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은, 내가 누구인지 끝없이 묻는 여정이다
창업을 준비하며, 나는 이런 줄 알았다.
“이제는 내가 나를 믿고 가면 돼.”
“확신을 가지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분명하니까, 나아가기만 하면 돼.”
그런데 막상 사업을 시작하자,
가장 먼저 흔들린 건 그 ‘확신’이었다.
사업은
‘나를 믿는 일’이 아니라,
‘나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새로 정의하는 일’이었다.
고객 앞에서,
현실의 벽 앞에서,
내 계획이 무너질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반복하게 되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뭘까?”
“나는 왜 이걸 하고 있는 걸까?”
“나는 이 일에서 무엇을 지키고 싶은가?”
이 질문들은 단순히 ‘마음의 혼란’이 아니었다.
그건, ‘사업가로 성장하는 내면의 문을 여는 질문’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하며 시장을 본다.
어떤 아이템이 뜨고 있는가
어떤 서비스가 돈이 되는가
트렌드는 어디로 흐르는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나 자신은 어디로 흐르고 있는가’이다.
나는 어떤 가치를 좋아하고,
무엇에 분노하며,
어떤 방식의 일처리에 스트레스를 받고,
무엇을 ‘끝까지 붙들 수 있는 사람’인가?
이건 누구도 대신 대답해줄 수 없는 질문이었다.
GPT도, 책도, 강연도 알려주지 않았다.
사업만이 나에게 그 질문을 던졌다.
하루는
“이 아이템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고,
또 하루는
“나는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할까”라는 자책에 빠진다.
그 모든 과정을 겪으면서 나는 비로소 알게 되었다.
사업은, 내가 누구인지를 드러내는 거울이고,
또 동시에, 내가 누구인지 다시 써 내려가는 노트다.
사업은 수학이 아니다.
정답을 찾는 게임이 아니라
‘나만의 정의’를 발견해가는 서사이다.
나는 한동안 ‘이게 정답이다’ 싶어 달렸다가
현실에서 막히면 다시 주저앉고,
그러다 또 방향을 틀었다.
그게 실패인 줄 알았지만,
이제는 안다.
그건 내가 ‘나라는 사람을 알아가고 있었던 과정’이라는 것을.
사업은 ‘기회’가 아니다.
사업은 ‘자기 탐색’이다.
아이템을 테스트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테스트하는 과정이고,
시장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우선순위를 확인하는 여정이다.
그리고 그 여정은 때로 아프고,
때로 고요하며,
때로 외롭지만,
결국 그 안에서만 진짜 단단해질 수 있다.
다음 글: 「사업은,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게 아니라 문제를 푸는 방식이다」
“나는 이 일이 좋아요”
“내가 잘하는 일이니까 사업해야겠어요”
그렇게 시작한 사람 중,
정작 오래가는 사람은 별로 없다.
왜 그럴까?
다음 편에서 그 이유를 밝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