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힐링하는 아이들

그림 속 아이 마음

by 김진경

《그림자에게 말을 거는 법》 1장

어김없이 쿵쿵거리며 씩씩하게 문을 두드리는 아이들
“선생님! 오늘은 무슨 그림을 그리나요?”


문이 열리는 순간, 화실의 공기는 달라진다.
아이들의 맑은 눈빛, 묻지도 않았는데 먼저 달려와 건네는 질문,
작은 손끝마다 붙어 있는 설렘의 먼지들.
그들은 언제나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호기심을 품고
화실에 들어온다.

나는 그 쿵쿵거림을 들을 때마다
삶이 여전히 따뜻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걸 배운다.
어른이 되면 잊게 되는 어떤 감정,기대, 환희, 그리고 아무 조건 없이 무언가를 사랑하려는 마음.
아이들은 그것을 매일 새로 꺼내 내 앞에 놓는다.

어쩌면 나는 그림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그 마음들이 다치지 않도록 지켜주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도,
아이들에게 ‘무슨 그림을 그릴지’보다
‘어떤 마음으로 그릴지’를 먼저 건네고 싶다.
그 마음이 바로, 인생을 버티게 하는 작은 등불이 되니까.

작가 소개

김진경|예술교육자‧갤러리 디렉터‧프리덤아트스페이스 대표, 나스컨템포러리 갤러리 대표

20년 넘게 예술교육 현장에서
아이·성인·실버세대까지 다양한 삶의 결을 함께 그려온 예술교육자.
예술을 통해 사람의 마음이 단단해지는 순간을 믿으며,
용인·분당에서 ‘프리덤아트스페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곳에서 아이들의 쿵쿵거림과 성인들의 용기,
실버세대의 오래된 꿈을 매일 곁에서 기록한다.

나스컨템포러리 갤러리 디렉터로서
세대와 장르의 경계를 잇는 전시를 기획하고,
예술과 삶이 다시 만나는 길을 탐색한다.

브런치에서는 『그림자에게 말을 거는 법』을 중심으로
예술, 교육, 가족, 그리고 마음의 서사를
조용하고 깊은 문장으로 건네고자 한다.
예술이 우리를 어떻게 지켜주는지,
또 어떻게 다시 살아가게 하는지에 대해 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