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

반겨야 할 사람이 되어 주는 일

by The 한결


<마중>


“여보 다녀올게. 밥 잘 챙겨 먹어.”

“응. 염려하지 마. 오랜만에 라면 끓여 먹을게.”

“달걀이랑 파, 만두도 좀 넣고.”

“알겠습니다.”


2020년 1월 어느 날,

아내가 오랜만에 외출합니다.

예전에 살았던 곳이 경북 구미인데요.

아내와 친했던 동생 중 한 명이

서문시장이라는 곳에서 이것저것 살 것이 있나 봅니다.

대구에 오면 안부도 물을 겸 아내한테 전화가 오더군요.

언니 얼굴 보고 싶으니까 만나자고.


“언니. 11시쯤 도착하는데 나오실 수 있어요?”

“(아내가 저를 쳐다보고, 저는 다녀오라 손짓합니다.)그래. 괜찮아.”

“정말이죠? 그럼 12시쯤에 의류상가 2층에서 만나요.”

“알았어. 준비하고 나갈게. 이따 봐.”


아내의 입술 언저리가 귀에 걸립니다.

대구로 이사 온 이후로 가끔 구미에서 동생들이 올라오면

외출할 때마다 반갑고 즐거운가 봅니다.


“바람도 쐴 겸 역까지 같이 가자. 올 때도 마중 나갈게”

“진짜? 역시 내 신랑이 최고야.”


대구에는 흔하지 않은 교통수단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지상철인데요.

일반 도로 위로 레일을 설치하고 그곳으로 열차가 지나다닌답니다.

지하철 2개 노선과 함께 대구의 상징적인 교통수단이 되었죠.


2020년 1월에 이사를 온 곳이 역과 5분 거리랍니다.

대구 중심가에 볼일이 있어 나갈 때 너무 편리해서 좋습니다.

평소 부부가 함께 이용하던 지상철인데

오늘은 아내 홀로 역에서 열차를 타네요.

저는 역 바깥에서 물끄러미 그 모습을 지켜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열차가 들어오고 아내가 떠나가네요.

짧은 이별의 시간은 흘러 이제는 아내가 돌아올 시간이 되었습니다.


“여보. 아까 말이야. 집에 안 가고 뭐 했어?”

“열차 오는 거랑 열차 타는 거 보고 있었지.”


만나자마자 궁금했던지 아내가 묻더군요.

집으로 가던 길을 멈추고 계속 역을 올려다봤었는데요.

아내도 저와 호흡을 맞추어 따스한 눈길로 내려다봤나 봅니다.

주춤주춤하는 신랑 모습을 보며 마음이 짠했던지

쉽게 눈길을 거둘 수 없었나 봅니다.


배웅은 보기에 따라서 꽤 쓸쓸한 일이죠.

그나마 함께 같은 길을 간다는 점이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만.

만남을 위한 마중과 헤어짐을 향한 배웅은 계속 반복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부부가 되었다는 의미는

평생토록 마중 나가 반겨야 할 사람이 되어 주는 일이라는 사실을.


- The 한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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