상급 상태로 ‘각자의 방식으로 다양하게 창조’ 하는 것이다.이 세계와 만나려면 신중해야 하고 침착함 속에서 삶의 바닥에서부터 천상의 저 끝까지 나가야 한다. “음악의 본질은 우리를 세속적인 것보다 더 높게 고양시키는 힘에 있다” 고 포레는 썼다.



음악을 듣는 내내 한 시간 가량을 감동받을수 있는 예술 장르가 음악 외에 달리 또 어떤게 있는가? 고요함 속에서 치유를 느낀다.



먹는것의 즐거움.(심플하게 산다 2/바다출판사/도미니크 로로)

우리가 먹는 첫 번째 목적은 우리의 의식이 가장 높은 수준에 머물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적게 먹고, 좋은 것으로 골라 먹고, 직접 요리해서 먹는 일이야 말로 더 나은 삶을 위한 첫 번째 방법이다. 허나 직접 요리 하는 것은 조금 더 미뤄두기로 한다.


식생활의 두 번째 목적은 그것은 건강하게 먹는 것인 동시에, 한 마디로 소박하게 먹는 것을 뜻한다. 일상의 소박함 속에 우아함을 찾는 것.


우아하게 산다는 것은 마음과 삶을 복잡하게 만들지 않는 것이다.마음의 중심을 잡고 여유를 가지고 우선순위를 정해 제한된 선택권 속에서 살아가면 된다.


절재, 지혜에 이르는 문.

우리는 자신이 겪은 일들(매일 오가는 길, 출근길의 풍경,아침에 일어나 맨 먼저 하는 일)에서 즐거움을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한다.잠재적인 행복을 감추고 있는 일상의 순간은 얼마든지 많다. 가장 먼저 입맛을 다스리고,마음의 근심을 금하며, 욕구를 자제하며, 감정을 다스린다.


몸의 활력에 주의를 기울이고,말을 아끼고, 성공이나 실패를 가벼이 여긴다. 슬픔이나 어려움에 개의치 않으며,무분별한 야망을 멀리한다.너무 큰 사랑도 너무 큰 미움도 품지 않는다.눈과 귀를 고요히 하고, 자기 내면의 규칙을 내면화 하고 신뢰한다.시간을 두고 끊임없이 정진해 나간다면 살아감에 인색함이 차름 줄어들 것이다.


이렇듯 몸과 마음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더는 외부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을 내적으로 조절 할 수 있게 되면 어떤 상황에 직면하든 자신감을 잃지 않을듯하다.다른 말로 자유롭고 자율적인 그리고 자립적인 사람이 되는 것.

요컨데 자기 절제를 하는것은 자신의 결정이 외부에서 비롯된 제약 때문이 아닌 자신에게서 비롯되었음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내면이 충만해 진다면 자신의 의지를 억누르지 않고도,음식으로 배를 채우려는 욕구를 줄일수 있을듯하다. 날씬해진다는 것은 의사나 주변 사람이 아닌 자신이 결정했을 때에만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자기 변신이다. 변화의 힘이 우리안에 있다는 확신이 이러한 변모의 바탕이다 자신을 사랑하라. 


음식을 선택할 자유는 오직 나 자신에게만 있다.뼈를 때리는 문장이다.



이렇게 또 한 해가 간다.

허나 한 해가 바뀐다고 해서 시간의 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제 자리에서 매일 하는 일이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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