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선곡
생각이 많거나 스트레스가 잘 안 풀릴 때는 글이라도 써야한다.
오늘은 2017년 캐나다 여행 중에 밴프 기념품 샵에서 우연히 만났던 노래를 찾아듣는다.
Sultan of Swing.
술탄은 한 번쯤 들어봤겠지만 이슬람 세습군주제 국가의 군주를 뜻한다. 이 노래가 나온 70년대 후반에 아마도 유행하는 단어였던 듯 하다. 우리네 구식 표현으로 하자면 ‘스윙의 킹왕짱’ 정도 일까? 요즘 표현으로 ‘스윙의 BTS?’
가사는 70년대 노래들 특징 중 하나로 마치 영화처럼 어떤 장면을 묘사하고 등장 인물들 (여기서는 기타리스트 George 와 honky tonk을 다룰 줄 아는 Harry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리고 런던 남쪽 공연을 하는 펍에 들어서서 공연을 하는 밴드의 모습을 묘사한다. 중간 기타솔로 이후 마지막 verse 가사가 무대에서 “이제 마지막 곡입니다(집에 갈 시간입니다) 근데 우리는 킹왕짱입니다. 스윙의 킹왕짱이죠.” 라고 멘트를 한다. 그리고 마크 노플러의 기타 솔로 후주로 이어지며 노래가 끝난다.
노래 형식은 A - A’ - A - A’ - 기타솔로 - A’ - 기타후주 정도로 보면 되는데, A’로 표시한 Verse로 돌아가는 간주 부분이 가장 인상적인 리프이다.
마크 노플러는 지금도 가장 영향력있는 기타리스트로 손 꼽히는데 그의 빨간 펜더 스트라토캐스터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는 피크를 사용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현을 뜯는 주법으로 이 노래를 연주했다. 그래서 기타 소리가 댐핑이 높으면서도 날카로움이 덜한 느낌을 준다.
내가 이 노래를 오래 기억하는 이유는 캐나다 밴프의 한 기념품 샵에서 이 노래가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올 때 샵 안에 있던 십여 명의 백인 중년 남자들이 이 노래를 따라부르고 있었다. 아주 간간히 어깨 춤을 추면서...
밴드 이름처럼(dire straits = 극심한 곤경)
그리고 노래의 가사처럼
별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나는 킹왕짱이야’ 라고 말할 수 있는
(누군가에는 그 장면이 우스울 수 있겠으나)
용기를 주는 노래이지 않을까 생각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