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다시 돌아간다는 일

by The 한결


<면접>


“상당히 좋은 회사인데, 이전 직장을 퇴사한 이유가 뭐죠?”

“하고 싶은 다른 일을 위해 퇴사가 필요했습니다.”


퇴사를 선언하고 실행에 옮겼으나 약간의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재취업이라는 관문을 뚫기 위해 면접에 나섰습니다.

2018년 1월에 국내 대기업 중의 한 곳에서 최종 면접을 보던 날 나온 질문입니다.


“우리 회사도 시간이 흘러 어떤 이유가 생기면 또 퇴사하실 건가요?”

“반드시 퇴사가 필요하다고 판단이 된다면, 고민해 볼 것 같습니다.”


좀 딱딱해 보이는 질문과 대답이 오갔던 긴장된 순간이었습니다.

면접에서는 약간의 과장도 필요한 법이고 어느 정도 꾸밈의 말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어쩌면 좋을까요?

거짓된 감정으로 이야기하기는 싫었습니다.


또다시 퇴사가 필요하다 판단이 된다면 고민해 보겠다는 말,

면접은 입사를 위한 과정인데 그 공간에서 퇴사를 거론한다는 게 상당히 힘들었었죠.


“답변 감사합니다. 솔직하고 시원시원해서 좋군요. 연륜도 느껴지고요.”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자영업과 작가의 꿈을 위해 도전한 지 약 1년 6개월 만입니다.

2016년 7월에 퇴사하고,

2018년 1월부터 본격적인 재취업 활동에 들어갔을 때였죠.

인생이 늘 뜻대로만 되면 좋겠지만 실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죠.

꿈을 위해 적어도 일정량의 경제활동은 필요하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최종 임원 선택에서 아깝게 차석으로 밀려 입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점은,

열 명 면접에서 차석이면 아직 제 경력이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겠거니,

라는 알량한 자존심에 대한 자기합리화였죠.


이후 여러 회사에서 몇 번의 면접을 더 거쳤으나 아직 진행형 상태입니다.

황당한 질문도 많았고, 다시 돌아보기 싫은 면접도 있었습니다.


환경이 변하면 자신이 처한 현실이 변합니다.

그토록 반복적인 출근과 퇴근이 싫어서 뛰쳐나왔는데 다시 돌아간다는 일,

한편으로는 서글프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필요하기도 하지요.


“여보, 난 당신을 믿으니까 천천히 해요. 곧 명검을 알아볼 장수가 나타나겠지.”

“그럼. 소 잡던 칼이니, 닭 장수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던 모양이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가끔 이런 표현을 씁니다.

무엇보다도 아내의 응원과 격려가 가장 큰 힘이 되지요.


제가 면접관이었던 기억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해보니,

답변하는 면접 당사자도 때론 솔직함보다는 살짝 비껴가는 답변이 필요했음을.

그런 면에서 저는 아직 준비 부족인 것 같습니다.


조바심을 내지 않기로 했으니 괜찮습니다.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아있고, 삶이 준비한 행복한 일도 충분히 가득할 테니까요.


“오늘도 열심히 살았고, 내일도 열심히 살 나를 응원합니다.”


- The 한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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