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선이 다른 시선에게

Prologue

by The 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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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지나친 풍경 속에서

삶의 묵직한 무언가를 발견합니다.


나는 이따금

가던 길을 멈추곤 합니다.


그리고

되돌아봅니다.


과연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Prologue


길을 가다 문득 시선이 머무는 풍경이 있습니다.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장면이 있습니다.


풍경 속에 사람이 있고,

사람 사이에 놓인 관계가 보이며,

그 틈으로 울고 웃는 사연이 있습니다.


사연이 감동을 낳고

그로 인해

살아온 날들의 힘겨움을 잊고 살아갈 날들을 위한 힘을 얻습니다.


지금부터 써 내려가는 글들은

그러한 풍경이 만들어낸 시선 속에서 배우게 된,

나누고픈 모든 순간의 기록입니다.


어쩌면

누군가에게 힘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고,

그 막연한 생각을 확신하였으며,

이젠

기록의 순간만이 남았기에 이렇게 백지와 마주합니다.


하나의 풍경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이런 작은 일로 하루가 즐거워졌다는 사람을 만나면

다가올 또 다른 하루가 기다려집니다.


마음 저 깊숙한 곳에서 시작된 울림이

손가락, 발가락, 머리카락 끝으로 번져가던 알싸한 감동

그것은 먼 곳에 있지 않고,

바로 우리 주변에 가득 넘쳐났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지나쳐갔던 풍경들,

편하니까 가볍게 여겼던 소중한 존재들,

사회적 지위나 회사 내 직위가 높다는 이유로 함부로 대했던 인연들.


이젠 지나가 버린

미워하고 시기 질투했던 마음에 잠 못 이룬 많은 밤들

그리고

상처받고 상처 주던 모든 순간을 되돌아봅니다.


어쩌면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를지도 모릅니다.

후회든 용서든 그것이 가진 시간의 유한함을 알기에

지금이라도 이렇게 글로나마 풀어헤쳐 봅니다.


흔적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시선이 머무는 시공간에 남게 되는 흔적들.

어떤 식으로든 기억의 한 부분을 차지하여

생각보다 많은 관계를 엮어가는 말과 행동들이 남기는 흔적들.


이 글들은 사랑하는 아내에게 바치는 헌사이며

제 마음의 신에게 올리는 고해성사입니다.

지나간 날들이 이 글들로 다시 살아나 기억 저편에 자리하기를,

그리하여 그대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머물기를 바라면서,

이제

작은 기록의 한 페이지를 넘겨도 되는 순간이 왔음을 알려드립니다.


함께 그곳으로 시선을 던지며 걸어가 보시렵니까?


- The 한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