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나는 '혼자' 일했다.
직장인이었을 때도, 프리랜서였을 때도, 늘 ‘내가 모든 걸 책임져야 한다’는 마음으로 살았다.
대기업에서는 재무팀, 기획팀에서 일했고, 나름 꼼꼼하게, 책임감 있게 일했다.
퇴직 후에는 보험영업, 영어학원 운영, 블로그 관리대행, 경영컨설팅까지...
삶이 버거워도 ‘나는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버텼다.
그런데 돌아보니
수많은 일을 했지만, 나는 여전히 ‘일하는 사람’이지 ‘사업가’는 아니었다.
내가 발로 뛴 만큼 돈을 벌고,
내가 멈추면 모든 것이 멈추는 삶.
이게 맞나?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사업을 준비하며 처음 떠오른 감정은 ‘흥분’이 아니라 ‘두려움’이었다.
“나는 기술을 모른다.”
“나는 개발자가 아니다.”
“나는 마케팅도 디자인도 할 줄 모른다.”
“이런 내가 어떻게 기술 중심의 회사를 경영할 수 있을까?”
그 두려움은 진짜였다.
왜냐하면, 나는 항상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해왔기 때문이다.
내가 직접 손을 대야 안심이 되고,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 늘 ‘불안’이 앞섰다.
프리랜서의 삶은
‘완벽한 실행자’가 되는 훈련이었다.
하지만 사업은,
‘완벽하지 않아도 되는 설계자’가 되는 훈련이었다.
어느 날 문득 이런 문장이 떠올랐다.
“사업은, 나보다 더 똑똑한 사람과 함께하는 모험이다.”
순간 가슴이 뛴다.
맞다.
그게 바로 내가 아직까지 깨닫지 못했던 진실이었다.
사업은 모든 걸 혼자 아는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더 잘 아는 사람을 찾아 함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었다.
프리랜서가 ‘자기 손’을 믿는 사람이라면,
사업가는 ‘타인의 손을 움직일 수 있는 구조’를 믿는 사람이다.
프로그래밍을 몰라도 괜찮다.
GPT API를 내 손으로 직접 붙이지 않아도 된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이거다.
어떤 문제를 풀고 싶은가?
누구를 도와주고 싶은가?
어떤 구조로 움직이게 만들 것인가?
내가 빠져도 돌아가는 시스템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이 질문만 설계할 수 있다면,
기술은 빌릴 수 있고, 사람은 끌어올 수 있고, 돈은 따라오게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내가 제일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어떤 순간에는,
개발자에게 질문할 때 ‘무식해 보일까’ 걱정했고
디자이너의 말이 이해되지 않을 때 ‘내가 이 사업을 할 자격이 있을까’ 의심했다.
하지만,
바로 그 불안과 의심을 넘어서야 비로소 사업가가 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내가 할 줄 몰라도 괜찮다.”
“내가 똑똑하지 않아도 괜찮다.”
“내가 똑똑한 사람과 함께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그게 진짜 지혜다.”
나는 지금 사업을 시작하며
‘혼자’에서 ‘함께’로 이동하고 있다.
실행자에서 설계자로,
완벽주의자에서 구조주의자로,
두려움에서 확신으로.
이 여정은 무섭고 벅차지만,
동시에 너무나 설레는 모험이다.
이제 나는 내가 중심이 되지 않아도 괜찮은 구조를 만들기 위해 일한다.
내가 빠져도 시스템이 일하고,
내가 모르는 일도 내 철학 안에서 돌아가는 사업을 설계하고 있다.
‘누구와 함께 이 길을 갈 것인가’가 내 가장 중요한 질문이 되었다.
기술을 아는 사람보다,
내 비전을 이해하고,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싶다.
나는 이제 안다.
사업은, 나보다 더 똑똑한 사람과 함께하는 모험이다.
이 말은,
‘나의 부족함’에 대한 포기가 아니라,
‘우리의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다.
혼자서 아무것도 못 했던 내가,
이제는 누군가와 함께 큰 꿈을 설계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모험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다음 편 예고
「사업은, 내가 누구인지 끝없이 묻는 여정이다」
이제는 전략이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질문이 시작된다.
사업은 결국, 나를 알아가는 가장 집요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