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logue
나만의 속도로 사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이미 잘 닦여진 길을 마다하고
울퉁불퉁 변화무쌍한 비포장길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하니까요.
시선 그 너머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직 아무도 걷지 않았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렇기에
항상 설렙니다.
Epilogue
지금까지 쓴 글들은
세상을 향한 나의 시선이 어떤 형태를 띠었으며
그렇게 본 시선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하는 것에 중점을 뒀습니다.
시간 앞에서 부끄러웠던 장면이 많았습니다.
후회도 하고 용서를 빌고 싶은 순간도 많더군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면 조금씩 꺼내 보이고 싶었기에
하나씩 흔적을 남겨 보았습니다.
흔적.
내가 던진 시선이 머무는 시공간을 무대로 하며
그 언저리에 유형, 무형으로 자리매김한 이야기들.
쉽게 지워지지 않던 누군가의 말과
어떤 식으로든 상처 되었던 나의 행동들.
기억의 한 부분을 차지하여 긴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게 하던
모질고도 흔한 상처 자국들.
이 글들은 제가 살아낸 또 하나의 증거입니다.
첫 책이 나오고 곧바로 이듬해부터 다시 글을 썼습니다.
또 하나의 책을 염두에 두고 써나가기 시작했는데
쓰면 쓸수록 자꾸만 두려움이 엄습했습니다.
‘나는 지금 제대로 사는 것인가?’
‘지금 모습이 이전에 내가 그토록 원했던 것인가?’
‘앞으로도 계속 이 길을 걸어갈 것인가?’
‘후회 없는 선택을 했고 잘 살았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정답이 있어서
누군가 콕 찍어 답해주면 좋으련만 실상은 그렇지 않죠.
이렇게 살면 이것이 맞나 싶기도 하고
또 저렇게 살면 저것도 맞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한가지는 명확하게 답이 가능할 것 같네요.
다름 아닌
글을 쓰며 사는 삶은 적어도 후회는 남지 않으리란 사실을.
일기 형식이든 책을 읽고 서평을 남기든
꾸준히 글을 써서 세상과 소통을 했네요.
잊지 않고 찾아와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의 따스한 격려가
가장 큰 힘이 되었습니다.
글 하나하나에 녹여낸 이야기들은
나 아직 이곳에 이렇게 잘 지내고 있다고
멀리서 안부를 물어봐 주는 친구들에게 전하는 답장이며
그럭저럭 버틸 만하다고 자신에게 용기를 일깨우는
생의 근원지가 되었습니다.
짧은 듯한 한 편의 글을 쓰면서
웃고 울며 하기를 여러 번 반복했답니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바치는 헌사이지만
세상 모든 이에게 두루 읽히길 소망합니다.
글로 표현한 고해성사를 신께서 받아주시리라 믿습니다.
끝으로
나의 생을 스쳐 간 그대가 기억하는 내 모습이
모난 형태에서 조금만 둥글게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P.S : 2019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쓴 글을 연재했고, 오늘 연재 완료합니다.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 The 한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