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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창호 May 11. 2022

나의 여행 베프, S-브레드

요즘 옥천 읍내의 로컬푸드 매장으로 가벼운 드라이브를 자주 간다. 그곳은 진심 신선한 먹거리를 만날 수 있어 입이 즐거워지는 곳인 데다 덤으로 느릿느릿(?) 지나는 열차들과도 Seredipity !! 가끔씩 조우할 수 있어 맘도 함께 즐거워지는 곳이기도 하다. “앗~, 무궁화다.”


열차가 그곳을 지나치는 시간은 아주 잠시지만, 덜컹덜컹 기차가 철로를 지나며 내는 소리를 듣는 동안만큼은 한동안 자주 했던 주말 기차여행의 시간들이 떠오른다. 느린 기차로 가는 주말여행은 팽팽하게 조여있던 오르골 태엽이 풀어지며 만들어주는 몽실몽실한 판타지 같은 선물이었다.


안단테, 안단테.. 주말 기차여행은 느리게 느리게 가는 긴 여정 그 자체가 콘텐츠다. 거기엔 긴 시간을 든든히 버텨줄 빵빵한 능력자 충전기와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도 배부르지도 않고 소화가 잘되는 그러나 맛이 있는 신묘한 주전부리 선정이 중요했다. 그런 시절에 진면목을 제대로 알게 된 빵이 ‘S 브레드’였다.

대전 성심당 S 브레드.. 오랜 시간 발효한 건강한 통밀빵으로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매력이다.


무념무상 'S 브레드'를 조금씩 잘라 씹으며 느리게 가는 기차가 보여주는 창 안팎의 변화들을 바라보다 보면 어딘가를 끝없이 걷고 난 것처럼 어느새 일상에서 복잡하게 꼬여있던 많은 것들이 풀어져있었다. 외관은 그저 무심하고 딱딱할 것 같은 빵일 뿐인데, 씹을수록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가진 'S 브레드'에 그런 신묘한 구석이 있었다. 그래서, 생각할 거리가 좀 많으면 평소보다 S 브레드를 한 두 개 더 담았었다.  


기나긴 터널 같았던 코로나19의 시간도 이제 끝을 향해가는 듯싶다. 보름쯤 후면 기차 안에서의 취식도 가능해진다고 한다. 느리게 느리게 가는 주말 기차 여행도 다시 해보고 싶어 진다. 오랜만에 코레일 앱을 다시 열어 무궁화와 S-train들이 잘 다니고 있는지 안부도 확인해봐야겠다. 떠날 땐, 크게 꼬여있는 것들은 없더라도 이번에도 #나의 여행 베프 S 브레드는 꼭 챙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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