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욕심 그리고 그들의 선택

by 김진경

솔직히 말하면

내 욕심이 있었다.


두 딸 모두

미술을 전공해서

자연스럽게 이 길을 이어주길 바랐다.


하지만 자식이

어찌 내 마음대로 될까.


그 바람 역시

내 욕심이었음을

곧 알게 된다.


“엄마, 나는 미술 전공 안 할 거야.”


그래.

그 말 이해한다.


미술로 살아온 할아버지 아빠 엄마를 보며 자란 아이에게

미술은 늘 빛보다 노동이 먼저였을 테니까.


전시는 짧고

남는 건 정리와 반복.

미술은

각오 없이는 오래 갈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막내에게 다시 마음이 생겼다.


누군가의 이름 뒤가 아니라 엄마 그늘에서 벗어나

자기 자리에서 스스로 처음부터 도전해보고 싶다고.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기술은 배우면 늘지만 태도는 다르다.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자기 앞에 앉을 수 있는 힘,

결과 없이도

과정을 견디는 마음,

그리고

사람을 귀하게 대하는 자세.


아직 이 길을 끝까지 갈지,

다른 길을 선택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는 것,

좋아하는 감정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지금은

충분히, 정말로

고맙다.

작가의 이전글진짜 미술가인가, 가짜 미술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