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사진 앞에서

2005년, 오래된 사진 한 장을 꺼냈습니다.

by 김진경

2005년 사진 앞에서


2005년, 오래된 사진 한 장을 꺼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던 제 모습이 담긴, 그때는 미숙하고 서툴렀던 얼굴.

그 사진을 보면 요즘 문득 미안한 마음이 먼저 올라옵니다.

나는 선생님이었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모르는 한 사람이기도 했으니까요.


스무 해가 흘렀습니다.

그 사이 아이들도 어른이 되었고,

저 역시 배움과 실패와 성장으로 제 모습을 조금씩 다져왔습니다.

엊그제 같은 시간이 이렇게 빠르게 달아날 줄은,

그때는 몰랐습니다.


누군가가 묻습니다.

“학원 운영, 어때요?”

저는 주저 없이 말합니다.

“발도 들이지 마세요. 많이 힘들어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고되고 고독한 자리입니다.


그런데도 다시 돌아간다면, 또다시 아이들 곁에 있을 겁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아이들이 좋았고,

지금도 좋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테니까요.


어떤 직업은 ‘선택’이 아니라

삶 자체가 되어버립니다.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이,

저를 그렇게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저는

스무 해 전보다 조금 더 단단하고,

조금 더 깊어진 마음으로

아이들 옆에 서 있습니다.


#20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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