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미술가인가, 가짜 미술가인가?
진짜 미술가인가, 가짜 미술가인가?
요즘 인스타그램을 보면
목소리를 크게 내는 미술인, 미술 전문가, 교육자, 화가가 참 많다.
굉장히 민감한 이야기지만, 나는 이 질문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가짜가 너무 많다.
정말 미술을 전공했는지,
제대로 배운 사람인지,
작가라는 이름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짜일수록 목소리는 더 크다.
확신이 없을수록 선언은 과장된다.
사람들이 충분한 분별력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나는 내가 경험으로 체득한 기준을 조심스럽게 말해보고자 한다.
이는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페셔널한 미술인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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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느끼는 ‘가짜 미술인’과 ‘진짜 미술인’의 차이
1. 진짜 미술가는 스스로를 평가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진짜 창작자들은 전시를 하며
자기 작업을 스스로 규정하거나 포장하지 않는다.
평가는 비평가와 관객의 몫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자기 입으로 “이 작업은 위대하다”고 말하는 순간,
이미 작업은 의심받기 시작한다.
2. 진짜 미술가는 스스로를 판매하지 않는다.
미술은 개인 거래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와 맥락, 유통의 문제다.
작가가 직접 나서서 자신의 작품을 세일즈하는 순간,
작품은 사유가 아니라 상품 카탈로그가 된다.
3. 진짜 미술가는 전시에서 박수를 두려워한다.
자기 전시에서 박수치고,
축하받고,
사진 찍고,
감격에 젖는 태도는 의외로 아마추어적이다.
진짜 미술가는 오히려 묻는다.
“이 그림이 지금의 시대와 어긋나 있지는 않은가?”
그래서 박수는 안심이 아니라 부담이 된다.
4. 진짜 미술가는 이미 지나간 그림을 반복하지 않으려 애쓴다.
이 점에서 자주 오해받는 사례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강형구 선생님의 작업을
‘극사실주의’라고 부르지만,
그의 작업은 ”척 클로스“ 와 같은
전통적 극사실주의와는 다르다.
강형구의 그림에는
약 20% 정도의 극사실적 기법만이 존재한다.
그 위에 더해진 것은 허구성과 상상력,
즉 ‘허구적 리얼리티’라는 독자적 장르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기술이 아니라 시대성으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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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나간 그림을 반복하는 태도에 대하여
이걸 음악에 비유해보자.
연습생 시절을 지나 데뷔한 가수가
이미 자신만의 세계를 가진 이후에,
누군가가 유명해졌다는 이유만으로
그 음악을 그대로 따라 한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제니“ 가 화제라고 해서
모든 가수가 제니처럼 노래하고, 제니처럼 입고,
제니처럼 퍼포먼스한다면
그건 창작이 아니라 모방이다.
미술도 정확히 같다.
이미 지나간 형식,
이미 검증된 스타일을 반복하는 것은
안전하지만 결코 동시대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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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누구를 향한 것인가
분명히 말하고 싶다.
이 이야기는 아마추어를 비난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
즐거움으로 창작하는 사람에게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다.
이 글은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
교육자라는 이름으로 말하는 사람,
작가라는 직함을 사용하는 사람에게 향한다.
전문성은
목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침묵의 무게에서 드러난다.
진짜 미술가는
자신을 증명하려 하지 않는다.
작업이 대신 말하게 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