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이름으로 함께 하기
인연이라고 하죠.
내가 한발 다가서야
상대가 앞으로 가까워지는 설렘 가득한 말.
머뭇거리다가도 덥석 잡아버린 두 손이
평생을 함께할 부부로 이어주는 순간이 되는 것도
다 그런 까닭입니다.
아! 인연은 인연인가 봅니다.
<부부>
“여보, 나 처음 만났을 때 어땠어?”
“최고였지! 이 여자다 싶었지.”
“뻥치고 있네. 표정은 그게 아니었는데.”
“진짜야! 속마음은 북 치고 장구 치고 춤추고 있었어.”
가끔,
아내는 저와 처음 만났던 날을 생각하면서 이렇게 묻습니다.
그러면서 그날 있었던 일들을 주고받습니다.
근사한 곳에서 첫 데이트를 했는데,
아내는 스테이크, 저는 해물 볶음밥을 시켰었죠.
웬만하면 처음 만난 자리에서는 서로가 눈치도 보고 조심을 하죠.
하지만 어쩌면 좋을까요?
촌놈이 기어이 일을 저지르고 맙니다.
“저기요, 양 많이 주세요.”
“네, 손님.”
이것도 많이 순화해서 기록하는 내용입니다.
실제로는 경상도 사투리로 이렇게 말했죠.
“저기요, 양 마이 주이소! 곱빼기로요!”
아내는 매우 부끄러웠다고 하더군요.
그 순간 이 남자 정말 별로구나 싶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모르는 촌놈은 우아하게 자세를 잡고는 했었죠.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하죠.
그게 딱 저를 두고 하는 말 같습니다.
무슨 일을 하며,
요즘 어떤 분야에 관심이 많고 어떤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질의응답들.
첫 만남 자리에서 이것저것 묻는 게 늘어나니까
당연히 답변하는 시간도 늘어나면서 둘이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졌죠.
그러다 제가 문득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바다를 보러 안 간 지 오래됐는데, 같이 가실래요?”
“음, 그러죠.”
선심 쓰듯 잠깐 고심하던 아내의 대답이었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 물어보니
이 정도면 괜찮지, 라는 나름의 기준을 만족했다고 하더군요.
제가 알게 모르게 은근히 진국이거든요.
그런 두 사람이 2019년 7월, 만남 7주년을 맞이했습니다.
2012년 7월 7일에 처음 만나 같은 해 11월 11일에 결혼했거든요.
부부의 이름으로 남은 생을 함께 하기로 한 지 어언 7년.
다가올 날들도 무난히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저는 아내 손을 자주 만집니다.
아내는 귀찮아하지만, 은근히 즐기는 듯한 모습이
가히 싫지는 않나 봅니다.
주물러도 주고, 꼭 잡고 잠들기도 하죠.
오늘도 여전히 잠결에 오래도록 아내 손을 꼭 잡아봅니다.
부부의 인연으로 이 사람을 만나게 해준 모든 존재에게 감사해하면서.
- The 한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