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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탐구 May 09. 2019

기술세일즈 미팅에서 불필요한 말들

미래의 나에게 남기는 쪽지

시장을 리딩하는 회사에 다닌다는 이유로 기술을 가진 회사들이 요청한 미팅에 참석하는 일이 종종 있다. 기술을 결국 회사를 세일즈 하거나 회사가 가진 기술을 세일즈하는 자리인지라 미팅을 요청한 사람들은 대게 그 회사의 대표이거나 (대표가 교수인 경우도 종종 있고) 최소 본부장 레벨이다.


나는 일개 직원인지라 최대한 정중한 자세로 그 분들 말씀을 경청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미팅에 들어갈 때마다 매번 실망하곤 해서 기록을 남겨둘까 한다. 나도 언젠가 지금 내 자리의 맞은 편에서 나보다 스무살 쯤 어린 친구 앞에서 회사 혹은 기술을 세일즈 해야할지 모르니 ...  



내 회사, 내 서비스를 상대방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상대방이 '아, 잘 알고 있으니 소개는 생략하셔도 좋습니다'라고 말하기 전에는 내가 누구인지 무슨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서비스인지, 어떤 편익이 있는지를 아주 선명하게 선언하고 시작해야 한다.


내 회사, 내 서비스의 이름이 외우기 어려운 경향이 있다면 (이름을 잘 못 지은 것일 수도 있지만) 고유명사 대신 일반범주의 이름을 말해는 것이 좋다. 이름이 한번에 외워지지 않는다면, 가치를 먼저 인정받고 나면 자연스럽게 외워질 수 있다.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면 목표도달에 실패 한 것이니...)


많이 설명해봤자 다 외워지지 않는다. 차리리 질문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 참석자 조합이나 상대 조직의 문화특성상 질문을 안 할 것 같다면 대신 질문을 하면서 설명하는 화법이 더 유용할 수 있다. 질문없이 설명하면 말하는 것의 50%도 이해가 안 간 상태일 것이라도 생각하는 것이 좋다.


"자세한 것은 우리 O팀장이 알고 있습니다" 라는 말은 굳이 할 필요가 없다(이런 표현을 쓰신 교수님도 있었다). "제가 부정한 설명을 할 수도 있으니 정확한 스펙은 O팀장님이 말씀해주시겠어요?"라는 표현을 쓰신 대표님이 계셨는데 그런 표현이 신뢰를 주었던 것 같다.


내가 가진 기술이 독보적인 기술이라면 (아직 그런 분들은 만나 본적은 없는것 같다) 경우가 다르겠지만 내가 가진 기술이 기존의 기술에서 좀 더 clever하게 응용한 기술이라면, 적어도 그 기술이 정말 효과적이라는 샘플이라도 만들어뒀으면 좋겠다. clever는 훌륭한 가치이지만 쉽게 모방할 수 있다. 상대방은 속으로 '오, 똑똑한데? 근데 그건 나도 만들 수 있겠는데?' 라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 모방이 불가능하게 특허 등으로 해자를 파두던가...


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익극대화를 위해 가격을 높게 받고 싶겠지만, 세일즈할 상품의 스펙과 가격을 정해놓지 않고 미팅을 하면 상대방은 '아, 아직 아무도 산 적이 없구나' 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가격을 후려치고 싶을 수 밖에 없다. '생각하고 있는 최소한 예산은 어느정도인가요?'라는 질문도 무의미하다. 싸면 쌀수록 좋은 것이다. 어처구니 없는 가격이라 할지라도 일단 Sales Scheme은 세워둬야 상대방을 자기가 원하는 view로 회사, 기술의 가격, 가치를 판단하게 만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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