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하기 싫을 때 베트남에선 당연 반미죠”, “반미가 아침식사로 라오스에서 인기랍니다”, “반미의 그 바삭한 마력을 잊을 수 없죠”,“캄보디아에선 반미를 테이크 아웃(on-the-go) 음식으로 즐깁니다”,“필리핀에서도 반미 다들 좋아해요.”,“말레이시아에서는 베트남 식당에 가면 먹을 수 있어요”
공부를 위해 예전에 대전을 다녀갔던 아세안 친구들이(지금은 다들 사회인이 된) 모여 있는 페북 단톡방에 이번엔 반미 이야기를 꺼내 보았다. “almost any corner(도시 어디에 가도 반미가 있죠)”, “addicted to it(반미 중독이에요)”.. 한동안 조용했던 단톡방이 금방 활기가 돋는다. 역시 먹는 얘기가 사는 얘기다.
12.8만. 인스타 그램 #반미 해시태그 숫자다.(물론 #banhmi는 50만이다) 혜성처럼 갑작스러운 등장(meteoric rise)인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우리나라에서의 반응도 뜨겁다. 왜 그런지 찬찬히 들여다보니, 우리가 좋아할 수 있는 이유를 반미가 꽤 많이 가진 듯하다. #겉바속촉, #야채, #혼밥, #테이크 아웃, (고수 대신) 깻입, (칠리소스 대신) #불닭소스, (돼지고기 대신) #곱창 필링.. 원형의 클래식 반미 레시피가 우리나라로 건너와 점점 더 다양한 맛으로 변신한 것이다.
원조국가 베트남에서도 반미의 시조격인 남부 사이공式 클래식 버전 반미가 중부와 북부의 도시들로 퍼지면서 도시 특유의 반미들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최애 베트남 여행지중 하나인 중부 다낭 옆의 호이안 반미와 북부 하노이와 가까운 하이퐁 반미가 그 대표주자들이다. 독특한 빵이거나, 독특한 소스이거나, 독특한 필링이거나 그 모두이거나 그렇다고 한다.
세상에 똑같은 맛의 반미는 없을 듯하다. 사이공, 호이안, 하노이.. 도시의 이름들만 한번 거론해봤을 뿐이데, 벌써 마음 한켠이 들썩들썩 해지는 기분이다. 그렇다면 반미 투어??
반미에 대해 한걸음 깊게 살펴보고 사람들과 소통을 해보면서, 음식의 힘이 참 크다는 생각을 또 하게 된다. 오래전에 소멸한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옛 인도차이나 시대의 지도가 반미의 속살 안쪽에 그려져 있는 듯도 싶고, 음식 이상의 한 국가 사람들의 오랜 삶의 지혜와 자부심도 빵안에 크게 담겨 있는 듯싶다.
8년 전에 떠났던 베트남 여행이 온전히 '어머니의 강' 메콩 때문이었다면, 이번엔 온전히 반미(Banhmi)여도 좋을 듯싶다. 그래, 이번에는 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