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창 하나로 쓰지 말고 작업방을 만들어라
이 시리즈는 AI를 활용해 장기 연재를 만드는 과정을 기록한 글이며, 실제 적용 예시는 브런치 연재 《와글와글 게임회사 이야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채팅창 하나면 되는 줄 알았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거기에 적고,
제목도 물어보고,
중간에 다른 생각이 나면 또 그 대화 안에 붙이고,
잠깐 쉬었다가 다시 돌아와서
“아까 그 이야기 이어서 해보자”고 말하면 될 줄 알았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그렇게 쓴다.
나도 처음엔 그랬다.
문제는 그 방식이 짧은 질문에는 괜찮아도,
길게 가는 글 프로젝트에는 생각보다 빨리 무너진다는 점이다.
처음 며칠은 별문제 없어 보인다.
대화가 이어지고 있으니,
뭔가 계속 쌓이고 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내가 원한 톤과 다른 문장이 나온다.
조금 전까지 분명히 잡아둔 기준이 흐려진다.
주인공 말투가 바뀌거나,
연재 제목이 바뀌거나,
이야기의 중심이 조금씩 흔들린다.
더 이상한 건,
그 원인을 바로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화는 길게 이어지고 있는데,
정작 기준은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채팅창 하나에 모든 걸 몰아넣었을 때 생기는 문제다.
짧게 말하면 이렇다.
대화는 쌓이는데, 작업 체계는 안 쌓인다.
오늘 이야기할 건 바로 그 지점이다.
이번 화에서는 ChatGPT를 그냥 대화창으로 쓰지 않고,
글 프로젝트를 위한 작업방으로 쓰는 법을 다룬다.
이 작업방이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반대다.
초보자일수록 더 단순해야 한다.
이름 하나를 붙이고,
그 안에 관련 대화와 기준 문서를 모아두고,
무엇을 고정할지 정하는 것.
그 정도면 충분하다.
하지만 이 차이가 꽤 크다.
같은 AI를 써도,
그냥 질문을 던지는 사람과
작업방을 만들어 쌓는 사람의 결과는 점점 달라진다.
채팅 하나에 모든 걸 넣는 방식은 처음엔 편하다.
새로 만들 것도 없고,
그냥 생각나는 대로 이어서 쓰면 된다.
특히 AI를 처음 쓰는 사람에게는
이 방식이 가장 자연스럽다.
문제는 편한 것과 오래 가는 것은 다르다는 점이다.
채팅창 하나에 이것저것 쌓이기 시작하면
대화의 성격이 서로 섞인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오전에는 브런치 연재 아이디어를 이야기한다.
점심에는 제목을 묻는다.
오후에는 “추천 독자 3개만 써줘”를 시킨다.
저녁에는 갑자기 1화 초안을 붙인다.
다음 날에는 소설 프로젝트 얘기를 한다.
그다음에는 SEO 제목을 다시 묻는다.
며칠 뒤에는 “이전 톤으로 다시”라고 말한다.
겉으로 보면 분명 하나의 흐름 같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작업 레벨이 한 채팅 안에서 뒤엉켜 있다.
아이디어 정리,
기획,
문서화,
제목 수정,
원고 작성,
운영 전략이
전부 같은 층위로 섞여버리는 것이다.
이러면 AI가 멍청해서가 아니라,
작업 단위가 정리되어 있지 않아서 결과가 흔들린다.
사람이 회의실 하나에
브랜딩 회의,
채용 면접,
주간 보고,
예산 검토,
디자인 피드백을 다 몰아넣으면
결국 아무것도 선명해지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ChatGPT도 마찬가지다.
질문은 많이 남는데,
무엇이 기준이고
무엇이 임시 메모인지 구분이 안 되기 시작한다.
길게 가는 글 프로젝트에서 이건 치명적이다.
왜냐하면 글은 결국
반복해서 같은 기준을 다시 불러올 수 있어야
안정되기 때문이다.
이 시리즈를 만들기 전에도 비슷한 시행착오가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한 대화 안에서
이야기 아이디어를 던지고,
세계관도 묻고,
등장인물도 정리하고,
연재 소개문도 붙여보고,
심지어 실제 초안까지 이어서 뽑아보는 식으로 갔다.
처음에는 잘 되는 것 같았다.
답이 빨랐고,
생각보다 그럴듯한 문장도 많이 나왔다.
그래서 잠깐은
“이렇게 쭉 밀면 되겠는데?”
싶었다.
그런데 조금만 길어지자 문제가 드러났다.
어떤 날은 작품 설명이 잘 맞는데,
다른 날은 톤이 달라졌다.
어떤 날은 주인공이 꽤 선명한데,
며칠 뒤엔 비슷한 이름의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어떤 날은 시즌 구조가 맞아 보이는데,
다음 날 다시 보면 초반 제목이 엉성해져 있었다.
그때 알게 됐다.
문제가 프롬프트 한 줄에 있는 게 아니었다.
문제가 AI 자체에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이 작업을 ‘프로젝트’로 다루지 않고 있었던 것이 더 큰 문제였다.
그래서 방식이 바뀌었다.
그 뒤로는 대화부터 바꾼 게 아니라,
대화를 담는 그릇부터 바꿨다.
채팅 하나를 길게 이어가는 대신,
이 작업이 무엇인지 이름을 붙이고,
그 안에 관련 대화와 문서를 쌓기 시작했다.
그러자 달라졌다.
대화가 잘 이어져서가 아니라,
이전의 판단이 남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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