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생활
급여, 사업장, 회식, 출퇴근 등
반도체 총괄의 기흥사업장, 화성사업장은 합쳐서 면적이 약 100만 평이라고 했다.
서울 여의도의 면적이 90만 평이라고 하니 얼마나 넓은 지 알 수가 있었다.
회사 안에서 셔틀버스가 운행한다. 종점 간 거리가 꽤 멀다.
또 통근 버스가 서울, 경기도는 웬만한 곳까지 운행이 되었다.
북쪽으로 방학동, 서쪽으로는 인천, 남쪽으로는 평택까지,
정확하진 않지만 엄청난 coverage를 자랑한다.
또 체육관도 있어서 자주 사우나하고 헬스를 하고 퇴근을 했다.
회사는 축구장, 체육관, 테니스장, 도서관, 기숙사, 은행 등을 갖추고
또한 조경이 잘 되어 있어서 마치 학교라는 느낌이 들었다.
요즘은 기흥사업장이라고 안 하고 기흥캠퍼스, 화성캠퍼스라고 한다.
대학교처럼 동아리 활동도 매우 많았다.
나도 배드민턴, 하모니카 동우회에 가입했다.
친구들하고 이야기하다 보면 “우리 회사는 ~” 이렇게 해야 할 말을
“우리 학교는 ~”이라고 말이 자주 잘못 나오곤 하였다.
직원은 삼성전자 정규직만 3만 명 정도 되고 협력업체, 외주업체 합치면 훨씬 많았다.
출근시간은 8시까진데 6시 반쯤에 통근버스를 타고
가면은 7시 10분에 회사에 도착하여 아침을 먹고
신문을 보다 8시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통근버스를 출발시간이 빠르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회사에 와서
아침을 먹고 근무를 시작한다.
나 같은 경우는 하루 3끼를 거의 다 회사에서 먹고 주말에만 집에서 식사를 했다.
퇴근은 보통 8시경에 하였다.
주말은 쉬었고 그런데 기획팀은 사장, 구조본 보고 등 긴급 지시사항이 많아
갑자기 일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금요일 저녁에 업무지시를 하고
월요일 보고하라고 하면 무조건 주말 계획을 취소하고
주말에 출근하여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부서 회식은 특별한 주기는 없었고 최소한 분기에 한 번은 하였다.
삼성은 워낙 서로 몸을 사리고 조심하는 분위기라서 술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은 빼고 전체적으로 일찍 끝나는 분위기다.
1차는 영화, 미술, 전시회 등에서 하나의 행사를 선택하고
2차는 음주를 할 때가 많았다.
요즘은 한 극장에서 여러 영화가 동시 상영하니까
그중에서 본인이 마음에 드는 영화를 보면 그만이다.
회사에 직원이 많다 보니까 어느 부서에 누가 회식 중
성희롱을 하다 징계받았다고
음주는 2차는 금지된다고 하는 공지가 돌아서 조심했다.
제일 관심이 많을 것 같은 급여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급여체계는 기본금 + 성과급이다.
지난 연말에 후배를 만났는데 직책이 부장인데 연봉이 약 1억 원 내외라고 했다.
외부에서 볼 때는 급여를 굉장히 많이 받는 것으로 보이나,
내가 보기에는 다른 대기업들과 별로 차이가 없다. 금융권보다는 좀 적다.
실제로 많이 받는 사람은 임원들이다.
우리나라에서 직원과 임원의 연봉 차이가 가장 큰 곳(81배)이 삼성전자이다.
회사에서는 급여를 많이 받는다고 직원들도 믿게 하고
외부에도 홍보하려고 하는 의도를 가진 것 같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다른 회사와 비교해 볼 때,
기본급을 최소로 설정하고 성과급을 최대로 설정해 두었다.
성과급을 최대로 받으면 기본급을 기준으로 한 연봉의 50%이다.
문제는 기본급이 아주 낮게 설정되어 있어서 성과급을 최대한 받아야지
다른 대기업과 유사한 수준이 나온다는 것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고정비(기본급)를 최소화하고 변동비(성과급)를
최대화하여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다.
반대로 직원 입장에서는 급여의 안정성이 없다.
회사가 실적이 좋으면 급여가 많고 실적이 안 좋으면 급여가 감소한다.
물론 어느 정도는 감안해야겠지만 그 폭이 너무 커버리면 생활이 불안정하게 된다.
또 한 가지 더 지적하고 싶은 것은 4대 보험료 계산할 때는
전년도 연봉으로 계산하니까 성과급이 포함되어 계산되고,
퇴직금 계산할 때는 성과급은 고정급여가 아니라며 제외된다.
이것을 인사팀 하고 통화해보고 알아낸 날 그날 한나절은
열 받아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내가 지불하는 4대 보험은 증가하고, 내가 수령하는 퇴직금은 감소하는 구조니까.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으므로 같은 직급이라도 연봉이 다 다르다.
그런데 다른 회사랑 비교하면 그 차이가 매우 크다.
예를 들면 대리 최고등급은 과장 최저 등급보다 연봉이 높다.
이렇게 되면 평가자(상사)의 권한이 막강해지게 되므로
직원들이 평가자에게 많이 의존적이게 된다(눈치를 본다는 말이다).
노조가 있는 곳은 연봉제를 실시해도 같은 직급 내에서는 연봉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
노조가 반대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